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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의원의 '진박 감별법'은 실로 독특하다(리스트)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실세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진박 감별법이 화제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의 개소식에 참석한 최 의원이 지극히 자신만의 기준으로 '진실한 박근혜의 사람'을 감별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1. 붓 글씨 잘쓰기 때문에 진실한 사람이다

3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대구 동갑)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선 더욱 기이한 이유가 ‘진박 인증’에 동원됐다. 최 의원은 “정 후보가 붓글씨에 일가견 있다. 우리 또래 중에 붓글씨 잘 쓰는 사람이 없는데, 진실한 사람”이라고 칭송했다. 곧이어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정 장관은 진지한 표정으로 ‘수의불이심’(守義不移心·의리를 지키고 마음을 바꾸지 않음)이라고 붓글씨를 썼다. 최 의원은 진박 논란에 대해 여러 차례 “코미디 하듯 하지 말라”며 발끈했는데, 정작 본인이 희화화를 자초한 것이다. (한겨레, 2월5일)

2. 대구가 잘되어야 저희 경북도 떡고물이 좀 떨어진다

붓글씨를 잘 써 '진박' 인증을 받은 정종섭 후보 개소식에서 최 의원은 이런 발언도 했다.

국정 운영을 제대로 할 사람이 필요하다. 정종섭 후보가 해낼 수 있다. 행자부 주무르던 실력에 그거 안 되겠나. 대구가 잘돼야 저희 경북도 떡고물이 좀 떨어질 수 있다” (2월4일, 중앙일보)

3. 개소식 날짜를 박 대통령 생신날로 뽑다니 참으로 진박

최 의원의 진박 감별 기준은 ‘내 맘대로’였다. 박근혜 대통령의 64번째 생일이던 지난 2일,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대구 서구)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축사를 한 최 의원은 “참 감각이 탁월하다”며 시작부터 윤 전 수석을 치켜세웠다. 그리고 “(개소식 날짜를) 오늘 박 대통령 생신날로 뽑았죠. 그 정도는 돼야 국회의원을 한다니까”라고 ‘진박 인증’을 완료했다. (한겨레, 2월5일)

4. 그런 사람(진박)이 더 잘 돼야 정의로운 사회 아니냐

서울신문 기자 출신인 박대출 의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해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마이크를 잡은 최 의원은 박 의원의 이름이 ‘대출’인 점에 빗대 “박 의원 딸 이름이 뭐냐고 물어봅니다. 혹시 ‘이자’ 아닌가. 대출하면 이자가 생기잖아요. 딸 어디 가버렸어”라는 농담으로 축사를 시작했다. 최 의원은 “박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만드는 데 최일선에서 앞장섰던 사람”이라고 소개한 뒤 “그런 사람(진박)들의 일이 조금 더 잘돼야 그게 정의로운 사회가 아니냐. 그게 인지상정”이라며 어김없이 ‘진박’ 후보 옹호 발언을 했다. (서울신문, 2월3일)

5. 진실한 사람과 함께해야 진실한 사람 아닌가

이헌승(부산진을) 새누리당 예비후보를 찾아서는 이렇게 말했다.

"2007년 박근혜 대표 경선 때 내가 종합상황실장을 했고 이헌승 의원이 수행단 부단장을 했는데 뚝심 있는 사람"이라면서 "진실한 사람과 함께 해야 진실한 사람 아닌가"라며 이 의원을 지원 사격했다. 유기준 의원도 "이헌승 의원이 2007년 대선 캠프 때 몸을 아끼지 않고 박 대통령을 도왔다"며 박수를 유도했다. (부산일보, 2월1일)

최 의원의 이 같은 '진박 감별법'은 사실 친박과 비박을 가르는 방법 중 하나다.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친박 의원 후보 개소식에 참석함으로써, 참석하지 않은 나머지 후보를 자연스럽게 비박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에 대한 당내 반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진박 후보 지원’에 대한 당내 반발은 계속됐다. 이날 신성범 의원(경남 산청-함양-거창)은 최 전 부총리가 전날 강석진 전 거창군수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한 데 대해 “최 전 부총리의 자기 사람 심기 시도”라며 “유권자의 높은 정치 수준을 무시하는 행위로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 2월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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