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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출마' 정종섭 전 장관이 '서울대 교수'로 복직했다

ⓒ정종섭 후보 블로그

4·13 총선 출사표를 던지고 대구에서 ‘진박 연대’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정종섭(사진)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지난달 서울대학교 법대 교수로 복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직 교수의 총선 출마가 법 위반은 아니지만, 총선에서 낙선할 경우 강단으로 다시 복귀하려는 꼼수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2일 서울대와 정 전 장관 쪽의 설명을 종합하면, 정 전 장관은 지난달 13일 서울대 법대 교수로 복직했다. 서울대 교무처 관계자는 “1월 중 정 전 장관의 복직원이 접수돼 같은 달 13일로 복직 처리됐다”고 밝혔다.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 장관 취임 직후인 2014년 7월 말부터 1년5개월 동안 휴직 상태였던 정 전 장관은 학교 쪽의 거취 표명 요구를 받고 지난달 복직원을 제출했다.

이른바 '진실한 사람' 타이틀을 내건 새누리당 대구 총선 예비후보 6명이 1월 20일 오전 대구 남구 한 식당에서 조찬 회동을 갖고 지역 발전과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 행동을 같이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른쪽부터 하춘수 전 대구은행장,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 정종섭 전 행자부 장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재만 전 동구청장 ,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정 전 장관이 교수 신분으로 총선에 출마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교육공무원법과 정당법 등은 교수의 정치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공무원의 정치 참여를 금지하는 것과 달리, 국공립대 교수는 예외를 적용하고 있다. 공직자가 총선에 출마하려면 90일 전에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지만 교수들은 이 규정에서도 예외다.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교수직을 사직하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총선 출마’가 기정사실화됐던 정 전 장관이 교수직에 복직한 채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낙선할 경우 ‘평생직장’이나 다름없는 강단으로 복귀하려는 포석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정 전 장관은 지난해 8월 선거지원 주무부처 수장으로서 새누리당 국회의원 연찬회에 참석해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하는 등 선거 중립 의무 위반 논란을 빚으면서 총선 출마설에 휩싸였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1월8일 장관직 사의를 표명했고, 이틀 뒤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고 언급해, 정 전 장관 등 총선 출마 예정자들에 대한 지원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정 전 장관의 복직이 확정된 지난달 13일은 정 전 장관이 새누리당에 입당한 날이기도 하다. 이후 그는 지난달 25일 대구 동구갑에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지역구에서 ‘진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 전 장관 쪽은 교수직에 복직해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묻는 <한겨레> 기자의 질문에 처음엔 “학기 시작 전에 사직하려고 했다”고 밝혔다가, 이후 “개강 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을 바꿨다. 이원우 서울대 법대 학장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기본권인 교수의 정치 참여를 막을 방법은 없다. 하지만 개강 후에도 정치활동을 하느라 학생의 수업권을 침해할 경우 이는 징계 사유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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