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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테드 크루즈가 트럼프보다 더 무섭다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는 틈만 나면 이상하고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데도 불구하고(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전국 설문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해서 헤드라인을 장악한다. 미국에서 설 곳을 잃고 있다고 느끼며 두려워하는 층의 최악의, 가장 본능적인 반응에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후보가 트럼프다. 안보, 이민, 경제, 외교 정책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사람이 들으면 트럼프가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게 명백하다. 이런 이슈를 이해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그가 전적으로 무능한 대통령이 될 것이며, 그의 행정부의 통치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전반적인 공감이 있다.

그렇지만 나는 트럼프는 테드 크루즈에 비해 아주 조금만 무서울 뿐이다. 크루즈가 아이오와에서 승리를 거둔 지금은 더욱 그렇다.

테드 크루즈는 복음주의 크리스천들을 부추겨 승리하겠다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그의 아버지 라파엘 크루즈는 열렬한 도미니어니스트다. 도미니어니즘은 성경적 법에 기반한 사법 제도로 보수적 크리스천들이 통치하는 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념이다. 테드 크루즈 역시 도미니어니스트라는 증거는 많다. "나는 첫째 크리스천이고, 둘째 미국인이다."라는 최근 발언을 봐도 그렇다.

그의 기독교는 신이 모든 인류의 99%를 영원히 고문하는 종교이며, 그게 완벽하게 공정하고 자비롭다고 여기는 종교다. 다른 해석이나 뉘앙스의 여지는 없고, 오직 복종하거나 불타거나 둘 중 하나다. 그게 신의 법칙이며, 이 규칙들을 모두 문자 그대로 따라야 한다.

크루즈의 정치에 대한 접근도 비슷한 철학을 따른다: 나는 옳고, 당신이 내가 말하는 그대로 하지 않으면 당신은 그른 것이며, 당신이 따르지 않으면 나는 당신과 당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모든 것을 불태워 없애 버릴 것이다. 2013년의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한 그의 접근이 그랬고, 그가 거의 모든 동료 의원들을 소원하게 만든 것도 그런 식이었다. 심지어 그의 가족도 그와 거리가 멀어 보인다.

하지만 진짜 무서운 부분은 그게 아니다.

마르코 루비오처럼 크루즈는 LGBT 인권을 후퇴시킬 것이다. 그러나 루비오와는 달리, 그는 너무 멀리 가지 말라는 사람들을 차단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 '묻지도 말하지도 말라'를 보라. 테드 크루즈는 국방부 내의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그 제도를 부활시킬 거라고 암시한 바 있다. 크루즈는 자신이 지도자들의 말을 들을 거라고 주장하지만, 4성 장군들과 제독들은 전부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의 예외주의가 신이 부여한 것이며, 기독교가 우세한 무력을 통해 퍼질 수 있다(그리고 퍼져야 한다)라고 믿는 도미어니스트 장교들이 운영하는 군대를 상상해 보라. 지옥처럼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그것조차 제일 무서운 점은 아니다.

대법원에 안토닌 스칼리아스 같은 사람이 2명만 더 있으면 5-4 투표를 통해 기독교를 국교로 정하는 법을 만들 수 있다. 결혼 평등은 더 이상 없다. LGBT들의 프라이버시 권리도 없어진다. 선례 구속성의 원리를 무시하기로 한 커플을 크루즈가 찾아내면 동성 성인들간의 합의에 의한 관계를 금지하는 법을 다시 만들 수 있다. 신의 법이 모든 것을 다 이긴다고 믿는 인물들만 주위에 두고 있는 크루즈라면 어렵지 않게 해낼 것이다.

인류 최악의 암흑기와 같은 악몽이 여기서 등장한다. 세계2차대전 중 일본계 미국인들의 강제 이주 사건이 합헌이라고 했던 코레마츠 사건 판결에 동의한다는 뜻을 내비친 대법관이 이미 한 명 있다.

그러니 성경의 엄격한 문자 그대로의 해석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 법을 가진 기독교 국가가 LGBT에게 어떤 의미를 가질지 한 번 생각해 보자. 필 로버트슨은 유세에서 테드 크루즈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지구에서 그들을 제거해야 한다. 그들을 쫓아내자." 미국 종교 자유 회의에서 케빈 스완슨 스완슨 목사는 동성애는 미국에서 사형으로 처벌 받아야 한다는 자신의 견해를 다시 이야기한 다음, 크루즈가 무대에 등장해 그와 함께 섰다. 스완슨을 비롯해 동성애자에 대한 체계적 처형을 요구하는 다른 복음주의자 지도자들은 크루즈를 지지했다.

테드 크루즈가 성경의 문자 그대로의 해석에 기반한 법제도를 원하고, 관용이 없는 신을 믿는다고 해서 정말로 미국의 게이들을 죽여야 한다고 믿을 리는 없을 거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크루즈는 몇 달 전에 자신의 믿음이 바로 그것이라는 큰 단서를 내비쳤다.

기자가 LGBT 이슈에 대한 입장을 묻자 크루즈는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이 묻고 싶은 건 게이 인권에 대한 다른 질문인 것 같군요. 당신도 알겠지만, ISIS는 동성애자들을 처형해요. 게이 인권에 대해 말하고 싶어요? 이번 주는 ISIS가 퍼져서 게이 인권에 있어 아주 좋지 않은 주였죠..."

이 말은 미국의 크리스천들이 게이들을 건물에서 집어 던지고, 그래도 죽지 않은 사람의 머리를 돌로 찧어 부수기 전까지는 LGBT들은 징징대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암시한다. 크리스천들이 이러지 않는 걸 우리 LGBT들은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생각이 여기에 숨어 있다. 공정한 '크리스천' 사법 제도 하에서라면 LGBT는 그런 일을 당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자신을 LGBT가 존재하게 허락해주는 것만으로 LGBT에겐 과분한, 선량하고 자비로운 애정이 있는 신의 남자로 정의하는 것은 크루즈의 성격에도 잘 들어맞는다.

지금까지는 그렇다.

선량함과 자비로움의 기준을 이토록 낮게 잡는 것은 무시무시한 일이다. 마치 좋은 부모의 정의를 '18세가 되기 전에 자녀를 냉혹하게 죽이지 않기'로 보는 것과 같다. 더 무서운 것은 도널드 트럼프가 선두를 빼앗기면, 설문 조사에 의하면 트럼프의 표를 크루즈가 거의 다 가져가 경선에서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그러면 힐러리에겐 쉽지 않은 승부가 될 것이다.

내 퀴어 친구들이 여권 갱신을 해두었길 빈다.

허핑턴포스트US의 Ted Cruz Scares Me the Mos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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