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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빅쇼트'와 똑같은 일이 지금 중국·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6.02.01 13:12
  • 수정 2016.02.01 13:13
ⓒParamount Pictures

최근 개봉한 영화 '빅쇼트'는 2007~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를 소재로 삼고 있다. 주인공들은 '잘 나가던'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 베팅해 큰 돈을 벌어들였다.

실존인물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와 똑같은 일이 지금 중국과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다. 빅쇼트와 마찬가지로, 이건 영화가 아니라 실제 이야기다.

조선비즈가 1일 월스트리트저널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헤지펀드 거물들은 중국 위안화와 홍콩 달러 붕괴에 베팅하는 공매도(쇼트)에 들어갔다. 위안화와 홍콩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이들이 돈을 벌게 된다는 얘기다.

영화 ‘빅쇼트(The Big Short)’의 실존 인물인 그렉 리프먼(자레드 베넷 역)과 함께 2006~2007년 미국 주택시장 붕괴에 베팅해 큰 돈을 번 미국 헤지펀드 투자가 카일 배스(사진)가 이번엔 중국 위안화와 홍콩 달러 붕괴에 베팅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이 지난 달 31일 보도했다.

(중략)

전직 베어스턴스 채권 세일즈맨 출신인 카일 배스는 영화 빅쇼트가 표현한 실존 인물 그렉 리프먼 도이치뱅크 드레이더의 투자제안서를 엿듣고, 미국 모기지증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에 투자해 수천억원의 돈을 번 인물로 알려져 있다. (조선비즈 2월1일)

조선비즈가 인용한 월스트리트저널 기사에 따르면, 카일 배스가 이끄는 헤이먼캐피탈매니지먼트는 주식과 원자재 채권 등을 매도해 중국 위안화와 홍콩 달러를 포함한 아시아 통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투자전략을 세웠다.

현재 헤이먼캐피털의 포트폴리오 중 대략 85%는 향후 3년 간 중국 위안화와 홍콩달러 가치가 떨어질 때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에 몰려있다.

배스는 "규모를 비교하자면,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위기보다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화 가치가 해당 기간동안 최대 40%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있다. (월스트리트저널 1월31일)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은 최대 규모인 3조3000억 달러(약 3970조원)의 외환보유고를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은 최근 몇 달 사이 거대한 자본 유출을 겪고 있다"며 "헤지펀드들은 중국 정부가 자본 유출을 차단하고 경제성장을 되살리기 위해 위안화 약세를 더 내버려 둘 것이라는 데 도박을 걸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지난해 8월부터 위안화 가치 하락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중국인민은행이 달러화 대비 가치를 2% 평가절하 하는 예상 밖의 조치를 단행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중국 정부가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결국 강세를 보이고 있는 달러와의 연동을 포기하고 다른 국가들처럼 통화가치 하락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퍼졌기 때문.

이 신문은 또 최근 나온 조지 소로스의 말 한 마디로 시장의 긴장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조지 소로스는 최근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중국 경제의 "경착륙은 현실적으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그 역시 아시아 통화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로스는 이런 종류의 쇼트 거래로 각국 정부들 사이에서 '악명' 높은 인물이다.

소로스는 1992년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을 상대로 파운드화 약세에 공격적으로 베팅해 '영란은행을 파산시킨 남자"라는 명성을 얻은 인물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당시에도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태국 바트화 약세에 거액을 베팅한다는 의혹을 받아 아시아 국가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다. (연합뉴스 1월28일)

홍콩 외환 시장에선 지난 1998년 이와 유사한 환율전쟁이 벌어졌다. 영국(1992년) 독일(1993년) 태국과 말레이시아(1997년)등 달러에 환율을 고정시킨 국가들을 골라 현지 통화를 공매도 하는 방식으로 공격해 수십 억달러(수조원)의 수익을 거둔 조지 소로스가 국제 헤지펀드들과 함께 홍콩 시장 공격에 나선 것이다. (조선비즈 1월13일)

그러나 1998년 홍콩에서 벌어진 '환율전쟁'은 헤지펀드들의 패배로 끝났다. 홍콩 정부가 헤지펀드들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외환시장과 증시에서 대규모로 개입했기 때문. 결국 헤지펀드들은 공매도를 위해 빌린 주식을 더 높은 가격으로 사서 갚는(숏커버링) 바람에 큰 손실을 봤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일제히 소로스 등 헤지펀드의 이런 시도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26일 '중국을 향해 선전포고? "하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아시아 통화 하락에 돈을 걸었다고 밝힌 소로스의 영향력으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아시아 각국 화폐가 심각한 투기성 공격에 직면했지만 이런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화통신도 "왜 국제 투기자본은 현실을 외면하는 주장을 하느냐"고 물으며 "공매도 투자자들이 숙제를 열심히 하지 않기 때문이거나 의도적으로 공황을 조장해 차익을 챙기려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경제 브레인 중 한 명인 리다오쿠이(李稻葵) 칭화(淸華)대 중국과 세계경제센터 주임도 소로스 주장 반박에 가세했다. 리 주임은 "소로스의 관점은 완전히 실제상황과 부합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중국의 기본상황을 외면하며 공부도 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28일 사설에서 소로스의 나이가 이미 86세의 고령으로, 앞뒤 분간을 못하는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1월28일)

중국 정부는 과연 '방어'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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