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국회서 시집을 판매한 노영민 의원 불출마를 선언하다

  • 김병철
  • 입력 2016.02.01 06:38
  • 수정 2016.02.01 09:05
ⓒ한겨레

'시집 강매' 논란에 휩싸인 노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측근(전 비서실장)인 노 의원은 논란 자체에 대해선 억울하다는 입장이지만,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당의 결정을 존중하다겠다고 밝혔다.

17대 국회의원(2004년)으로 시작해 청주 흥덕을에서 내리 3선(12년)을 한 노 의원은 4선 가능성도 점쳐졌던 더민주의 중진 의원이다.

아래는 노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노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청주에서 불출마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당원 노영민이 올립니다>

정치를 하는 내내, 정치는 신뢰와 원칙이라고 믿어왔습니다. 평소 믿음대로 이제 제 진퇴를 결정하려 합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누구보다 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총선을 앞둔 이 시점에 국민 눈높이에서 보고 결정할 수 밖에 없다는 윤리심판원 결정을 전적으로 존중합니다.

책임있게 제 거취를 정하는 것이 제가 사랑하는 당에 대한 도리라 믿습니다. 그 동안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알려진 것과 실체적 진실 간 괴리 사이에서 억울한 점도 없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수원수구誰怨誰咎, 다 저의 부족함과 불찰에서 비롯된 일입니다. 무엇보다 저의 일로 제가 사랑하는 당과 선배 동료 의원들께 총선을 앞두고 도움은 되지못할 망정 누를 끼치고 있다는 현실이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반드시 이뤄야 할 총선승리의 길에 제가 걸림돌이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제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당인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당의 높은 도덕성과 칼날 같은 윤리기준을 분명히 하는 계기가 된다면 저로선 미련이 없습니다.

다만 저의 일로 충북 당원들과 지역주민들에게 큰 걱정을 끼쳐 아프고 또 아픕니다.

다가오는 선거에 대한 도내 걱정도 큰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현명한 유권자들께서 현명한 선택을 해 주실 것입니다.

무엇보다 제가 제 뒤를 이어 싸워줄 우리 당 후보를 위해 제 선거처럼 지원하고 성원할 각오입니다. 당의 승리를 위해서 백의종군, 멸사봉공의 마음으로 제 책임과 도리를 다 할 계획입니다.

예쁜 꽃을 피울 준비를 지난 4년동안 정말 열심히 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제 더 아름다운 꽃들이 활짝 피어나는 데 거름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노영민 의원 홈페이지 첫 화면

노 의원은 지난해 말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카드 결제 단말기를 두고 국회 산업위원회 산하 기관에 자신의 두 번째 시집 '하늘 아래 딱 한 송이'를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을 빚었다.

노 의원은 당시 "하늘 아래 부끄러운 게 한점도 없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의원 갑질'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더민주 윤리심판원은 지난달 25일 노 의원에 대해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결정했다. 이 징계가 확정되면 노 의원은 이번 4·13총선에서 더민주당의 공천을 받을 수 없다.

예상 밖의 중징계 결정에 노 의원이 당 소속 의원들의 단체 카톡방에 억울함을 호소해 한때 당의 징계에 반발, 탈당해 독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총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며 불출마를 선택했지만 노 의원 측은 당의 결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가혹하다는 입장이다.(연합뉴스 2월1일)

최근 더민주 후보로 총선 출마를 선언한 금태섭 변호사는 앞서 노 의원의 시집 판매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정책자료집이나 의정보고서 등 의원의 직무와 관련된 책이라면 혹시 모르겠다. '시집'은 극히 개인적인 책이다."라며 "그 책을 출간하고 판매하는 일에 왜 의원실 직원들이 동원이 되고, "남은 책을 의원실에" 왜 옮겨 오나?"라고 지적했다.

국회의원실 소속 직원들은 공무원이지 노영민 의원이 개인적으로 월급을 주는 사람들이 아니다. 이것이 관용차와 공무원인 운전기사를 이용해서 자식들 등하교를 시키고 부인 쇼핑을 보내는 행위와 뭐가 다른가.

노 의원의 시집 판매를 보도한 뉴스타파 기사

<더불어민주당 당원 노영민이 올립니다>정치를 하는 내내, 정치는 신뢰와 원칙이라고 믿어왔습니다. 평소 믿음대로 이제 제 진퇴를 결정하려 합니다.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누구보다 당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Posted by 노영민 on Sunday, January 31, 2016

관련기사: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시집 #노영민 #정치 #2016총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