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여성들에게 남성들의 스토킹이 찬사라고 가르친다(동영상)

ⓒLove Actually

로맨틱 코미디를 사랑할 이유야 많다. 진정한 사랑의 승리. 공항에서의 미친 듯한 질주. 중요한 데이트를 앞두고 옷을 입는 장면들. 로맨틱 코미디를 증오할 이유도 많다. 너무나 백인 위주에 이성애 중심이며, 너무나 뻔하고, 정말 좋은 유전자를 타고 난 아름다운 여성들이 사실은 잔뜩 꾸며야 할 못생긴 할망구들이라고 우리에게 열심히 말하는 영화들이다. 그리고 걱정해야 할 이유가 또 한 가지 생겼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로맨틱 코미디를 보면 여성들이 현실에서 스토킹을 감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커뮤니케이션 리서치’에 최근 발표된 이 연구에 의하면 남성이 여성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것이 로맨틱한 것으로 묘사된 – 로맨틱 코미디에서는 흔한 일이다 – 영화를 본 연구 참가자들은 스토킹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가질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에 대한 잘못된 믿음은 범죄 행위인 스토킹에 대한 통념을 뒷받침하는 오해다. 잘못된 통념들로는 ‘스토킹의 피해자 상당수는 사실은 비싸게 굴다가 나중에 마음을 바꾼 사람들이다’, ‘스토킹은 피해자에게 심각하고 오래 가는 영향을 남기지 않는다’, 그리고 스토킹의 상당수는 ‘피해자가 스토커에게 연애 관계를 가질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으면 피할 수 있었다’ 등이 있다.

그리고 여러 로맨틱 코미디의 중심에는 이런 잘못된 믿음이 있다. ‘극단적인 스토킹을 하는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진정한 열정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그가 당신을 스토킹한 것은 너무 사랑해서라는 것이다. 그게 로맨틱하다는 것이다.

‘러브 액추얼리’에서 키이라 나이틀리의 캐릭터가 자기 신랑의 가장 친한 친구가 자신을 쓰레기 취급하면서 몰래 촬영하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는 장면을 보라. 쓰레기 취급한 것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였고, 몰래 촬영한 것은 그가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는 충격을 받지만, 이 영화는 그가 캠코더로 그녀를 몰래 클로즈업 촬영을 해서 자기 아파트에 숨겨두었다는 오싹함을 간과하게 만들고, 그의 괴로운 짝사랑만 강조한다. 나중에 그가 나이틀리의 캐릭터의 집에 가서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그녀의 남편이 아무것도 모른 채 위층에 앉아 있는데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 그들의 스토리라인의 로맨틱 클라이맥스다. 현대의 고전인 이 영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장면이기도 하다.

‘크레이지, 스투피드, 러브’를 보라. 여기에 나오는 귀여운 13살짜리 아이는 자신의 베이비시터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녀가 그만하라고 글을 쓴 뒤에도 그런다. 아이가 귀엽게, 공공연하게 그녀의 학교 친구들 앞에서 그녀를 (두 번) 망신 준 다음, 그녀는 항복하고 자신의 누드 사진이 가득 든 봉투를 아이에게 준다. 자신과 사귈 수 있을 만큼 나이가 들 때까지 버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정말 로맨틱하군! 아이는 그런 행동을 자기 아버지(스티브 카렐)에게서 배운 건 아닐까. 카렐은 별거 후 어두울 때 아내의 마당에 몰래 숨어들어가 잔디를 깎는다. 그러면서 아내 몰래 창문으로 아내를 훔쳐본다. 현실의 스토킹과 마찬가지로 로맨틱 코미디의 스토킹도 대부분 남자가 여자에게 하는 것이지만, 여자 캐릭터도 스토킹을 하고, 그건 진정한 사랑과 열정의 증거로 묘사된다.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 멕 라이언의 캐릭터를 보라. 자신의 직장에서 얻을 수 있는 증거를 남용하고, 미국의 끝에서 끝까지 비행기를 타고 가서 라디오에서 목소리 한 번 들은 남자의 집 밖을 몰래 돌아다닌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시건 대학교의 줄리아 립맨 교수는 참가자들이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것이 무섭게 묘사된 영화를 보았을 때는 스토킹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 덜 동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나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 립맨은 ‘메리에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를 사용했다 – 현실적이라고 받아들이면 스토킹에 대한 잘못된 믿음에 동의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스토킹 행동을 낭만화하고, 현실적으로 보이게 묘사한 것을 보면 여성들이 스토킹 행동을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뜻이다.

로맨틱 코미디 시청자의 대다수는 여성이라는 사실에 맞추어 연구 참가자는 전부 여성으로 구성했다. 여성을 노리는 스토커들의 기소에 영향이 있기 때문에 중요하기도 하다.

“남성들은 끈질겨지도록, 여성들은 그것을 찬사로 여기도록 사회화된다. 그리고 10건 중 9건은 문제나 학대가 아니다.” 립맨이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매년 미국에서 340만 명 정도가 스토킹의 영향을 받는다. 피해자의 78%는 여성이며, 가해자 중 87%는 남성이다. 립맨은 건강하지 못하고 위험한 행동이 따를 것이라는 위험을 처음에는 감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한다. 끈질기게 쫓아다니는 것이 로맨틱하다는 사회적 메시지에 둔감해져 있다면 특히 그렇다.

“우리는 남성들에게서 이런 걸 원해야 한다고 가르침을 받았다. 그건 우리가 매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배웠다. 매력이 있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러나 기분 좋은 끈질긴 쫓아다님이 무서운 스토킹이 되었을 때, 경찰의 보호를 받고 싶을 때, 이런 사회화가 당신을 괴롭힌다. 여성들은 스토킹에 대한 잘못된 믿음들 – 픽션에서처럼 스토커들은 대부분 낯선 사람들이라든가(그렇지 않다), 스토킹은 그냥 귀찮은 것에 불과하다든가(그렇지 않다) – 에 익숙한 경찰들을 상대해야 할 뿐 아니라, 후에 스토커가 될 사람을 왜 처음부터 알아보지 못했는지도 설명해야 한다. “법적 절차의 모든 단계에서 스토킹 피해자를 철저히 조사한다. 그리고 피해 여성이 스토커에 대한 명백한 거절 이외의 다른 것을 연상시킬 수도 있는 행동을 하면, 그녀의 행동은 기소를 하지 않을 이유가 되는 경우가 많으며, 재판이 이루어질 경우 가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여성들이 스토킹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받아들이고, 학대 행위를 찬사로 받아들이도록 사회화되면 “[경찰이] ‘왜 처음부터 거절하지 않았느냐?’고 묻기 때문에 처벌하기가 훨씬 힘들다”고 립맨은 허핑턴 포스트에 말한다. “관계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며 그게 적신호였다고 말하기는 쉽지만, 당시에는 ‘이건 엄마 아빠가 처음 만났을 때의 귀여운 일화 같네’라고 생각하게 된다.” 스토킹 행동을 스토킹 행동으로 묘사하지 않고 정상적이며 바람직한 구애로 묘사하는 영화를 보면 이런 적신호를 알아보기가 더욱 힘들어 진다는 게 이번 연구의 주장이다.

오히려 일부 법원에서는 이러한 영화들이 스토커의 예상을 형성하는 것은 인정해도 스토킹의 피해자들은 인정하지 않는 것 같다. 작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두 여성을 스토킹한 혐의로 기소된 남성이 ‘발리우드 변호’를 사용했다. 그는 ‘발리우드 영화를 보며 여성에게 구애하는 유일한 방법은 끊임없이 쫓아다니는 것이라고 배웠다’고 말했다. 그 사건은 취소되었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가 로맨틱 코미디 전면 금지를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스토킹을 무서운 것으로 묘사한 것을 보는 것과 스토킹을 심각한 범죄로 받아들이는 것 사이에는 어느 정도의 연관이 있다. 스토킹을 무섭게 묘사한 영화를 본 참가자들은 시청하고 난 뒤 스토킹에 대한 잘못된 믿음을 지지하는 비율이 낮아졌다. 그러니 요즘 유행하는 리붓을 해보자. ‘러브 액추얼리’를 다시 만들어서, 키이라 나이틀리가 오싹한 스토커 짓을 그만두고 얼른 내 집 문앞에서 꺼지라고 말하게 하는 것이다.

허핑턴포스트US의 Romantic Comedies Teach Women That Stalking Is A Compliment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로맨틱코미디 #로맨스 #영화 #문화 #스토킹 #여성 #범죄 #사회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