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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 통장에 매월 40만원씩 들어온다면

어떻게 국민에게 아무 조건 없이 현금을 줄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짜 그렇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미국 알래스카주는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영구기금 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알래스카처럼 국민에게 배당을 주거나 매달 40만씩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시행하자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알래스카처럼 석유 자원이 있느냐, 그 많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느냐는 얘기입니다.

  • 임병도
  • 입력 2016.01.29 05:41
  • 수정 2017.01.29 14:12

여러분에게 매달 40만 원씩 입금되는 통장이 있다면 어떨까요? 만약 40만 원씩 매달 들어온다면 취업준비생은 이 돈으로 구직활동 기간을 버틸 수 있을 것이고,부모들은 아이들 학원비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도 40만 원씩 입금되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예술가는 최소한의 생존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이어나갈 수 있고, 폐지를 줍거나 첫차를 타고 500원씩 받으러 가는 어르신들도 조금 여유가 생길 수 있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모든 국민에게 매달 40만 원씩 입금되는 것을 쉽게 말해 '기본소득'이라고 합니다. 기본소득은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노동을 하는지에 관계없이 정부가 일정액의 현금을 시민들에게 지급하는 것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시민배당'으로 국민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셈입니다.

'알래스카주, 주민들에게 매년 영구기금 배당'

어떻게 국민에게 아무 조건 없이 현금을 줄 수 있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진짜 그렇게 하는 곳이 있습니다. 미국 알래스카주는 1년 이상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영구기금 배당'을 하고 있습니다.

2015년 10월, 미국 영주권을 갖고 1년 이상 알래스카주에 사는 사람이라면 연령, 성별, 임금 소득과 관계없이 2,072달러를 받았습니다. 2014년에는 1,884달러를 2008년에는 2,069달러와 1,200달러의 일시 보상금을 포함 총 3.269달러를 받았습니다.

알래스카주가 주민들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돈을 지급할 수 있는 것은 석유채굴 때문입니다. 알래스카주는 1976년 주 헌법을 개정해 알래스카에서 나오는 모든 천연자원에 대한 수익 25%를 적립하는 알래스카 영구기금 (APF)을 조성했고, 주민들은 매년 영구기금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배당받습니다.

알래스카 한인 블로거는 '미국의 부유한 가구 20%의 평균 소득은 2002년 이전 10년간 26% 증가했지만, 가난한 가구의 20%는 평균소득이 불과 12%밖에 증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알래스카의 부유한 가구의 평균소득은 7% 증가한 반면, 가난한 가구는 28%나 평균소득이 증가했다.'면서 알래스카의 영구기금 배당이 경제적 평등이라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혔습니다.

영구기금 배당은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생존할 수 있는 도구로, 여유 있는 사람들은 기부 등을 통해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배당금이 나오는 시기의 알래스카주는 소비가 늘어나 경제 활성화가 벌어지기도 합니다.

알래스카주는 영구기금 배당을 통해 미국에서 가장 불평등이 심한 주에서 2번째로 평등한 주가 됐습니다. 캐나다와 독일, 브라질 등에서도 기본소득 등을 추진하거나 법안을 만드는 등의 시도가 있습니다. 스위스는 2016년 기본소득 도입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칠 예정입니다.

'기본소득, 재원은 어떻게 만드나?'

기본소득은 녹색당이 내세우는 공약이자 정책입니다. 경제 불황에 생계를 위협받고 있는 사람이 많고, 심각한 양극사회가 벌어지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알래스카처럼 국민에게 배당을 주거나 매달 40만씩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시행하자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알래스카처럼 석유 자원이 있느냐, 그 많은 재원은 어떻게 마련할 수 있느냐는 얘기입니다.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오히려 기본소득을 실시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조세부담률 (조세+사회보장기여금)이 OECD 평균 34.1%에 미치지 못하는 24.3%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덴마크처럼 조세부담률을 높인다면 1인당 40만 원이 아니라 매월 60만 원까지도 지급이 가능합니다.

지금도 서민과 직장인들은 없는 살림에 세금을 내느라 힘들어 죽겠는데, 세금을 더 내라고 한다면 모든 국민이 반대할 것입니다. 그러나 일반 국민의 세금을 무조건 올리는 것이 아닙니다.

부동산 임대소득, 이자, 배당소득, 주식 등과 같은 불로소득에 대한 철저한 과세와 고소득자의 소득세 및 법인세 강화 등을 통한 조세 정의를 먼저 실천하면 됩니다.

녹색당은 기본소득 재원을 두 단계로 나눠서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우선 1단계로 청년과 노인, 장애인, 농어민에게 먼저 지급합니다. 이 재원은 불로소득 과세와 예산 낭비, 기초연금 예산 통합으로 조성된 105조원으로 시행하게 됩니다. 1단계 지급대상인 21,384,905명(2017년 추계인구)에게 월 40만 원을 지급할 수 있는 충분한 재원입니다.

2단계는 소득세 및 생태세 등 보편증세로 조성된 195조원과 낭비된 예산을 근절하고 세출개혁 등으로 만든 30조원, 기초연금등의 예산통합으로 만들어지는12조원을 합친 237조원으로 전국민에게 매월 40만 원씩 지급하게 됩니다.

조세정의와 예산 낭비, 미비한 복지정책의 효율적인 통합으로 기본소득은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기본소득 제도는 못하는 것이 아니라 재벌과 기득권 세력, 정치 권력자들 때문에 안 하는 것입니다.

'기본소득은 시혜가 아닌 국민의 권리'

녹색당의 기본소득 제도를 '무조건 퍼주면 안 된다'. '어떻게 일을 하지 않고 돈을 받을 수 있느냐'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은 무엇입니까? 헌법에는 나이, 성별, 신체 등으로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50%에 달하는 노인빈곤율 못지않게 22.4%에 달하는 체감 청년실업률도 사회적 문제입니다.

우리는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고 배웠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 누구라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며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왜 내가 돈을 버는데 내 돈으로 다른 사람의 소득까지 책임져야 하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이 버는 소득에도 사회공동체의 몫이 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은 개인이 버는 소득의 90%는 그 사회공동체가 가진 공통의 자산 덕분이라고 말했다.따라서 법인이나 개인의 소득도 세금의 형태로 일정 몫을 거둬들여 사회공동체 구성원 모두에게 배분하는 일은 당연하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위원장, 숨통이 트인다 중에서)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40만 원씩 드립니다(녹색당)'

이건희 회장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누워 있지만, 그에게는 어마어마한 돈이 배당됩니다. (2014년 1,758억) 그가 보유한 주식 때문입니다. 우리는 국가로부터 배당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대통령이 베풀어주는 시혜가 아니라 국민이 가진 권리입니다.

법과 세금은 무엇이고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사회의 구성원들이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하는 시스템입니다. 기본소득이 있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기본소득은 우리가 사는 사회의 불평등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방안의 시작점이 될 수 있습니다.

매월 40만원씩 통장에 들어오는 돈, 국민이 스스로 찾아가는 날이 꼭 와야 할 것입니다.

녹색당의 기본소득 카드뉴스 보러가기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아이엠피터'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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