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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은가 | 외모의 경제학

비교대상이 있으면, 사람들의 평가와 인식이 달라집니다. 똑같은 크기의 동그라미가 하나는 작은 동그라미에 둘러싸여 있고, 다른 하나는 큰 동그라미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경우 작은 동그라미에 둘러싸인 것이 더욱 크게 보입니다.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파티를 갈 때, 자신과 비슷한 몸집, 비슷한 얼굴모양, 비슷한 스타일을 가졌지만, 살짝 자기보다 못생긴 친구와 함께 가세요."

  • 김재수
  • 입력 2016.01.29 06:31
  • 수정 2017.01.29 14:12
ⓒgettyimagesbank

당신의 외모를 이성이 어떻게 평가할까요. 당신의 사진을 이성에게 보여주고,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보겠습니다. 상대방이 어떻게 대답할 것으로 예상합니까. 당신의 예상과 실제 평가 사이에 차이가 있을까요. 외모에 자신 있는 이들은 좋은 평가를 받고, 그렇지 않은 이들은 나쁜 평가를 받았을까요.

심리학자 에얄과 이플리는 여러 차례 실험을 했지만, 둘 사이에서 아무런 상관관계를 찾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잘 모릅니다. 나의 외모에 대한 평가도 잘 예상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외모에 위축될 필요도 없고 자만할 필요도 없습니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할 필요가 없고, 생긴 대로 당당하게 살아가십시오"

미끼효과와 과시성 소비

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지만, 꼭 그렇지 않습니다.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는 두 명의 미남, 갑과 병의 사진을 여러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누가 더 잘생겼는가 묻습니다. 절반의 사람은 갑을, 다른 절반의 사람은 병을 선택했습니다. 이제 세 장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갑, 을, 병의 사진입니다. 사실 을은 갑과 닮은 가상의 인물입니다. 포토샵을 이용해서 갑의 코를 조금 비뚤어뜨리고, 을을 만들어 냈습니다. 흥미롭게도 75% 정도의 사람들은 갑이 제일 잘생겼다고 대답합니다. 을 때문에 갑은 더욱 돋보일 수 있습니다.

댄 애리얼리는 이를 두고, 미끼효과(decoy effect)라고 부릅니다. 비교대상이 있으면, 사람들의 평가와 인식이 달라집니다. 똑같은 크기의 동그라미가 하나는 작은 동그라미에 둘러싸여 있고, 다른 하나는 큰 동그라미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경우 작은 동그라미에 둘러싸인 것이 더욱 크게 보입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파티를 갈 때, 자신과 비슷한 몸집, 비슷한 얼굴모양, 비슷한 스타일을 가졌지만, 살짝 자기보다 못생긴 친구와 함께 가세요."

미끼효과는 왜 사람들이 과시성 소비를 하는지 설명해 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 특히 친구나 동료처럼 가까이 있는 사람들보다 조금 나아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상품의 가치가 다른 이들과의 비교 및 우월감에서 비롯될 때, 경제학자들은 그런 상품과 서비스를 지위재(positional good)라고 부릅니다. 더 큰 집, 더 큰 차, 명품 시계와 가방, 화려한 결혼식 등이 지위재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소비에서도 갑을의 차이를 만들어 행복하고 싶은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소비를 통해 벌이는 지위 경쟁은 풍요의 역설을 가져옵니다. 모두가 큰 집에 살고, 큰 차를 타게 되면, 우월적 지위에서 얻는 행복감이 사라집니다. 모두가 풍요롭지만 행복하지 않습니다.

서열경쟁과 차별화 경쟁

심리학 연구자들은 이런 실험도 했습니다. 두 사람의 사진을 보여줍니다. 두 사람은 꽤 다르게 생겼습니다. 누가 더 매력적인지 선택하라고 합니다. 사진을 뒤집고, 선택한 사진을 실험 대상자에게 건넵니다. 이때, 간단한 속임수를 써서, 대상자가 선택하지 않은 사진을 건네줍니다. 즉, 덜 매력적인 사람의 사진입니다. 태연하게 묻습니다. 왜 이 사람이 더 매력적입니까. 놀랍게도 73%의 사람들은 사진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게다가 바뀐 사진을 들고, 왜 이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생각하는지 잘 설명해 냅니다. 미끼가 없고, 서로 다르게 생겼으면, 누구든지 매력적입니다!

출처: Johansson, P., et al. "Failure to detect mismatches between intention and outcome in a simple decision task." Science, 2005, 54: 768-777

명품 시계와 가방으로 남보다 조금 앞서려는 서열 경쟁을 펼치기보다, 남과 달리 보이는 차별화 경쟁을 펼쳐야 합니다. 마케팅과 광고는 우리를 같은 줄에 세우고 한 방향으로 뛰라고 소리를 꽥 지릅니다. 그러나 다들 다른 방향을 향해 뛰어야 합니다. 멋지다, 잘생겼다, 대단하다, 아름답다! 우리 모두가 들을 수 있는 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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