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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에게 맞는 디저트를 찾아보자(테스트)

  • 박수진
  • 입력 2016.01.28 11:00
  • 수정 2016.02.10 10:41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달콤한 디저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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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삼아 해보는, 자신의 성격·기질과 어울리는 디저트 찾기: 마카롱 라이벌인 ‘피에르에르메’와 ‘라 뒤레’, ‘매그놀리아 베이커리’ 등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넘칩니다. 무엇을 골라야 할지 고민에 빠집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당신에게 꼭 맞는 디저트 타입을 찾아드립니다.

케이크형

접시에도 우주가 있다고 생각하는 당신은 맛의 탐험가이군요. 프랑스의 미식가이자 <미식예찬>의 저자인 브리야사바랭의 모험 정신을 이어받았습니다. 19~20세기에 걸쳐 큰 업적을 남긴 오귀스트 에스코피에 셰프의 도전 정신을 닮은 당신은 창의성이 돋보이는 디저트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먹는 것 이상의, 일상을 채워주는 향유의 대상인 거죠. 예술 작품 같은 케이크나 무스가 당신에게 꼭 맞는 디저트로군요. 고대의 ‘꿀 바른 빵’이나 지금과 같은 모양새를 갖춘 19세기의 케이크와는 다릅니다. 프랑스어로 ‘거품’이라는 뜻의 무스는 창조적인 제빵사들의 단골 소재였죠. 화가에게 도화지 같은 겁니다. 냉동기술이 발달하면서 탄생한 디저트라고 하는군요.

서울 삼성동의 디저트 카페 ‘리틀앤머치’에 가보세요. ‘크레망’, ‘화이트초코돔’, ‘퀸텟’, ‘캐러멜마롱’ 등의 무스가 있어요. 가격은 8500~1만원 정도인데 부드럽기가 벨벳 천 같아요. 퀸텟은 카카오 함량 50% 이상 5가지 초콜릿이 섞였는데 매우 진해서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무스를 섭렵했다면 수박 케이크가 유명한 ‘소나’나 ‘디저트리’의 디저트 코스를 즐겨보세요. 소나의 성현아, 디저트리의 이현희 등 여성 파티시에르의 창조적인 맛을 경험하실 수 있을 겁니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에 있는 ‘포숑’이 지난해 12월 디저트 카페로 변신했습니다. 무스, 케이크, 에클레르, 밀푀유 등의 깜찍한 변신이 돋보입니다. 서울 방배동의 ‘메종 엠오’, 상수동의 ‘르 쁘띠 푸’도 방문해서 개척자 정신을 전파해보세요. 르 쁘띠 푸의 밀푀유는 먹기가 아까울 정도입니다.

아이스크림형

분석보다 감성을 선호하는 당신은 낭만파이자 로맨티시스트군요. 당신에게 중요한 것은 당장 마음을 빨리 데워줄 달콤한 맛입니다. 연인과 느티나무 그네에서 나눠 먹는 아이스크림을 최고로 치죠. 더운 날씨에 몇초 만에 녹아내린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고대 중국이나 로마시대에 눈이나 얼음에 꿀을 섞어 먹으면서 생겼다는 아이스크림은 사르르 녹는 점이 매력입니다. 디저트 반열에 오르게 된 데는 1800년대 냉동기술 발달의 공이 컸습니다. 아이스크림은 때로 다른 재료들과 만나 새 맛을 만들기도 하죠.

‘디저트리’에선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제누아즈, 머랭, 산딸기 소르베 등과 어울려 ‘오믈렛 노르베지엔’으로 변신합니다. <블루리본 서베이>의 김은조 편집장이 “처음 입에 넣자마자 맛있어서 정신이 아득해졌다”고 평한 디저트입니다. 티라미수가 아이스크림을 만나면 독특한 풍미를 자랑합니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식품매장에는 티라미수 아이스크림이 있습니다. 마스카르포네 치즈와 에스프레소 등이 들어가죠. 서울 홍대 먹자골목의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카페 ‘펠앤콜’의 사장 최호준씨는 깻잎 아이스크림, 막걸리 아이스크림 등 독특한 맛으로 승부합니다. 최근 그는 주인을 닮아 낭만파인 자신의 애완견을 위해 강아지용 아이스크림도 개발했다는군요. 숟가락의 유혹에 흔들거리는 푸딩도 당신이 반할 만한 디저트입니다. 프랑스식 푸딩인 ‘크렘 브륄레’는 윗면이 살짝 언 얼음 같습니다. 톡 건드리면 와사삭 무너지는데 아래에는 부드러운 푸딩이 있어 혀가 즐겁습니다.

쿠키형

이른바 ‘마약 쿠키’라 불리는 홍콩 제니베이커리의 과자를 종종 ‘해외 구매 대행’으로 구입하는 당신은 알뜰한 디저트 마니아군요. 대만의 대표 과자 펑리쑤마저 ‘직구’한다면 당신은 실용주의자의 최고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실용주의자와 궁합이 딱 맞는 디저트는 과자류죠. 보관이 용이하고 선물용으로 부담이 없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서울 청담동의 ‘메종 드 조에’(조에의 집)의 박혜원 주인 겸 파티시에르는 “실온에서는 일주일도 보관이 가능하다”고 조언합니다. ‘조에’는 주인장 박씨의 프랑스 유학 시절 이름입니다.

메종 드 조에에는 코코디아망, 헤이즐넛 쿠키, 산딸기 타르트 등 15가지 넘는 과자가 있습니다. 낱개별 포장도 가능한데, 이 꽃분홍색 포장 박스만으로도 충분할 겁니다. 인생사 결국 실속이 최고라 여기는 당신은 따로 고급스러운 선물 포장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게 분명하니까요. 이곳에는 디저트계의 신인배우 다쿠아즈도 있습니다. 다쿠아즈는 달걀흰자와 설탕으로 만든 머랭과 아몬드 분말, 슈거파우더 등을 섞어 구운 디저트로, 프랑스 남서쪽 닥스 지방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라고 합니다. 마카롱처럼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과 판교점에 입점한 디저트리의 머랭도 허세나 허풍을 극도로 싫어하는 당신에게 행복감을 줄 디저트입니다. 달콤하면서도 바삭합니다. 인간관계나 업무의 형평성을 늘 따지는 당신, 서양식 과자에 지쳤다면 서울 연희동 ‘미란 수제 고로케’의 펑리쑤나 명동 ‘도향촌’의 중국 과자인 화과자를 찾아보세요.

초콜릿형

초콜릿 종류나 카카오 함량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밸런타인데이라는 이유로 아무 초콜릿이나 사는 이들을 당신은 싫어하는군요. 그렇다면 당신은 학구파이자 사색형입니다. 초콜릿은 카카오 함량에 따라 맛의 깊이가 다릅니다. 여름 휴가지로 향하는 비행기에서도 다큐멘터리를 보는 당신은 디저트를 고를 때 100% 확신이 서지 않으면 선택을 미룹니다. 종업원에게 집요하게 질문을 해대 ‘미스터리 쇼퍼’(암행감찰)로 오해도 받죠. 분석하고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 당신의 디저트는 초콜릿입니다. 흥미로운 한권의 거대한 역사서죠. 초콜릿의 재료인 카카오 열매가 고대에는 신분증이자 화폐였던 것을 아십니까?

세계적인 초콜릿 브랜드인 ‘라메종 뒤 쇼콜라’와 ‘고디바’가 서로 견제하는 동안, 서울 신사동의 ‘삐아프’를 찾아가보세요. 매운맛의 치포틀, 루이보스가나슈, 유자가나슈 등 카카오 함량이 50% 이상인 신기한 맛의 초콜릿 봉봉들이 있습니다. 섭씨 15~18도의 진열대에서 숨쉬고 있어요. 판초콜릿은 마치 커피처럼 카카오 열매 산지로 구별되어 있습니다. 베네수엘라, 가나, 그레나다, 도미니크 등 산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다릅니다. 젊은 감각의 초콜릿 공방도 추천합니다. 일본 도쿄국제제과학교를 졸업하고 현지에서 실력을 닦은 34살의 김현화 쇼콜라티에(초콜릿 요리사)는 ‘쇼콜리디아’(chocolidia.modoo.at)를 운영합니다. 그가 준비한 밸런타인데이용 초콜릿은 우아합니다. 카카오 함량 64%의 트뤼플(송로버섯과 유사한 모양의 초콜릿)과 70%의 시가 모양 초콜릿, 분홍색·회색·녹색 등 5가지 판초콜릿입니다. 그는 “유난히 힘든 요즘 잘 버텨주는 내 남자를 위해 하루만이라도 왕이 된 느낌을 주자”는 생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예부터 유럽에서는 초콜릿과 시가가 왕을 상징하는 사치품이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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