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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화산 안에는 얼음의 지하 세계가 있다(사진)

  • 김도훈
  • 입력 2016.01.28 09:37
  • 수정 2016.01.28 09:38

알고 보니 하와이는 불과 얼음이 공존하는 땅이었다.

매년 수십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매혹적인 용암이 있는 하와이의 빅 아일랜드에는 놀랍고 희귀한, 아주 부서지기 쉬운 지질학적 현상도 존재한다. 바로 영구 얼음이 있는 용암 동굴이다.

얼음으로 된 지하 세계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이 세계는 앞으로 오래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한다.

지구 극지방의 만년설과 빙하처럼, 이런 얼음 동굴 중 최소 한 곳은 우려가 들 정도의 속도로 녹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와이 대학교의 행성학자 노르베르트 쇠르그호퍼는 빅 아일랜드의 마우나 케아의 영구 동토층을 연구하다, 세계 최대 활화산인 마우나 로아 주위의 얼음 동굴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으로 듣게 되었다.

“루머를 따라 정말 동굴들이 존재하는지 추적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2011년 11월에 그가 이끄는 소규모 팀은 마우나 로아의 얼음 동굴 중 알려져 있는 두 곳 중 하나를 마침내 찾아냈다. 이름은 그저 ‘마우나 로아 얼음 동굴’이었다. 동굴 연구자이자 하와이 동굴학 조사회 회장인 스티븐 스미스도 팀의 일원이었다.

하와이의 고지대에 있는 동굴은 내부의 공기 순환 때문에 얼음을 영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쇠르그호퍼는 아래쪽의 용암 동굴이 찬 공기를 붙들고 ‘얼음 창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온도가 충분히 낮으면 얼음은 존재한다.” 그의 말이다.

그러나 쇠르그호퍼와 스미스에 의하면 마우나 로아 얼음 동굴은 걱정스러울 정도의 속도로 얼음을 잃고 있다.

이 팀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정기적으로 이 외딴 동굴을 찾아가 기온, 습도, 얼음 수준을 측정했다. 그들은 직접 측정한 데이터와 1970년대 말의 조사 자료를 비교해 보고 최근 30년간 ‘상당량의 얼음이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스케이트 장’ 같다고 묘사되었던 260평방미터의 얼음 바닥도 사라졌다.

북극, 남극, 고산 연구 저널에 실린 이들의 연구에서, 인근 마우나 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했을 때 기온 상승 경향이 있었음을 지적하며 마우나 로아 얼음 동굴의 얼음이 줄어드는 것이 ‘기후 변화 때문일 수 있다’고 지목했다.

쇠르그호퍼는 빅 아일랜드의 가뭄이 다른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우나 로아 얼음 동굴, 그리고 스미스가 2009년에 발견한 아르시아 동굴은 모두 고도가 4,170미터인 마우나 로아의 북쪽 사면 고도 3,353미터 이상 지점에 있다(연중 평균 기온이 섭씨 0.7도인 아르시아는 하와이에서 가장 추운 곳으로 알려져 있다)..

200년 전에서 1,500년 전까지 용암이 흘러 이 동굴이 형성되었으므로, 동굴 안의 얼음에는 그 시기의 생물의 흔적이 남아있을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이 희귀한 용암 동굴 연구를 통해 빅 아일랜드의 과거의 환경 조건을 알아낼 단서를 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거대한 얼음 호수에는 기후의 기록이 있을 수 있고, 태평양 다른 곳에는 세기 단위의 고(古)기후 자료가 없으므로, 이 동굴은 과학적으로 지극히 가치가 높을 수 있다.” 스미스와 쇠르그호퍼가 2012년에 쓴 글이다. “게다가 마우나 로아의 얼음 동굴은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얼음 동굴이기 때문에, 미생물군이라는 관점에서도 흥미롭다.”

우주적 의미도 있어서, 동굴의 얼음을 연구하면 화성 미생물 발달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도 있다.

“마우나 로아의 얼음 용암 동굴은 극단적으로 고립된 지리적 위치에서도 동굴 내 얼음이 발견된다는 것을 보여주며, 용암 동굴 여러 개가 목격된 화성과 비슷한 지질학적 환경이다.”

하와이의 얼음 동굴들은 위험하고 접근하기 어려울 뿐더러 지극히 취약해서 일반 대중에겐 공개되지 않는다.

“[마우나 로아 얼음 동굴의] 섬세한 특성, 체열로 인해 얼음이 더 빨리 녹을 것을 고려하여, 과학적 목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다운로드 받는 것 이외에는 방문이 금지되어 있다.” 스미스가 허핑턴 포스트에 말했다.

쇠르그호퍼는 마우나 로아의 경이로운 얼음 동굴을 직접 경험해본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가 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내 평생 지구에서 이토록 새로운 곳에서 현장 연구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이미 다 탐사가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가 허핑턴 포스트에 한 말이다.

현재 이 놀라운 곳이 사라지기 전에 이해하려는 노력이 분주하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re's A Massive, Icy Underworld Hiding INSIDE One Of Hawaii's Volcano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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