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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는 차질 없이 (밀실에서) 집필되고 있다

ⓒ한겨레

박근혜 정부가 결국 대국민 약속을 어기고 편찬기준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로 중·고교 국정 역사 교과서(이하 국정교과서) 집필을 시작했다. 집필진 비공개에 이어 편찬기준도 당분간 공개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방침을 밝혀, 또다시 ‘밀실 집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영 교육부 차관은 27일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국정교과서) 편찬기준이 이미 확정됐고 집필이 진행되고 있다”며 “전체적인 계획에서 일부 늦어진 부분이 있지만 집필은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누리과정 브리핑 뒤에도 편찬기준 관련 질문을 받고 “편찬기준을 빨리 공개하라는 요청이 있지만 (지난해 11월 대표 집필자인) 최몽룡 교수 (사퇴) 사태도 있었고, 지금은 집필진의 안정적 집필 환경이 더 필요한 상태여서 비공개로 가는 것이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기의 문제이지 공개를 아예 안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공개 시점은 국사편찬위원회, 편찬심의위원회 등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도 공개 시기가 집필 완료 전인지, 후인지 묻는 질문에 확답을 피했다. 이런 교육부 태도를 종합하면 국정교과서 집필이 끝난 뒤 공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교문위) 박주선 위원장(국민의당)은 전날 교문위 전체회의에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게 27일 오전 10시까지 편찬기준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별다른 설명 없이 국회에도 편찬기준을 보고하지 않았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지난해 11월4일 국정교과서 브리핑에서 “교과용도서편찬심의회 심의과정을 거쳐 이달 말(11월말)에 (편찬준거가) 확정되면 별도로 브리핑 계획”이라고 공언했으나, 교육부와 국편은 그동안 수시로 말을 바꾸며 공개 일정을 미뤄왔다. 이준식 부총리 역시 지난 7일 인사청문회에서 “(편찬)기준이 만들어지면 수정 작업을 거쳐 발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김태우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정부가 공개적으로 편찬기준을 집필 전에 공개하겠다고 약속해놓고 이제 와 말을 뒤집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우려했던 대로 국정교과서의 집필 방향이나 서술 내용에 대한 전문가와 국민의 검증을 생략한 채 ‘깜깜이 집필’이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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