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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27일 09시 46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27일 19시 40분 KST

김포공항에서 결혼한 트레이너 커플의 좀 더 자세한 이야기(인터뷰)

한 부부가 제주에서 작은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그런데 제주로 가려던 날 하필 폭설이 와서 김포공항에 발이 묶였다. 항공사에서는 '연기'라며 비행기는 꼭 뜰 거라고 했지만, 저 하늘에 뭔가가 뜰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여기까지가 임창현(30), 김윤경 부부의 악몽 같은 이야기다. 그러나 악몽이 춘몽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그냥 김포 공항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했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친구가 다이소에서 꽃을 사와 부케를 만들었다. 다른 친구는 멜론에서 결혼 행진곡을 찾았다. 그들은 김포공항 4번 게이트 앞에서 결혼했다.

이 멋진 결혼식의 주인공 임창현 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금 계시는 곳은 어딘가요?

=몰디브에 왔어요. 이틀 동안 비가 와서 숙소에만 있었는데 오늘부터 날씨가 좋아졌네요. 즐겁게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커플이 되었어요. 기분이 어떤가요?

=조그맣게 구석에서 하려고 한 건데 이렇게 많이 알려질지는 몰랐어요. 방송과 신문 여러 곳에서 전화도 많이 오고 기사 댓글에 많은 사람이 축하해줘서 기분이 좋습니다.

여기저기서 연락이 왔나요?

저뿐만 아니라 친구들 지인들에게도 연락이 오고 직장으로도 전화가 왔대요.

제주도에선 어떤 결혼식을 올리려 했나요?

=제주도에서 스몰 웨딩을 올리는 게 저희 소망이었어요. 호텔에 딸린 작은 채플(소예배실)을 예약해 놨었고 하객 서른 명 정도가 우리 부부와 함께 가려고 김포에 모인 거죠.

김포공항 4번 게이트 앞에서 둘은 부부의 연을 맺었다.

언제 공항에서 결혼식을 올릴 생각을 했나요?

=다른 항공사는 전부 결항이 되었는데 진에어만 ‘연기’ 상태였어요. 계속해서 비행기가 꼭 뜬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두 시까지 기다렸는데, 상황을 아무리 봐도 못 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난으로 둘이 ‘여기서 할까?’라는 얘기를 하게 되었죠.

모든 게 다 있었나요?

=아침 7시에 메이크업을 마친 상태였고, 웨딩드레스, 턱시도, 양가 부모님 한복도 다 가지고 있었죠. 사회 볼 친구, 사진 찍을 친구도 다 공항에서 우리랑 같이 있었으니 못할 게 뭐냐 싶더군요. 원래 스몰 웨딩을 계획했으니 주례는 없었고요. 그래서 다이소에서 사 온 꽃으로 부케를 만들고 다른 친구가 멜론에서 찾은 결혼식 음악을 마이크에 대놓고 식을 올리게 되었어요.

공항 측에서 행정상의 반대는 없었나요?

=문제가 좀 있었어요. 그날 김포공항이 폐쇄되는 상황이었어요. 관리하는 분들께서 처음에는 공항이 폐쇄되었으니 다들 나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런데 사정 얘기를 듣더니 오가는 사람들을 막아주시기도 하고 마이크도 빌려주셨어요. 정말 고마워요.

양가 부모님께서도 흔쾌히 승낙하셨다고 한다.

따로 오는 하객은 없었나요?

=전부 서른 명이었는데 다들 같이 발이 묶였죠. (웃음) 바쁜 일이 있는 10명은 먼저 가고 친구 10명 부모님 친지 10명 정도가 모여서 축하해줬어요.

신부가 아쉬워하지는 않았나요?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정말 특별한 결혼식을 올린 것 같다며 오히려 좋아해요. 다만 제주도에서 식을 올리는 게 저희의 소망이었으니 나중에 부모님 여행도 보내드릴 겸 해서 조그맣게 식을 올릴 예정이에요.

두 분이 같은 직장에 다니시나요?

=저는 구로동 머슬마인드에서 아내는 여의도 휘트니스 투데이에서 둘 다 트레이너로 일하고 있어요.

아, 저는 창현 씨는 보디빌더인 줄 알았어요.

=트레이너를 하면서 보디빌딩 선수도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는 하나만 하기 힘들어요. 올해는 상을 좀 많이 탔는데, 관악구 보디빌딩 대회에선 종합우승을, 시흥시 보디빌딩 대회에서 70kg급 2위를 했어요.(웃음)

어떻게 만나게 되었나?

=친구가 일하는 휘트니스 센터에 아내가 팀장으로 있었어요. 하루는 친구도 만나고 운동도 할 겸 그 센터를 찾았다가 아내를 보고 친구에게 소개해달라고 졸랐습니다.

같은 일을 하면 장단이 있을 것 같아요.

=같은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서로 안 좋은 부분을 잡아줄 수 있어 좋은 점이 더 많아요. 제가 시합에 많이 나가니까 운동을 하고 나면 아내가 몸이 뭉치는 곳을 마사지해 주거나 스트레칭을 도와주죠. 데이트할 때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고 싶을 텐데, 그런 거 다 이해해 주는 점도 고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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