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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21일 16시 44분 KST | 업데이트됨 2016년 01월 21일 16시 47분 KST

영국 진상조사 보고서 : "러시아 정보요원 독살, 푸틴이 승인했다"

ASSOCIATED PRESS
** FILE ** Alexander Litvinenko, former KGB spy and author of the book

2006년 런던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정보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독살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승인에 의해 자행됐을 것이라는 진상조사 보고서가 나왔다.

2000년 영국으로 망명한 리트비넨코는 영국 국적을 취득한 지 얼마 후인 2006년 11월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 당시 그는 러시아 비평가로 활동하면서 푸틴 정권을 노골적으로 비판하고 있었다.

리트비넨코는 2명의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들을 런던의 한 호텔에서 만나 차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 뒤 쓰러져 약 3주 만에 숨졌고 체내에서 '폴로니엄-210'이라는 방사성 독극물이 다량 발견됐다.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2002년 5월10일, 영국 런던. ⓒAP

퇴직 판사 로버트 오웬이 이끈 조사팀은 21일(현지시간) 내놓은 진상조사 보고서에서 "접근 가능한 모든 증거와 분석들을 고려할 때 FSB의 리트비넨코 살해 작전은 아마도 파트루셰프(FSB 책임자)와 푸틴 대통령에 의해 승인됐다"고 결론냈다.

리트비넨코가 런던 호텔에서 만난 2명의 FSB 요원, 안드레이 루고보이와 드미트리 코프툰이 그를 살해한 게 확실하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보고서는 영국 정보기관들에 대한 협력과 FSB 및 푸틴에 대한 비난, 러시아 반체제 인사들과 교류 등이 리트비넨코의 살해 동기가 됐을 것으로 짐작했다.

보고서는 "푸틴과 FSB를 포함해 푸틴 정부의 일원들이 2006년 말에 살해를 포함해 리트비넨코를 겨냥한 행동에 나설 동기들이 있었다"고 적시했다.

푸틴과 리트비넨코 사이에 "의심없는 개인적 적대감이 있었다"고도 했다.

보고서는 '폴로니엄-210' 사용은 이 물질이 원자로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살해에) 적어도 국가가 개입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지표"라고 덧붙였다.

미망인 마리나 리트비넨코가 21일 영국 런던에서 기자회견 도중 진상조사보고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AP

조사팀은 지난해 6개월간에 걸쳐 62명의 증인들로부터 증언을 청취하고 영국 정보기관들로부터 리트비넨코 관련 방대한 기밀정보 증거들을 받았다.

영국 정부는 용의자인 루고보이와 코프툰에 대한 국제 지명수배를 내린 상태다.

현재 러시아 정치인인 용의자 루고보이는 조사 결과에 "터무니없다" "영국의 반(反) 러시아 입장과 편협함을 확인해주는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리트비넨코의 미망인 마리나는 ""남편이 임종하면서 푸틴을 비난했던 말이 영국 법정에서 사실로 입증됐다"며 반겼다.

이날 발표된 조사결과가 영국-러시아 간 미묘한 관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영국을 포함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발틱해와 동유럽 등에서 커지는 러시아의 무력시위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면서 러시아와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시리아 내 '이슬람국가' 공습에 합류하면서 앞서 공습에 나선 러시아와 협력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지극히 충격적"이라면서도 "특정 이슈들에 관해 러시아와 보다 광범위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조심스럽게 조처를 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주무부처인 내무부 테레사 메이 장관은 "국제법과 문명화된 행동을 노골적으로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메이 장관은 영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들여 정부의 분노를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용의자 루고보이와 코프툰의 자산을 동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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