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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의 성공·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 10가지 질문

유감스럽게도 어느 나라나 인성교육의 효과는 거의 없거나 매우 미미하다. 인성문제를 일으킨 환경적 요인들이 그대로 존재하고 허술한 실행, 인성도 주입식으로 하려는 등의 낡은 교수법의 문제, 잘못된 전략의 채택 등이 인성교육의 주요 실패요인이다. 인성교육을 위해 법제화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가 매우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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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성교육의 성공·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 10가지 질문

글 | 이찬승 (교육을바꾸는사람들 대표)

1. 시작말

인성교육은 개인의 생존, 행복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이다. 나아가 인류 공영을 위해서도 인성교육은 학교교육의 핵심 내용이 되어야 한다. "인성이 힘이다"란 말도 있다. 정말 그렇다. 인성교육의 종주국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일기 시작했다. 인성교육과 학력신장은 별개가 아닌 것이 밝혀졌다. "현명해지는 일과 선해지는 일(smart and good)"은 동시에 추구되어야 할 인성교육의 두 가지 목적이다. 이는 인성교육 추진에 많은 시사점을 준다. 중앙정부, 국책연구기관, 전국의 시도교육청은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감스럽게도 어느 나라나 인성교육의 효과는 거의 없거나 매우 미미하다. 인성문제를 일으킨 환경적 요인들이 그대로 존재하고 허술한 실행, 인성도 주입식으로 하려는 등의 낡은 교수법의 문제, 잘못된 전략의 채택 등이 인성교육의 주요 실패요인이다. 인성교육을 위해 법제화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가 매우 우려스럽다. 급한 마음에 인성교육의 성공·실패를 예측할 수 있는 10가지 질문을 마련해 보았다. 이것이 인성교육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한다.

2. 인성교육 프로그램 검토를 위한 10가지 핵심 질문

1) 인성교육의 개념에 관한 최근의 새로운 연구와 패러다임을 반영하고 있는가?

2) 인성교육은 왜(why) 하며, 누가(who) 대상이어야 하는가?

3) 인성문제의 원인 분석은 충실한가?

4) 인성교육은 어떤 가치(value)와 원리(principle)를 바탕으로 하는가?

5) 인성교육의 비전, 목표(target), 성취기준(standards, learning outcome)은 제대로 개발되었는가?

6) 인성교육의 평가방법과 평가지표는 충실히 개발되어 있는가?

7) 인성교육의 실행계획은 구체적이고 통합적이며 추진 리더십 구성은 적절한가?

8) 교사의 전문성 개발 계획은 충실하고 타당한가?

9) 추진 방식이 하향식인가, 상향식인가?

10) 가정과 소통하며 협력을 이끌어낼 구체적인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 핵심 질문 각각에 대한 필자의 답변은 아래의 사이트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http://21erick.org/bbs/board.php?bo_table=11_5&wr_id=100363

3. 맺음말

인성교육 시행계획은 자원과 역량에 비해 너무 많은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교육청들은 인성교육에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을 망라한다. 잘된 계획은 백화점식으로 좋은 것을 다 나열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실행가능하고 핵심적인 소수 과제에 집중하고 실행계획이 탄탄한 것이 잘된 계획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시교육청이 인성교육의 큰 방향과 원칙을 담은 플랫폼만 제공하고 현장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맥점과 초점을 잡아 가장 핵심적인 소수 과제에 집중하는 것이다. '공부 못하는 아동들을 배제시키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 '배려와 공감의 학교문화 구축', '교사-학생의 상호 존중을 통한 관계 개선' 등이 핵심과제가 될 것이다.

이런 핵심과제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공부 못하는 아동들을 배제시키지 않는 모두를 위한 교육 실현'은 "모든 아동은 성공적으로 배울 수 있다", "겪차를 줄인다", "교육은 책임을 나누어지는 것"이란 믿음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는 철학과 교육자의 도덕성에 관한 문제다. 한편 '배려와 공감의 학교문화 구축'과 '교사-학생의 상호 존중을 통한 관계 개선'은 표현만 다르지 같은 내용이다. '교사-학생의 상호 존중을 통한 관계 개선'은 학교문화 개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관계의 개선은 한 고교생이 말했듯이 교사와 학생이 상호 존중을 배울 수 있는 활동이나 프로그램을 도입하면 좋을 것이다.

또 인성교육의 성공을 위해서는 교사와 학부모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연구에 의하면 어른은 그릇된 행동을 하면서 아동들에게만 바르게 행동하라고 하면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이것이 위선이고 이런 어른의 가르침에는 주의를 기울이지도 받아들이지도 않는다는 결과가 있다. 어른이 먼저 바른 인성을 갖추고 모범을 보일 때만 아동의 인성도 변할 수 있다. '아동청소년 문제행동의 비밀코드를 풀어라(The Behavior Code 2012)라는 책에 나오는 인용문 세 개를 소개한다.

"교사가 통제할 수 있는 행동은 교사 자신의 행동뿐이다."

"교사들은 흔히 학생이 자신의 뜻대로만 하려고 한다고 생각해서 학생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려고 한다. 하지만 강조되어야 할 사실은 학생의 통제가 아니라 교사와 학생 간의 소통방식과 인간관계의 개선이다."

"교사들은 자신의 지도를 통해 학생의 행동개선을 바라지만, 오랜 컨설팅 경험을 통해서 보면 효과가 있었던 것은 교사 스스로가 행동을 변화시켜 생산적이고 예방적 방식으로 아동과 상호작용을 했을 때이다."

인성교육 성공을 위해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학생 참여 중심(student-centered)'의 인성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학교의 모든 운영에 학생들의 의견을 듣고 의사결정에 참가시키며 학급회의나 학생회를 활성화해야 한다. 이것은 부담되고 싫어도 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는 학교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일본은 최근 학생이 일정한 조건 하에서 정치적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권한도 부여했고, 핀란드는 교육위원회에 학생 대표를 파견하기로 했다. 이는 전통적인 학교교육에 의미를 느끼지 못하는 학생 수가 전체의 50%를 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인성은 주입시키고 가르쳐서 함양되는 것이 아니고 주위 환경과 경험에 따라 발현되는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의 인성교육 시행계획도 학생의 변화보다 환경의 변화나 어른들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중앙정부나 각 교육청들은 인성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받아들여 학교교육을 충실히, 또 공정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인성교육임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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