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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진흥공단 채용청탁 의혹, 최경환 말고 8명 더 있다

  • 허완
  • 입력 2016.01.20 06:29
  • 수정 2016.01.20 06:33
ⓒ한겨레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말고도 국회의원, 기획재정부 고위 간부, 정부 부처 기관장 등 정·관계 인사들이 중소기업진흥공단(중진공)에 채용 청탁을 한 정황이 19일 <한겨레>취재 결과 확인됐다. 검찰과 감사원은 이들의 채용 청탁이 의심되는 자료를 다수 확보하고도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최 전 부총리를 무혐의 처분하고 박철규 전 이사장 등 중진공 인사 2명만 기소한 뒤 사건을 마무리했다.

<한겨레>가 최근 입수한 중진공 합격자 명단 등 내부 문건을 보면, 2012~2013년 진행된 3차례 중진공 공개채용에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산자위) 소속 의원 3명과 현직 차관급 부처장 1명, 기획재정부 등 경제부처 전·현직 고위 간부 4명 등 8명이 지원자 10명에 대한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들 문건은 당시 중진공 인사 담당 실무자가 작성한 것으로 채용 과정에서 인사 청탁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비고란에 이름 또는 직책을 적어놓은 것이다.

2012~2013년 중진공 공개채용 취업 청탁 의심 사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국회의원의 경우 새누리당 의원 2명과 더불어민주당 의원 1명이 2013년 1차 합격자 명단에 오른 4명의 입사지원자 비고란에 이름이 적혀 있다. 이들 입사지원자 중 3명은 능력·적성 평가에서 합격권 바깥인 80~120등 사이였는데, 이후 1차 면접에서 순위가 각각 10위권(1명)과 30~40위권(2명)으로 올랐다. 애초 10위권이었던 1명을 포함해 지원자 4명 모두 최종 면접을 통과해 합격했다. 의원들은 앞서 감사원 및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던 최 전 부총리와 함께 중진공을 감사하는 산자위 소속이었다.

2012년 하반기 공채 합격자 명단에는 5명의 입사지원자 비고란에 기재부 전·현직 고위 간부와 정부 부처장 등 4명의 이름 또는 직책이 적혀 있다. 또 2012년 상반기 공채에서는 지원자 1명이 전직 기재부 고위 간부의 청탁 뒤 성적조작으로 합격한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확인됐다.

앞서 청탁 정황이 드러난 최 전 부총리 쪽과 신원 미상의 국회의원까지 포함하면 2년 동안 적어도 10명의 인사가 중진공에 채용을 청탁한 것으로 의심되며, 이들이 청탁한 12명은 모두 최종 합격했다. 세차례 공채로 뽑은 104명 가운데 11%가 넘는 숫자다.

검찰과 감사원도 <한겨레>가 입수한 문건에 등장하는 국회의원과 고위 공직자들의 청탁 정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검찰과 감사원은 이들에 대한 조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관련 보고를 받은 바가 없다. 이미 기소가 된 사건과 관련해 어떤 수사 내용이 있었는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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