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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 인터뷰] '여성기를 가진 남자' 포르노 스타 벅 앤젤이 진정한 삶에 있어서 젠더의 의미를 말한다

  • 김도훈
  • 입력 2016.01.19 08:50
  • 수정 2024.03.22 15:04

벅 앤젤은 성인 영화 프로듀서이자 활동가이며, 교육자로서 트랜스젠더들의 몸에 성적 매력을 부여하고 트랜스 남성 정체성의 스펙트럼을 둘러싼 오명을 부수려고 노력하는 트랜스 남성이다. 그는 처음에는 성인 엔터테인먼트 세계에서 이름을 알리며, 업계가 트랜스젠더 배우들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트랜스와 성별비순응 남성들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최근 몇 년 동안, 앤젤은 연설자로 미국을 순회하고, 자신이 남성이라고 생각하는 트랜스와 성별비순응 남성들과 이야기하며 대중에게 인간의 섹슈얼리티를 교육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그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이름은 ‘트랜스 남성 감별 Sexing the Transman’이다. 이것은 다큐멘터리 포르노 시리즈로, 트랜스 남성과 성별비순응 남성들이 그들이 변해 가는 과정에서 섹스와 섹슈얼리티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 솔직한 논의를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

허핑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스스로 변해 가는 과정에서 성인 영화 연기자 겸 교육자로 활동해 온 자신의 삶, 그리고 트랜스 커뮤니티의 여러 가지 모습을 이야기했다. 또한 트랜스와 성별비순응인 사람들이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게 되는 과정에서 가시성과 섹스, 섹슈얼리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허핑턴 포스트: 당신의 커리어가 시작한 시점을 정확히 집어 말할 수 있는가? 트랜스 성인 스타, 활동가, 교육가로서 최초의 결정적인 순간들이 있었다면?

벅 앤젤: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이 생각을 했기 때문에 내가 지금 강력한 목소리를 지닐 수 있었다는 걸 지금도 믿을 수 없기 때문에,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다. 내게 이런 비젼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성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카메라 앞에 서지는 않았고 웹사이트를 만들고 있었다. 나는 아주 인기 있는 트랜스 여배우와 함께 일하고 있었고, 트랜스 여성 포르노 분야는 크다. 그때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포르노계에 트랜스 남성이 없다니 믿을 수 없어.” 내가 이말을 할 때면 늘 내 머리 위에 전구가 켜지고, 그 안에는 이런 말이 쓰여 있다. ‘여자 성기 달린 남자’. 그 비젼은 내겐 너무나 강력해서, 처음에는 겁이 났다. 그런데 친구에게 말했더니 “이야, 정말 좋은 아이디어야. 너는 세상을 바꿔 놓을 거야.”라고 해서 내가 좋은 생각을 떠올렸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그건 당시 내 의도도, 욕구도 아니었다. 그저 성인 세계에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공간을 만들기 위함이었다. 새로운 장르나 니치를 만들고 싶었다. 친구에게 웃으며 “나는 그건 상관없어. 그저 화끈한 포르노를 만들고 싶은 것뿐이야.”라고 말했던 게 기억난다.

그 뒤로는 성인업계, 내가 속한 트랜스 남성 커뮤니티 양쪽에서 조금이라도 사랑이나 인정을 얻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했다. 이 업계는 나를 어디에 분류해야 할지, 나를 어떻게 마케팅해야 할지 알 수 없어서 기겁을 했다. 트랜스 여성들과 함께 일했던 여러 남성들은 나를 괴물 취급했다. 많은 회사들이 나를 건드리지 않으려 했다. 힘들었다. 나는 정말이지 배척 받는 기분이었다. 그렇지만 게이 남성들이 내 작품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상당수는 아주 비밀리에 내 포르노를 보았고, 다른 게이 남성들은 그걸 알면 수치심을 주었다. 나는 게이 남성 커뮤니티 사이에 성적 분열을 일으켰다. 하지만 정말 내게 힘을 준 것은 그들이었다. 내가 만드는 게 섹시하고, 꼭 필요한 것이라고 느끼게 해주었다. 내 포르노는 섹스 뿐 아니라 섹슈얼리티를 이야기하고 섹슈얼리티가 얼마나 다양한지를 이야기했다. 그때 나는 내 친구의 말이 맞았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내겐 정말로 세상을 바꿀 기회가 있었다. 그래서 내가 활동가, 교육가가 되기 시작한 것 같다. 하지만 트랜스 커뮤니티의 증오도 뒤따랐다. 그들은 아주 못됐고 끔찍했다. 마치 내 성인 영화가 모든 트랜스 남성에겐 여자 성기가 있다, 모든 트랜스 남성들이 나와 같다고 생각하게 만들 거라는 듯이 이야기했다. 내가 트랜스 남성들을 페티시 대상으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트랜스 커뮤니티와 증오 때문에 크게 좌절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그들은 그저 두려워서 그랬다는 걸 난 이해한다.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이 이야기의 가장 좋은 점은, 이제는 여자 성기/버자이너를 지닌 남성들의 커뮤니티가 아주 크다는 것이다.

활동가이자 교육가로서 나이를 먹으며 좋은 점 중 하나는 인간으로서 배우고 성장한다는 것이다. 내가 초기에 했던 어떤 것들을 생각하면 정말 민망하다. 하지만 나는 이젠 더 잘 알고, 섹스와 신체를 긍정하는 작업을 통해 진정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트랜스와 성별비순응인 사람들과 성인 영화 업계에서 일했던 경험에 대해 말해 줄 수 있는가? 왜 이 업계가 많은 트랜스들의 생존과 삶에 이토록 필수적이었는가? 성인 영화 업계가 트랜스들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심고, 트랜스 커뮤니티를 해친다는 주장에 대해서 하고 싶은 말은?

나와 내 작품의 진전에 있어 가장 놀라운 일 중 하나는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 ‘트랜스 남성 감별’이다. 트랜스 남성 커뮤니티가 내 영화들이 커뮤니티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고 했고, 내가 내영화를 통해 그걸 터놓고 이야기하고 여러 트랜스와 성별비순응자들에게 목소리를 줄 수 있다는 걸 깨닫고 이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내가 한 발 물러서서 다른 사람들에게 전환에 대해 말하고, 이것이 그들의 섹슈얼리티와 신체 긍정에 어떻게 큰 역할을 했는지 이야기할 수 있는 다큐-포르노 시리즈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는 내겐 정말 멋졌다. 이들은 내게 마음을 열고, 기꺼이 이야기를 나누고, 전환 중에 섹스가 그들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 자신이 늘 증오했던 몸과 가까워지는데 섹스가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세상에 보여주었다. 그래서 트랜스 커뮤니티 중 일부에서의 나의 경험은 정말 긍정적이다. 내가 그들에게 목소리를 주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 시리즈에 감사한다는 이메일을 정말 많이 받는다. 남들이 원하는 방식이 아닌, 자기가 보는 방식대로 자기 자신과 자기 몸을 사랑해도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성인 업계는 많은 트랜스들이 일을 찾을 때 가게 되는 곳 같다. 왜냐 하면 우리는 차별을 하지 않고, 이 곳은 누구나 일을 얻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렇긴 하지만, 나는 이 업계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늘 이게 자신에게 긍정적인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들은 꼭 자신이 원해서라기보다는 생존을 위해서 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내 커뮤니티의 일각에서는 이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트랜스들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뿐이라고 주장한다. 페티시로 만들고 부정적 성향을 만든다는 것이다.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포르노가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내는 긍정적 신체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데,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생각에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와 성인 업계에 대해 아직 기묘한 감정이 있는 것 같긴 하다. 즉 그들은 아직도 우리를 아웃사이더로 보고, 성인 업계의 일부로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는 뜻이다. 하지만 나는 그게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만들고 싶은 것은 뭐든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업계가 ‘만들어 줄’ 필요가 없다. 그냥 우리가 만들면 된다. 내가 그 증거다!

당신을 트랜스 커뮤니티의 논란거리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트랜스 커뮤니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특히, 주류의 시각에서 보면?

내가 논란거리인 것은 맞다! 내가 섹스와 내 몸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에서 그 누구도 이전에 말하지 않았던 방식으로 내 성기에 대해 말하기 때문이다. 왜 그것 때문에 내가 논란이 되느냐? 나는 이 커뮤니티가 세상에 받아들여지기를 원하면서도 자신들의 다양성조차 받아들이지 않는 게 흥미롭다고 생각한다. 트랜스 커뮤니티는 굉장히 빨리 커지고 있고, 그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오며, 그 중 목소리가 가장 큰 사람이 이기는 것 같다. 나를 비롯해 변화를 일으키려는 사람들에 대해 큰 분노와 증오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슬프다. 그런 사람들이 포스팅한 나에 대한 거짓말과 증오는 그들이 변화를 만들어 내려는 욕구가 전혀 없다는 걸 보여줄 뿐이다. 공포, 우울, 자기 혐오가 너무 심해, 커뮤니티의 일부는 증오로 반응한다는 걸 나는 깨닫는다. 내 자신이 커리어 중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했지만, 그 이후 나는 내 말을 정정했고 사실을 명확히 밝힐 발언을 했다. 하지만 발전의 가치를 보지 못하고 그저 나를 공격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공인이 된다는 것의 일부에 불과하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나는 그들이 상처 받았는데 치유할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 때문에 감정이 상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트랜스섹슈얼/트랜스젠더가 되는 옳은 길이나 잘못된 길이란 없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 어떤 단어를 사용하는지 엄격히 따지는 게 큰 해를 끼치고 있다. 변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기 자신이 된다는 것, 하나뿐인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언어는 늘 진화한다. 단어를 가지고 경찰 노릇을 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달아나려는, 바꾸려는 것과 똑같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현재 정말 ‘커뮤니티’라는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커뮤니티라는 걸 생각하면 평화와 사랑을, 개인으로서 찾아와 서로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으면서도 트랜스라는 공통점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곳을 만드는 사람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다 똑같아져야 한다거나, 다 똑같은 ‘트랜스 언어’로 이야기해야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우리가 모두 똑같다는 생각이 커뮤니티를 무너뜨리고 있다. 그건 사실이 아니며, 내가 이 커뮤니티의 일부라고 느끼지 않을 때가 많은 이유다. 내게 있어 내 커뮤니티는 인류다.

나는 트랜스 남성의 가시성, 그리고 주류에서 트랜스 남성의 가시성이 부족한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트랜스 여성들이 역사적으로 받았던 가시성에 비해서도 그렇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어떻게 맞서 싸울 수 있을까?

가시성이 변화를 만든다! 이게 내가 새로 좋아하게 된 말이다. 트랜스 여성의 가시성이 더 높고, 그건 역사적으로 트랜스 여성들이 먼저 커밍 아웃을 했고 그들의 가시성이 우리보다 먼저 시작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내 경험으로는 다른 요인은 트랜스 남성들은 전환을 하고, 굳이 트랜스라기보다는 그저 남성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성별비순응자의 더 큰 운동도 있고 해서, 앞으로는 가시성이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한다. ‘트랜스 남성 감별’은 트랜스 남성의 섹슈얼리티의 가시성을 위한 예전에 없던 공간을 만들었다. 그러니 나는 우리가 좀 더 주류의 자리에서 이 논의를 계속할 수 있기를 바란다.

벅 앤젤의 미래에는 무엇이 있을까? 당신은 무엇을 남기고 가고 싶은가?

내가 일을 시작할 때는 성인 세계에 없던 공간을 만들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러다 활동가로 일하게 되었고, 섹슈얼리티에 대한 나의 일이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보게 되자 나는 정말 행복하고 강한 느낌이 들었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이 세상을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게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이 내게 이런 놀라운 이메일을 보내고 내게 이토록 멋진 말들을 해준다는 게 – 나는 내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걸 보게 되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서 울 때도 있다. 이제 나는 내 목소리와 존재가 얼마나 강력한지 깨달았기 때문에, 내 목표는 다른 사람들이 강력한 목소리를 갖게 해주는 것이다. 가시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른 사람들이 깨닫게 해주는 것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나는 자신의 몸을 사랑하는 것이 가능하게 해줬다는 걸 남기고 가고 싶다. 그 몸이 사회가 정한 것과는 달랐다 해도 말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

 

허핑턴포스트US의 Buck Angel, 'The Man With A Vagina,' On The Role Sex Plays In Living Authentically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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