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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해제가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 3가지

  • 김병철
  • 입력 2016.01.17 07:29
  • 수정 2016.01.17 07:36
ⓒgettyimagesbank

국제사회의 대(對) 이란 경제·금융 제재가 17일 해제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도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란산 원유 수출이 증가하고 플랜트 등 대규모 수주 시장이 열린다는 점에서 정유·건설업계가 특히 반색하고 있다.

1. 가스·정유 플랜트 발주가 쏟아진다.

이란 경제 제재 해제로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건설업계는 플랜트 등 대규모 수주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란은 가스·석유자원 부국으로 2000년대 중반까지 가스 및 정유 플랜트 발주가 활발했으나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이후 발주가 중단됐다.

우리나라가 2010년 대(對)이란 경제제재에 동참하기 전까지 이란은 해외건설 수주액으로 전체 나라 중 6위, 중동 국가 중 5위를 차지하는 '중점국가'였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등은 사우스파 가스전 공사를 비롯해 역대 이란에서만 총 120만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행했다.

그러나 경제 제재가 시작된 이후 이란은 해외건설 수주에서 전체 국가 가운데 17위, 중동 국가 중 8위로 떨어졌다.

대형 플랜트 공사 수주로는 2009년 GS건설[006360]이 따낸 사우스파 가스개발사업 6∼8단계 탈황 및 유황 회수설비 공사(13억9천만 달러)가 마지막이다.

건설업계는 이번 핵협상 타결로 경제제재가 풀리면 가스·정유 플랜트 공사가 쏟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란은 앞으로 1천300억∼1천450억 달러를 투자해 원유 시설 등을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 정비에 필요한 도로·철도·항만·댐 등 토목·건축부문의 인프라 시설 공사도 대거 발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가스매장량이 세계 1위, 원유매장량이 4위인 나라지만 오랜 경제 제재로 기반시설이 상당히 낙후했다.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우리 건설사는 이란에서 평판이 좋았고 기술력도 높기 때문에 수주 경쟁력이 있다"며 "이번 핵협상 타결이 우리 건설사들이 이란 시장에 다시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 저유가로 중동의 대규모 플랜트 신규 발주가 중단된 가운데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로 원유 생산이 증가할 경우 유가가 추가 하락해 전반적인 중동 건설수주 시장이 더 위축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2. 원유 수출이 확대된다.

전세계 원유 매장량 4위인 이란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서 이란의 원유 수출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재 전인 2011년 하루 370만 배럴을 생산했던 이란은 현재 28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이미 이란은 제재가 해제되는 즉시 하루 50만 배럴, 이후 짧은 시일 안에 50만 배럴을 더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이란이 시장 점유율 확보를 위해 가격 할인폭을 키울 가능성도 있어 가격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란 제재가 해제될 것으로 시장에서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전부터 상황을 주시해왔던 것으로 안다"며 "공급선이 다변화한다는 점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5년 12월 울산의 한 주유소

연일 유가 하락이 거듭하는 상황에서 추가 낙폭은 일시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업체들은 2014년 이미 유가 하락의 충격을 겪었던 만큼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재고관리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격적으로 이란산 석유가 시장에 나오면 단기적으로 가격 하락 압박이 있겠지만 이란의 물량 자체가 사우디아라비아나 미국 생산량을 압도하는 수준은 아니어서 큰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저유가 상황은 비단 이란만의 요인이 아니라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3. 항공·해운 교역량도 커진다.

한국과 이란 양국 간 교역이 충분히 활성화되면 항공 직항노선도 개설될 수 있다.

양국은 1998년 항공협정을 체결해 주 4회 비행기를 띄울 수 있도록 설정된 운수권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이란 제재 이전에는 이란항공이 정기노선을 운항했었다.

현재 운수권이 항공사에 배분돼 있지는 않지만 항공사가 취항을 원한다면 올해 초 정기배분 시 국토교통부에 신청할 수 있고, 그전에라도 부정기 운항은 가능하다.

대한항공[003490]은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여객기를 띄울 만큼 수요가 확보되는지 검토할 것"이란 입장이다. 국적 항공사보다 중동계 항공사가 발 빠르게 움직일 가능성도 있다.

해운업계 역시 이란제재 해제로 물동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장기간 불황을 겪는 글로벌 대형선사들은 아시아에서 중동으로 가는 물동량에서 이란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많았던 만큼 이란제재 해소가 긍정적 신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해운[117930]은 이란 노선을 2012년 제재 이후 폐지했다가 작년 6월 말부터 이란 반다라바스항 기항을 다시 시작했다.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본부장은 "이란은 제재 전 중동에서 주요 교역 대상국 중 하나였고 한국에 대한 인식이 좋기 때문에 우리 제품 수출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정부가 경제제재로 낙후돼 있던 인프라 개발에 나설 것이기 때문에 건설, 플랜트 분야의 진출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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