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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P 걸그룹 '쯔위'가 대만 대선 최대 쟁점인물이 된 이유

  • 허완
  • 입력 2016.01.16 10:55
ⓒOSEN

한국의 다국적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周子瑜·17)가 양안관계를 둘러싼 대만 대선의 최대 쟁점 인물로 떠올랐다.

쯔위가 한국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계기로 중국에서 대만독립 지지 논란에 휩싸이자 유튜브에 사과 영상을 내보낸 데 대해 야당인 민진당은 대만독립 논쟁을 부추기는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먼저 총통 당선이 유력시되는 차이잉원(蔡英文) 총통후보는 16일 오전 신베이(新北)시 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뒤 '쯔위 사건'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고 "많은 국민이 마음 아파하고 심지어 분노까지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만 현지에서는 쯔위 사과 영상에 대해 일반인들이 격분하고 있다.

차이 후보는 "'중화민국' 국민이 국기를 흔드는 것은 국가와의 일체감을 표시하는 행위로 이를 억누르려 해서는 안된다"며 "쯔위는 강압적으로 마음과 다른 일(사과)을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대만인의 감정을 심각하게 손상한 이번 사안에 대해 모두 단결해 일치된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중화민국 국기를 내거는 것은 정당한 행위이고 억눌러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명확히 밝힌다"고 말했다.

차이 후보는 전날에도 유세 도중 "국가 정체성이 억압된 것이 대만 국민의 마음에 상처가 됐을 것"이라며 "대만 국민의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하며 국제 사회에 대만의 국가 정체성을 알려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그간 과도한 친중정책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국민당으로선 대만독립 논쟁에 불을 지핀 '쯔위 사건'이 악재다. 그러면서도 국민당은 쯔위를 옹호하고 나섰다. 쯔위가 대만 국기를 든 것을 사과한 데 대해 대만인들의 격분이 심상치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리룬(朱立倫) 국민당 후보는 이날 투표 후 쯔위의 사과에 대해 "매우 가슴 아프다"며 쯔위의 사과 영상을 내보낸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와 쯔위가 방송에서 국기를 흔든 사실을 처음 폭로했던 중국 배우 황안(黃安)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쯔위를 성원한다며 "대만의 민주자유를 자부심으로 삼아 국기를 흔드는 친구들과 영원히 같은 편에 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2공식(九二共識·1992년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을 견지하는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마음속에 국기를 들고 투표에 임해달라고 호소했다.

마잉주(馬英九) 총통도 쯔위가 사과할 필요가 없었다며 대만 국기를 든다고 해서 대만 독립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중국 국민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물론 AP통신과 dpa통신 등 서방 매체들도 쯔위 논란이 대만 선거의 핫이슈로 부상했다며 별도 기사를 내보내는 등 주목하는 분위기다.

'쯔위 사건' 논란은 대만 외에도 중국에서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서는 쯔위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한 대만독립 분자라며 비난 일색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에서 쯔위 사건에 대해 "한국이 말하는 '독도 문제'처럼 중국의 주권 문제는 가지고 놀 수 있는 물건이 아니며 반드시 진정성을 갖고 존중해줘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 기업이 성장하는 중국경제의 과실을 함께 나누기 위해서는 대만 문제를 포함한 중국의 주권, 영토문제를 존중해주고 중국 네티즌의 인내심에 도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평론을 통해 "'하나의 중국' 원칙은 모든 곳에 적용되는 것이고 늘지도 줄지도 않을 것"이라며 "(이 원칙을 훼손시키려는) 도전을 용납치 않겠다"고 말했다.

인민일보는 "엔터테인먼트가 정치화하는 것을 바라지 않지만 정치가 엔터테인먼트화하는 것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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