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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키나파소 인질극으로 최소 23명이 숨졌다

  • 허완
  • 입력 2016.01.16 05:21
  • 수정 2016.01.16 17:21

15일(현지시간) 아프리카 서부 내륙국가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의 고급 호텔에서 발생한 인질극이 최소 23명의 사망자를 내고 하루 만에 진압됐다.

사망자는 모두 18개국 출신으로, 내국인보다 백인 등 외국인 희생자들이 더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AP와 AFP 통신 등 외신들은 16일 부르키나파소 군과 인근 말리에서 급파된 프랑스 군이 지하디스트 인질범 4명을 사살하고 이들이 장악했던 스플렌디드 호텔과 인근 카푸치노 카페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정부 군은 스플렌디드 호텔에서 대치하던 여성 테러리스트 2명 등 인질범 3명을 사살한 뒤 인질로 잡혀 있던 126명을 무사히 구조했다. 이중 부상자는 33명이다.

군은 이후 인근 이비 호텔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나머지 인질범 1명을 발견해 사살했다.

한 목격자는 다섯 번째 용의자가 있으며 인근 술집으로 숨어들었다고 말했다.

부르키나파소 정부는 테러 사건을 진압한 뒤 사망자가 최소 23명이라고 발표했으나, 주 부르키나파소 프랑스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최소 27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번 인질극은 15일 저녁 무장괴한 4명이 와다두구 중심에 있는 호텔과 카페에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이 호텔은 유엔 직원과 서구인들이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4성급 호텔로, 아프리카에 배치되는 프랑스군 병력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기도 하다.

공격이 시작되면서 호텔 주출입구에서 불길이 타오르기 시작했고 비명이 터져 나왔다. 길가에 있던 차량 10대도 불에 탔다.

호텔에서 도망치는 데 성공한 한 이용자는 "괴한들이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들을 쏘았고, 온통 피투성이였다"며 "아주 끔찍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테러감시단체 SITE에 따르면 알카에다북아프리카지부(AQIM)는 "프랑스와 못 믿을 서구에 대한 보복"이라며 이번 범행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이웃국가 말리 수도 바카모의 고급 호텔에서 발생한 인질극 역시 AQIM이 저질렀다. 당시 사망자는 20명이었다.

알카에다는 최근 부쩍 세력을 불린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과 경쟁적으로 테러를 벌이고 있다. 특히, 군부대나 경찰 등 공권력이 아닌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소프트 타깃' 테러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모습이다.

무슬림이 다수인 부르키나파소는 27년간 장기집권하던 블레즈 콩파오레 대통령이 2014년 10월 민중봉기로 퇴진한 뒤 정국 불안에 시달려 테러리스트들의 타깃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당선된 로크 마크 크리스티앙 카보레 현 대통령은 이날 참사가 발생한 호텔을 직접 방문해 "(이번 테러 행위는) 아주 비겁하고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부르키나파소 북부 말리 접경지대에서는 오스트리아 국적 의사와 그의 아내가 납치됐다. 이들의 납치가 알카에다의 이날 호텔 인질테러와 연관된 범행인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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