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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쯔위 옹호한 차이잉원의 당선이 유력하다

  • 김도훈
  • 입력 2016.01.15 20:12
  • 수정 2016.01.15 20:13
Taiwan's Democratic Progressive Party presidential candidate Tsai Ing-wen attends a rally before polling day in Banqiao district of Taipei, Taiwan, Friday, Jan. 15, 2016. Taiwan will hold its presidential election on Jan. 16, 2016. (AP Photo/Ng Han Guan)
Taiwan's Democratic Progressive Party presidential candidate Tsai Ing-wen attends a rally before polling day in Banqiao district of Taipei, Taiwan, Friday, Jan. 15, 2016. Taiwan will hold its presidential election on Jan. 16, 2016. (AP Photo/Ng Han Guan) ⓒASSOCIATED PRESS

"대만 105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통이 탄생하나?"

대만 총통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자 집권 국민당 주리룬(朱立倫·55) 대선 후보와 제1야당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60·여) 후보가 15일 유권자들을 상대로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주 후보는 이날 수도 타이베이(臺北)에서 유세를 시작해 타이중(台中)으로 이동해 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날 저녁 자신이 시장을 지낸 신베이(新北)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친다.

지지율 2위인 주 후보는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 타이베이 중산(中山)구 총통·입법위원 경선본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거 승리를 자신하느냐는 질문에 "국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내일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집권 시) 균형잡힌 국제교류를 할 것"이라며 승리 가능성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내비쳤다. 주 후보 지지자들은 '주리룬 자여우(加油·힘내라)'를 외쳤다.

마잉주(馬英九) 총통도 이날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현 정부가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만, 주 후보가 나보다 더 잘할 것"이라며 주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마 총통은 지난 9일 타이베이 시내에서 진행된 선거 승리를 위한 거리 행진에 참가하는 등 주 후보 지지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만에서는 현직 총통의 선거 운동이 합법이다.

그러나 유세 현장에 나온 국민당 지지자 일부는 패배를 각오한 눈치였다. 국민당 경선본부 자원봉사자 딩(丁·60·여)모 씨는 "언론의 편파 보도로 지지율 격차가 벌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내일 국민당 지지자들이 모두 투표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반면 길에서 만난 차이 후보 지지자인 증권사 직원 훙(洪·45)모 씨는 "주 후보가 수도 타이베이가 아닌 신베이에서 유세를 끝내는 것은 총통선거보다 신베이의 입법위원 선거 패배를 우려한 데 따른 것"이라며 차이 후보의 승리를 자신했다.

선거 기간 내내 1위를 놓치지 않은 차이 후보는 오전 9시35분 중부 도시 타이중(台中)에서 유세를 시작했다. 마지막 여론조사까지 주 후보에 20%포인트가량 앞선 차이 후보의 승리를 예감한 듯 유세 현장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차이 후보는 "타이중은 민진당의 오랜 노력 끝에 시장 교체를 이뤄낸 상징적 도시"라며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후보 지지자들은 대만 현지어인 민남어 발음이 '둥쏸'으로 '당선'(當選)과 같은 마늘(凍蒜)을 든 채 "샤오잉(小英·차이 후보의 애칭) 둥쏸"을 외쳤다.

차이 후보는 타이중 유세 도중 미국의 양안 관계에 대한 관심 표명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이 대만 민주 선거에 관심을 보인 것과 대만 차기 정부와의 협력 의사를 표명한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고 대만 빈과일보(빈<초두머리 아래 頻>果日報)와 연합보(聯合報)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차이 후보는 "양안이 평화적인 발전과 현상 유지를 하고 중국과 미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와 함께 대만 해협의 평화를 유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기존 양안 관계의 현상 유지 입장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선거 이후 주요 민진당 인사의 미국, 중국 방문 계획에 대해 "민진당이 선거에서 이기면 대외 소통 체계를 즉시 가동하겠다며 "모든 적절한 방식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차이 후보는 한국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17)가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것을 계기로 대만 독립 세력 논란에 휩싸인 것에 대해 "모든 중화민국(대만) 국민은 국가에 대한 애정과 지지를 표현하기 위해 국기를 들 수 있다"며 쯔위를 옹호했다.

그는 "이는 국민의 권리로 억눌려서는 안된다"며 "이는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며 모두가 함께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이 후보는 이날 방탄조끼를 입고 유세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현지 언론은 차이 후보가 지난 13일부터 방탄조끼를 입었다고 전했다. 차이 후보의 안전을 고려한 정부의 제안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대만에서는 2004년 총통 선거 전날 천수이볜(陳水扁) 당시 총통이 피격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2010년 11월에는 롄잔(連戰) 국민당 명예주석의 장남인 롄성원(連勝文) 국민당 중앙위원이 선거 운동 중 총격으로 중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차이 후보가 이날 오후 타이베이시 시내에서 차량 유세를 벌일 때 40여 명의 경찰관과 경호요원들이 삼엄한 경비를 펼치며 일반인의 접근을 막았다.

차이 후보는 이날 밤 타이베이 총통부 앞 대로에서 거의 한달 간에 걸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대만의 주체성을 강조한 '대만을 밝혀라'(點亮台灣)를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운 차이 후보는 마잉주(馬英九) 총통 집권 8년간 중국 의존도 심화와 경제 성장세 둔화 등 실정을 공격하며 선거전의 주도권을 잡았다.

애초 국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됐던 훙슈주(洪秀柱) 전 입법원(국회) 부원장의 지지율이 미미하자 전격 대타로 기용된 주 후보는 '대만이 곧 힘이다'(台灣就是力量), '원 타이완'(One Taiwan) 등 단결을 강조하는 구호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지만, 대세를 되돌리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은 편이다.

주요 언론과 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의 지지율은 20%가량 차이가 났지만, 국민당은 지지율이 8%포인트 수준으로 줄었다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제3의 총통 후보인 쑹추위(宋楚瑜) 친민당 후보는 중부 장화(彰化)현에서 시작해 타이베이로 이동해 유세를 벌였다. 쑹 후보는 이날 오전 장화현 루강(鹿港)의 한 사원을 찾아 선거 승리를 기원하며 참배한 후 총통 당선 시 전국의 고른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함으로써 같은 보수 진영인 주 후보 지지를 위해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는 항간의 추측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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