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반유대주의에 맞서 싸우기, 프랑스를 위해 싸우기

본질적으로 반 유대주의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50만 명의 프랑스 유대인들이 다 떠날 정도로 프랑스 무슬림들을 과격화시킬까? 혹은 평등과 박애라는 프랑스의 가치가 8백만 명의 프랑스 무슬림 커뮤니티에 퍼져 과격주의를 막을까? 하이퍼 캐셔 슈퍼마켓에서 자신의 죽음을 무릅쓰고 대형 냉동고에 유대인 6명을 숨겨 생명을 구한 것은 젊은 무슬림 직원 라사나 바틸리라는 걸 결코 잊어선 안 된다.

ⓒKENZO TRIBOUILLARD via Getty Images

1년 전 이번 주에 ISIS와 연계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파리의 하이퍼 캐셔 코셔 슈퍼마켓에서 유대인 4명을 살해했다. 역시 ISIS의 훈련을 받은 자들이 샤를리 에브도의 언론인들과 경찰들을 사살한 극악무도한 사건이 일어난 지 불과 이틀 뒤였다.

2012년에는 알 카에다와 연계되었다고 주장하는 테러리스트가 몽토방에서 군인 3명을 죽이고 며칠 후 툴루즈의 유대인 학교에서 랍비 1명과 어린이 3명을 죽였다. 11월 13일 파리에서 있었던 대량 살상 사건 조사는 지금도 진행 중인데, 유출된 문건에 의하면 그 날 테러를 저지른 ISIS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들은 유대인들을 표적으로 삼는 것도 고려했다고 한다.

반 유대주의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핵심 교리라서, 프랑스의 유대인들이 군인들, 경찰들, 언론의 자유를 표현하는 사람들과 같이 프랑스를 대표하는 심볼들과 함께 공격 당하는 것도 놀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프랑스 여론과 정부는 2000년에 시작된 반 유대주의의 물결을 너무나 오랫동안 그저 아랍-이스라엘 갈등이 흘러오는 것으로 간주했을 뿐, 프랑스의 책임이라고 여기지는 않았다.

하이퍼 캐셔 살인 사건은 프랑스의 유대인 커뮤니티와 프랑스 공화국이 공동의 적 외에도 공유하는 것이 있다는 이해로 이어지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 둘은 운명을 같이 한다.

테러 며칠 뒤 의회 연설에서 마뉘엘 발스 총리는 프랑스 사회가 충분히 반응하지 못해 프랑스 유대인들을 실망시켰다고 인정했다. 그는 반 유대주의와 무슬림 커뮤니티 과격화를 막는 다면적인 전략을 도입하겠다고 확언했다. 그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프랑스 당국은 1세기 전 시골 크리스천 커뮤니티가 대부분이던 곳에서 과격화와 반 유대주의에 대한 전쟁을 치렀다. 교육기관에서 비판적 사고와 세속주의를 강조하는 공공 정책이 도입되었다. 그러한 노력을 지금의 학교에서 강화해 이슬람 극단주의를 막아야 한다.

2015년에 교사들이 과격화 위험이 있다고 꼽은 학생들의 수는 거의 1천 명에 달했다. 프랑스 일부 학교에서는(다행히 소수이긴 하지만) 최근 15년 동안의 반 유대주의는 다른 반자유적 성향 부상의 전조가 되었다. 동성애 혐오, 성차별, 음모 이론, 프랑스 공화국에 대한 증오였다.

이슬람 극단주의의 부흥은 극우의 정치적 득세에 기여했다. 극우 역시 반 유대주의의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극우는 프랑스 무슬림들의 과격화에 기여하고 있으니, 이러한 움직임들이 서로를 강화하는 것은 유대인들에게도, 민주주의적 가치에도 좋지 않다.

오늘날 프랑스의 상황은 암울하며, 미국에 살고 있는 유대인들에게 익숙한 조건과는 아주 다르다. 8년 동안 ADL이 기록한 미국 반 유대주의 공격과 프랑스 유대인 보안기관 SPCJ의 데이터를 비교해 보면, 프랑스의 유대인들은 미국 유대인들에 비해 공격 당할 위험이 거의 40배 정도 더 컸다(두 집단의 크기를 고려했을 때). 프랑스에서는 민족이나 종교에 기반한 통계를 기록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공격자 대다수가 북 아프리카 출신 젊은 남성이라는 강한 일화적 증거가 있다.

2013년 EU가 행한 유럽 유대인 커뮤니티 조사에서, 프랑스 유대인 60%가 반 유대주의 공격의 피해자가 될까 봐 두렵다고 답했다. 프랑스 유대인 절반은 언제나, 혹은 보통 유대인임이 드러나는 옷을 입는 것을 피한다.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나 물리적 안전을 염려해서 프랑스를 떠나는 유대인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2014년에 이스라엘로 이주한 프랑스 유대인의 수는 그 전 해에 비해 두 배가 늘어 7천 명이 넘었으며, 2015년에는 거의 8천 명에 달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영국, 미국, 캐나다로 이주한 유대인들도 많았다. 게다가 이들 대부분은 유대인 커뮤니티의 핵심 구성원들이었다. 아이가 있는 가정, 독실한 신앙을 지닌 유대인들, 믿음과 안전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느낀 사람들이었다.

만약 프랑스 유대인 다수가 상황이 나아질 거라는 믿음을 잃는다면 이 숫자는 계속 커질 것이고, 유럽 최대의 유대인 커뮤니티는 확 줄어들 것이며 붕괴의 위기에 처할 것이다.

우리의 분석과 다른 조사를 보면 프랑스 무슬림 커뮤니티는 유럽의 무슬림 커뮤니티 중 가장 온건한 곳이다. 그렇지만 거기서 나타난 테러리스트들은 이미 유대인 커뮤니티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본질적으로 반 유대주의적인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50만 명의 프랑스 유대인들이 다 떠날 정도로 프랑스 무슬림들을 과격화시킬까? 혹은 평등과 박애라는 프랑스의 가치가 8백만 명의 프랑스 무슬림 커뮤니티에 퍼져 과격주의를 막을까? 하이퍼 캐셔 슈퍼마켓에서 자신의 죽음을 무릅쓰고 대형 냉동고에 유대인 6명을 숨겨 생명을 구한 것은 젊은 무슬림 직원 라사나 바틸리라는 걸 결코 잊어선 안 된다.

우리 모두에겐 각자의 역할이 있다. 정부는 모든 프랑스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고, 유대인들이 유대인임을 드러내 놓고 살 수 있게 해야 하며, 대중을 상대로 반 유대주의에 반대하는 교육을 해야 하며, 프랑스 무슬림들을 프랑스 사회에 더 잘 통합시키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과격화에 맞서 싸워야 한다. 프랑스 무슬림 지도자들은 과격화의 위험이 있거나 이미 과격화된 사람들을 식별할 수 있도록 정부를 돕자고 커뮤니티를 설득해야 한다. 프랑스 공화국의 가치에 헌신하는 정당들이 이러한 핵심적 가치에 반대하는 정당들보다 득세해야 한다. 프랑스와 전세계의 유대인 지도자들은 계속해서 경종을 울리고, 위험에 처한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해야 한다. 반 유대주의에 대한 싸움에서 패배하면, 프랑스도 패배한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말을 빌리면, "프랑스를 떠나야 하는 것은 유대인들이 아니라 반 유대주의자들이다." 그리고 발스 총리는 이렇게 말했다. 프랑스 유대인들이 떠나면 "프랑스는 더 이상 프랑스가 아니게 될 것이다."

* 이 글은 허핑턴포스트 US에 게재된 글을 번역한 것입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프랑스 #유대인 #국제 #무슬림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