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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수컷이 죽은 암컷을 애도하는 장면이 아니다(영상)

  • 박세회
  • 입력 2016.01.14 12:42
  • 수정 2016.01.14 12:52

가디언메일 온라인 등의 매체는 지난 13일 쓰러진 캥거루를 끌어안고 있는 수컷 캥거루의 사진을 보도했다.

해당 사진은 에반 스위처(Evan Switzer)가 퀸즐랜드의 리버 헤즈에서 촬영한 것으로 매체들은 '수컷 캥거루가 쓰러진 엄마 캥거루가 새끼에게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도록 세워 일으키고 있다'라고 묘사했다. 이 가슴 아픈 사진은 수만 명이 공유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 박물관의 주 연구원인 마크 엘드리지 박사는 이 사진에 대한 묘사가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말한다. 그가 설명한 사실은 약간 불편할 수도 있다.

"이 장면은 수컷이 암컷과 교미를 하기 위해 일으켜 세우는 장면입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렇게 올렸다.

"수컷은 (고온으로 인해) 상당히 긴장한 상태입니다. 그의 앞발이 젖어있는데 이는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 혀로 핥아서입니다. 캥거루는 기온에 매우 민감한 동물입니다. 수컷은 또한 성적으로 흥분해 있는 상태입니다. 음낭 뒤가 불룩하게 솟아있는 게 그 증거입니다. (유대목은 음낭 뒤쪽에 성기가 달려 있습니다)"

그는 또한 수많은 캥거루의 죽음을 관찰했지만 그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곧바로 전문가에게 의견을 구했고 수의 병리학 박사인 데릭 스필먼박사 역시 '의심할 것 없이' 수컷 캥거루가 교미를 시도하는 중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데렉 스필먼 박사는 "이 수컷이 교미를 시도하다가 암컷을 죽였을 가능성이 크다"며 "캥거루의 경우 암컷과의 교미를 시도하다가 암컷이 도망치거나 거부할 경우 심각한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아쉽게도 동물의 세계에서 사랑은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관점으로 동물의 행동을 해석하려는 시도는 항상 조금 위험한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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