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2016년 01월 14일 10시 45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14일 14시 12분 KST

북한 무인기 미스터리

북한의 무인기를 우리가 확보했더라면 북한군의 의도와 능력을 확인하는 큰 성과가 있었을 터인데, 군이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만 했다는 게 웬 말입니까?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장비만 포획하는 것인데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에 대해서야 경고 후 격파하는 이런 교전수칙이 합리적이라고 하겠으나, 이미 우리 쪽까지 넘어온 북한 무인기에 이런 교전수칙을 적용한다? 정신 나간 것 아닙니까? 게다가 경고사격이라고 하는데, 북한 무인기가 경고사격이 뭔지 알기나 합니까? 그저 드믄드믄 사진이나 찍을 뿐, 데이터 통신도 안 되는 북한 무인기에 경고 사격을 하면 그런 무생물이 알아듣기나 합니까?

어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 항체가 도라산역 부근 우리 관측소 부근까지 넘어왔다가 되돌아갔다는 합동참모본부의 설명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무인기가 북한에서 우리 확성기나 대북전단 살포의 원점을 식별하는 일종의 표적 획득기라면 이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런 무인기는 무조건 격추하여 확보해야 합니다. 북한의 무인기를 우리가 확보했더라면 북한군의 의도와 능력을 확인하는 큰 성과가 있었을 터인데, 군이 경고방송에 이어 경고사격만 했다는 게 웬 말입니까? 사람이 죽는 것도 아니고 단지 장비만 포획하는 것인데 무슨 문제가 있습니까? 비무장지대에서 북한군에 대해서야 경고 후 격파하는 이런 교전수칙이 합리적이라고 하겠으나, 이미 우리 쪽까지 넘어온 북한 무인기에 이런 교전수칙을 적용한다? 정신 나간 것 아닙니까?

게다가 경고사격이라고 하는데, 북한 무인기가 경고사격이 뭔지 알기나 합니까? 그저 드믄드믄 사진이나 찍을 뿐, 데이터 통신도 안 되는 북한 무인기에 경고 사격을 하면 그런 무생물이 알아듣기나 합니까?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요. 작년에 무인기 소동을 겪고 군이 이런 식으로 대책을 마련했을 리는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북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하자 사후 문책이 두려워서 경고사격만 했다고 둘러대는 것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군이 뭔가 솔직하지 못하고 항상 변명만 하는 정치 집단이 아닌지, 의문이 듭니다. 이건 뭔가 찜찜합니다.

사태를 직시하십시오. 확성기 방송에 이어 전단 살포가 예고된 지금은 안보의 비상 상황입니다. 북한은 이미 우리 확성기나 대북 전단살포 순간에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일전을 불사할 준비를 하는 중입니다. 북한이 핵 실험을 한 다음날인 지난 7일에 한민구 국방장관은 국회에 나와 "북핵 대책에 대한 종합적인 목표와 계획을 먼저 마련하고, 그 다음에나 확성기 방송을 고려할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이었습니다. 그런데 청와대가 이런 국방부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확성기 방송을 밀어붙였으며, 이걸 두고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결심했다"고 또 대통령을 마사지하기에 바빴습니다. 보통 이런 결정을 하려면 먼저 군이 대비책을 충분히 검토하고 시행해도 늦지 않았습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저는 방송에서 일종의 '조루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일선의 우리 장병들이 북한군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포탄이 어디서 날아올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확성기 방송이 적절했느냐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입니다. 북한은 그렇게 바보가 아닙니다. 무인기 등장은 바로 그런 위험이 임박했다는 신호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을 요구하는 북한의 대남 선전용 전단이 13일 경기북부 곳곳에서 대량으로 발견된 가운데 이날 오후 파주시 탄현면 일원에서 우리군이 전단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PRESENTED BY 오비맥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