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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13일 13시 37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13일 14시 12분 KST

쪽박 찬 외교 참사, 누가 책임질 것인가?

13일 한미 두 정상이 모두 담화를 발표했는데, 보수 논객들은 아침 여러 방송에서 "같은 날 두 정상이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한미공조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는 엉뚱한 논평까지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웬걸. 오마바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관심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한미공조입니까?

연합뉴스 / AP

외교·안보 상황을 보면 참담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주된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1. 북한이 핵실험을 하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맨 먼저 일본의 아베 총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7일 오전 오바마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서 "일본과 동맹국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미국 행태는 한반도 문제마저 일본과 주로 상의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2. 오늘(13일) 한미 두 정상이 모두 담화를 발표했는데, 보수 논객들은 아침 여러 방송에서 "같은 날 두 정상이 담화를 발표하는 것은 한미공조 차원에서 북한에 대한 강력한 경고"라는 엉뚱한 논평까지 나오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웬걸. 오마바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북한에 관심 없습니다. 그런데 무슨 한미공조입니까?

3.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창찬위안 국방부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한민구 국방장관의 전화를 아예 받지도 않았습니다. "역사상 최상의 한중관계"라던 정부의 자화자찬과 달리 첫 번째 시험대에서 중국은 한국에 대한 아무런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중국은 한국이 자신들과 상의하기도 전에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고 미국의 B-52 전략폭격기를 불러들인데 대해 불편한 기색입니다.

위 상황을 보면 한반도 주변국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안보의 당사자로서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 같지가 않습니다. 안보 상황은 더더욱 심각합니다. 다음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1. 미국은 북한의 핵실험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지 못한 한미 정보기관의 취약성을 전혀 보완할 생각이 없습니다. 제가 일전에 말씀드렸다시피 노무현 대통령 당시 주한미군 501정보여단 소속 한반도 정보분석관이 400명 정도였는데, 이명박 정부 때부터 서서히 감축되더니 지금은 50명 밖에 없습니다. 북한에 대한 첩보가 있어도 이를 분석할 전문가가 없습니다. 그러니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 장에서 연일 굴착공사로 갱도를 확장하고 있었는데도 이를 핵실험 징후라고 인식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눈과 귀는 살아있지만 그 신호를 해석할 뇌가 없습니다.

2. 미국 정보자산의 주된 활동 방향은 중국 감시입니다. 북한에 대한 감시는 "이제 한국 정부가 하라"는 입장입니다. 그런데 국방부 정보본부의 실상을 보면 한심합니다. 작년에 정보본부장 조보근 중장이 "북한 핵실험은 한 달 전부터 탐지할 수 있다"고 큰 소리를 쳤습니다. 최근 정보본부 인사를 보면 매우 문란합니다. 작년에 청와대 경호실에 파견되어 있던 한 준장이 정보본부로 복귀하라는 인사명령을 받고도 청와대에 눌러앉아버렸습니다. 장관의 인사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게다가 정보현대화를 위한 기본정책서는 관리하는 부서나 전문가가 없어 휴지조각이 된 상황입니다. 정보본부 산하 정보부대의 신호정보 수집실태는 더더욱 한심합니다. 망원경으로 북한을 보지 못하고 조그만 빨대를 통해 북한의 아주 작은 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는 식의 근시안적 정보수집 시스템입니다. 도대체 국방부가 북한에 대해 아는 게 뭔지 의심스럽습니다. 그 실태는 적절한 시기에 제가 직접 밝혀드리겠습니다.

3. 정보관리가 안 되면 위기관리 전체는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초기대응에 실패하니 그 다음엔 북한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군사조치를 남발하는 위기관리의 전형적인 혼선이 남발됩니다.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의 확성기 방송, 전략폭격기 전개와 같은 군사 대책이 쏟아져 나오자 외교 대책은 수립조차 못합니다. 중국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여당 일각에서 사드 배치론을 끄집어내니 대중 외교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보고 단합하라고 호소하기 이전에 집권 세력 내부부터 손발을 맞춰야 합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지금의 박근혜 정부는 일종의 '엘리트 패닉' 상황이라고 밖에 진단할 수 없습니다. 이렇게 불안한 정부는 그 존재 자체가 위협입니다.

* 이 글은 필자의 페이스북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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