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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핑턴포스트 인터뷰] '더불어민주당' 입당한 김병관 웹젠 의장

  • 원성윤
  • 입력 2016.01.13 12:52
  • 수정 2016.01.14 14:41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은 분열 속에서 새로운 길을 찾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을 기점으로 쪼개지는가 싶었던 당은 인재영입이라는 카드로 다시 시선을 잡아채는데는 성공을 거두고 있는 듯 하다. 새누리당이 급하게 인재영입을 발표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더민주에 영입 인재 2호로 영입된 김병관 웹젠 의장은 IT 전문가로 영입됐다. 다분히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인재영입이다. 김 의장은 자수성가한 인물로 꼽힌다. 전북 정읍 출신인 김 의장은 전북 익산 이리고, 서울대 경영학과, 카이스트 석사를 거쳤다. ㈜솔루션홀딩스 공동창업했으며, ㈜NHN 게임스 대표이사, ㈜웹젠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대담 = 원성윤 에디터

사진, 영상 = 이윤섭 비디오 에디터

그는 벤처 신화를 일군 수천억대 자산가이다. 조선일보 1월4일 보도에 따르면 김 의장의 코스닥 주식 자산이 총 3632억원(2015년 4월 기준)으로, 국내 주식 부자 8위라고 재벌닷컴 자료를 인용해 밝혔다. 김 의장의 재산은 현역 국회의원 재산 1위인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1443억원)과 2위인 안철수 의원(787억원)을 합친 것(2230억원) 보다도 1400억원이 많다. 그가 의회에 입성한다면 단연 재산 1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부동의 1위였던 정몽준 전 의원은 총선 출마 의사를 밝혔다).

- 그동안 정치권 영입대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그야말로 깜짝 발탁이다. 왜 정치를 하겠다고 생각했나.

= 굳이 계기를 따지자면 제가 지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분열하는 양상으로 가고 있어서 거기에 힘을 보탰으면 싶었다. 나가는 사람만 있는 게 아니라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는 걸 말이다. 사회에서 받은 것을 돌려주는 수단으로 정치라는 걸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 언제 영입 제안이 왔나.

= 3주 전에 왔다.

- 누구한테 전화를 받았나.

= 문재인 대표 측 보좌관께서 전화를 했다.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 바로 간다고 했나.

= 1주일 정도 고민하고, 답을 드렸다.

- 문 대표가 뭐라고 하던가.

= 바로 답을 드리지는 않았고, 이후에 '고맙다'고 하시더라.

- 어떤 말에 끌려서 왔나.

= 젊고 유능한 인재가 당에 많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최근 영입된 분들 그런 부분에 공감해서 오셨으리라 생각한다.

- 문 대표에게 공천 약속을 받은 게 있나.

= (웃으면서) 소위 딜을 하고 들어오신 분은 없는 거로 알고 있다.

- 공천은 당에 일임했나.

= 당이 살아야 저희(영입인재)도 이후를 도모해볼 수 있는 거라서...일단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임하고 있다(웃음).

- 트위터에서 '국민의당' 한상진 위원장을 비판했다.

= 한 위원장께서 모호하게 말씀하셨지만 결국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중간 지점을 택하겠다는 말씀을 하시려고 했던 거 명확한 원칙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JTBC 뉴스에서 외부로 나가는 첫 번째 자리라 기대했는데,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나열하는 느낌이라 실망스럽다고 했다.

- 안철수 신당에서 제안이 왔어도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 저는 원래 안철수 현상에 대한 지지자였다.

- 안철수 의원에 대해 평가 해달라.

= 저는 안 의원을 3가지로 나눠서 설명하고 싶다. 첫 번째는 한국의 벤처시대를 일군 벤처 1세대로 가장 존경받아야 하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안철수 현상'을 만들었던 청춘콘서트 당시 안철수 교수님이다. 청년들의 이야기를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을 때 위로해줬다.

그런데 정치인 안철수는 계속 아쉽다. 말씀을 들어보면 보이는 게 별로 없다. 안 의원께서 '더민주'를 나가기 전에 '낡은 진보청산' '부패척결' '새로운 인재 영입'을 주장했다. 그리고 '국민의당'을 만들었는데 신당에서 보이는 게 앞서 말한 3개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다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런 모습들이 아쉽다.

- '더민주'의 인재 영입이 최근 화제다.

= 최근에 한 조치 중에서 칭찬받을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면면이 괜찮지 않나. 기존 정치구조에 없던 분들이 들어와 기존 정치와 다른 것들을 보여줄 수 있는 거로 생각한다.

- 탈당 의원들을 비롯해 호남과 비주류 측에서는 '친노 패권주의'를 문제 삼는다. 실제로 당에 들어와 보니 그렇던가.

= 친노라는 용어는 문제가 있다. 비열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돌아가신 지 7년이나 됐다. 돌아가셔서도 정치를 하신 것도 아니고, 용어 자체가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생각한다. 누가 쓰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친노냐 아니냐 프레임 만들기 위해서 만들어 낸 말이라고 생각한다. 적절하지 않다.

- 탈당파 주장대로 문재인 대표가 당을 망쳤다고 보나.

= 제가 느끼기에 문 대표는 원칙주의자다. 그래서 나가시는 분들이 정치적인 이해타산에 따라서 요구하는 부분들이 부딪히니까... 문 대표님과 말씀 나누다 보면 그런 것과 타협하는 분이 아닌 게 보이더라.

- 재벌닷컴 자료를 보면 본인이 가진 주식 재산은 3632억원으로 나온다.

= 그렇게나 많나요? (웃음)

- 네이버 주식도 있고, 웹젠 주식 등 보유 주식이 많다. 얼마나 가졌는지 밝힐 수 있나.

= 밝히기는 조금....

- 본인은 사회에서 얻은 게 많다고 생각하나.

= 당연하다. 학교에 다닐 때 장학금도 많이 받고 다녔고, 저는 운이 좋았다. 처음 벤처를 만든 것도 김대중 정부 시절 정보통신에 투자를 많이 했다. 그것이 노무현 정부까지 이어져 문화콘텐츠 투자로도 이어졌다. 그땐 분위기가 그랬다.

- 본인은 자수성가했다고 밝혔다.

= 아버지는 정읍에서 논농사를 지으셨다. 그러다 애들 교육하기 위해서 상대적으로 도시인 익산으로 나왔다. 공장에 들어가셨다. 제가 입당 변에서 제 상황을 언급했던 이유는 어렵게 살았던 것을 강조한 건 아니었다. 제가 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희망을 품고 살 수 있었던 희망적인 사회 분위기, 사회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보답하고 싶다는 의미였다. 스스로에 대한 다짐도 있었다.

- 국회에 입성하면 게임업계를 대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제가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찬성했던 분들은 이런 입장이었다.

- 게임업계에서는 셧다운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 없어져야 할 법이다. 위헌적인 요소도 다분하다. 청소년인지 아닌지를 가려야 하는 문제도 그렇거니와 셧다운제로 인해 피해는 중소 게임업체들이 본다. 아주 적은 수 유저를 가려내기 위해서 빈대 잡으려고 초과 삼간 태우는 일이다.

- 공인인증서도 마찬가지 문제일 것 같다.

= 공인인증서, 키보드 보안, 개인 방화벽과 같은 건 다른 나라랑 비교해 봤을 때 한국에만 있는 거다. 보안은 서버보안이 의미가 있는 건데 유저보안을 위주로 법에서 강제하는 측면이 있는데 이는 굉장히 잘못돼 있는 거다. 셧다운제에서도 나온 얘기인데 인터넷 실명제처럼 본인 확인을 하는 것들이 인터넷이라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회 공간에서 실명제를 당연시하고 있다.

- 현재 스타트업들은 많지만, 벤처가 붐이던 김대중 정부 시절과는 다른 것 같다.

= 정부가 1인 스타트업 권장하게 됐는데 결국 청년 고용문제가 어려우니까 떠밀듯이 밀어낸 것처럼 보인다. 많은 문제점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바람직하지 않다.

- 경영인으로서 볼 때 철폐해야 할 규제는 뭐라고 보나.

= 한국에만 있는 대표이사 연대보증제도가 있다. 이걸로 제 주변에도 파산한 친구들이 많다. 근본적으로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졌다고 한다. 개인연대 보증은 없어졌는데 대표이사 연대보증은 남아있다.

- 투자자들 돈을 받아서 해외로 도주하는 대표들이 많아서 그런 거 같은데.

= 모럴 헤저드 때문이라고 하는데, 해외에서는 이에 대해서 투자자 본인이 리스크를 진다. 실제로 벤처 투자하는 쪽에서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투자받는 회사의 인력들을 보고 투자는 제도권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막고 있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정치는 회사와 많이 다를 것이다.

= 맞다. 다르다. 회사에선 개인을 설득하면 되지만 정치는 그 뒤에 이해집단까지 걸려있기 때문에 집단과의 커뮤니케이션이라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 그런데 의회에 입성했을 때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직무 연관성이 있는 주식을 백지 신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게임과 IT 전문가로 영입됐지만, 이 같은 '이해충돌방지' 조치 때문에 정작 해당 상임위에서 일하지 못하고, 법안 발의도 할 수 없다.

= 제가 아직 출마를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말씀하신 대로 될 수도 있을 수 있겠다. 그때 가서 고민을 해보겠다.

- 게임회사 넥슨에서 개발팀장으로 출발했다.

= 대학에서는 경영학과를 나왔고, 대학원에서 프로그래밍에 대해서 배웠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기술과 산업을 이해하고 있는 편이다. 보통 개발자랑 경영파트랑 많이 싸운다. 공장이랑 마케팅이 싸우듯이. 저는 사회생활 개발로 시작했다가 사업을 하게 된 거라서 이해하는 데 좀 더 수월했던 점은 있다. 결국은 서로서로 이해해야 한다.

- 사실 IT 회사에선 개발언어를 이해하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들었다

= 의사소통을 하는 하나의 언어이다. 실리콘밸리에 창업한 후배들 얘기를 들어보면 프로그래밍을 모르면 '저 사람은 뭐 하는 사람이지'하는 취급을 받는다. NC소프트에서는 비개발자들에게도 자바 스크립트 교육도 하고 했다.

- 미국은 어떤가

= 미국에선 중학교 과정에도 프로그래밍을 가르친다. 한국은 문과와 이과의 이분법적 사고가 너무 구분돼 있다. 이제 중1이 대학 갈 때는 문이과를 통합한다고 한다. 학교에서 인문학이나 철학을 가르치는 교육과정도 있어야 하는 것처럼 과학도 배워야 한다. 지금도 학교에서 공업을 배우지만, 현 트렌드인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게 좋다고 본다.

- 한국이 IT산업에서 많이 뒤처졌다는 분석이 많다. 전기자동차 등 이슈에서도 처져있다.

= 전기자동차는 세계적인 관심사이다. 석유엔진, 화석연료 등을 사용한 엔진에서 패러다임 바뀌어 가고 있다. 중국과 미국에서도 국가적으로 밀고 있다. 전기자동차가 산업의 흐름을 많이 바꿀 것으로 본다. 자율주행 이슈도 있지만, 결국은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하드웨어 벤처가 많지 않다. 대기업들이 대부분 하드웨어 산업들을 가져가고 있다. 중소 중견기업 벤처까지 후방산업들이 연결돼야 하는데 중간에 끊겨 있다. 거기서 나오는 인력과 기술이 벤처로 발전 해야 되는데 하드웨어 벤처들이 없는 상황이다.

- 국회에서 어떻게 풀어갈 생각인가.

= 안철수 의원의 공정성장론, 정운찬 전 총리의 동반성장론까지 결국 제가 보는 관점에서는 다 같은 얘기다. 중견 기업까지 같이 잘 살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 것에 대해서는 많은 분이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안 되다 보니까 하드웨어 벤처들이 더 안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이 1월3일 오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입당식에서 문재인 대표에게 입당서를 제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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