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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01월 09일 22시 14분 KST | 업데이트됨 2017년 01월 09일 14시 12분 KST

위기의 부동산

주택경기 활황은 순식간에 꺼졌다.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기사들이 있다. 미분양 아파트들이 폭증하면서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주면서 물량 소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기사, 순수한 전세가 너무나 희귀해지고 반전세와 월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기사, 사상처음으로 수도권 전세가율이 지방을 앞질렀다는 기사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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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과 박근혜로 이어진 새누리 정권 8년 동안 일관된 정책 중 하나가 부동산 경기 부양과 집값 떠받히기다. 이명박 정권의 녹생성장과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도 기실 본질은 '부동산 살리기'일 따름이다. 양 정권의 시도는 나름 성공적(?)이었다. 양 정권의 필사적인 부동산 살리기 혹은 집값 떠받히기 노력 덕분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법 떨어졌던 집값은 야금야금 올라왔다. 박근혜 정부 3년차인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가 완연한 활황이었다. 강남 3구의 집값이 금융위기 전 수준으로 거의 회복될 정도로 집값이 올랐고 주택 거래는 폭발적이었으며 분양물량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주택경기 활황은 순식간에 꺼졌다.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들 가운데 눈길을 끄는 기사들이 있다. 미분양 아파트들이 폭증하면서 건설사들이 파격적인 할인혜택을 주면서 물량 소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기사, 순수한 전세가 너무나 희귀해지고 반전세와 월세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기사, 사상처음으로 수도권 전세가율이 지방을 앞질렀다는 기사가 그것이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증가하면서 분양가에서 47%가량을 할인하는 단지까지 등장했다. 분양가에서 47%가량을 할인하는 수도권 소재 아파트 단지가 등장했는데. 지난해 11월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월(3만 2,221가구) 대비 54.3% 증가한 4만 9,724가구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미분양(2만 6,578가구)도 전월보다 무려 70.6% 늘어나면서 파격 할인 분양에 나서는 아파트가 많아지는 것이다.("지금 아니면 못팔아"... 수도권 미분양 최대 반값 떨이 - 서울경제 1월 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전ㆍ월세 거래량 가운데 순수 전세를 제외한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거래는 총 5만8128건으로 32.9%였다. 전년도의 월세 비중(24.2%)에 비해 8.7%포인트 높다. 이에비해 전세 거래량은 2014년(13만6950건)에 비해 13.6% 감소했다. 월세화가 가속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치솟는 전세보증금을 감당하면서 전세살이를 유지하는 경우 또한 적지 않다. 급등한 전세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이들은 신도시 등지로 입지를 바꿔서라도 전세를 찾아나서고 있다. 오른 만큼의 보증금을 대기 위해 전세자금대출을 기웃거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에 전세자금대출 규모는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시중은행 창구를 통해 공급된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39조2000억원으로 2014년 말(35조1000억원) 대비 11.6%(4조1000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그 증가세는 꺾였다. 2013년 말 28조원에서 1년간 25.3%(7조1000억원) 늘어난 데 비하면 증가폭이 크게 감소했다. (순수전세 하늘에 별따기...반전세·월세로 갈아탔네 - 아시아 경제 1월 7일)

이른바 '미친 전셋값'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수도권 아파트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전세가율)이 지방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케이비(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 통계를 보면, 지난해 12월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가율은 74.7%를 기록해 5대 광역시의 72.8%, 기타 지방의 73.7%에 견줘 1%포인트 이상 높았다. 전세가율이 높다는 것은 아파트 매매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전세가격이 비싸다는 뜻인데, 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8년 이후 줄곧 광역시를 비롯한 지방의 전세가율은 수도권보다 높았다. 이는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이 광역시나 지방보다 워낙 높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수도권 전셋값 "해도 너무해 - 한겨레 1월 7일)

이 기사들이 지시하는 바는 명확하다. 박근혜표 집값 떠받히기 드라이브의 약발이 다했고(미분양물량 증가), 집값 떠받히기의 부작용(살인적인 전월세난의 심화)은 진행중이라는 것이 그것이다. 주택소유자와 건설사만 고려한 박근혜표 부동산 정책은 소득은 없이 너무나 큰 부담을 국민경제와 시민들에게 지우고 있다.

사정이 정말 심각한 것은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적 조건이 극도로 나쁘다는 사실이다. 중국발 경제위기는 연착륙이 소원일 정도로 녹녹치 않아 보이고(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중국에 가장 많이 수출을 하는 나라다), 미국발 금리인상은 이제 시작이고(미국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니 우리도 금리인상은 시간문제다), 이미 정점을 찍은 생산가능인구는 주택소비를 위축시킬 것이다. 정리하자면 경제성장률이 급락하는 중에 금리는 오르고 집을 살 인구는 줄어드는, 부동산 시장에는 악재만 가득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민경제를 조금이라도 염려했다면, 세계 경제에 대한 식견과 통찰이 터럭만큼이라도 있었다면 집값 떠받히기에 올인하는 과오를 저지르진 않았을 것이다. 무책임하고 무지한 정부를 선출한 댓가가 이리 크다.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다. 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 미디어오늘에도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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