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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한 마을에서 정부군 봉쇄로 4만 명이 죽어가고 있다

6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에서도 누구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내는 마다야 지역 주민들에게 우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군 등의 봉쇄로 극심한 기아에 시달리는 이 마을 주민들이 개와 고양이조차 없어서 먹지 못하는 인간 이하의 참혹한 삶을 살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들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이곳을 점령한 정부군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주민들의 이탈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물자 보급로를 차단하는 등 도시를 철저히 봉쇄했다.

기아에 시달리는 시리아 마다야 지역의 아이.

4만여 명의 주민은 식량이 떨어지자 거리의 개와 고양이를 모조리 잡아먹었다. 이마저 사라지자 이제는 풀과 나뭇잎을 뜯어다 죽을 끓여 먹으며 겨우 목숨을 부지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언론과 소셜미디어 등에 나도는 마을 주민들의 사진을 보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갈비뼈가 앙상한 모습이다.

갓 태어난 아이도 모유를 먹지 못해 큰 두 눈만 끔벅이며 쉰 소리로 운다는 목격담도 나오고 있다.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의사 모하마드 유세프는 매일 2∼3명이 배를 곯다가 죽어간다고 말했다.

의료진은 정부군 봉쇄 이후 최소 31명이 아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의료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지난해 10월 일회성으로 식량이 배급된 이후 이 지역에 대한 포위가 더욱 삼엄해지면서 2만여 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 단체가 지원하는 보건소에서만 지난달 1일 이후 23명이 굶주림으로 사망했다. 숨진 23명 중에는 1세 미만 영아 6명, 60세 이상 노인 5명이 각각 포함됐다.

브리스 드 르 빈뉴 MSF 사무국장은 "병원 조제실 선반이 텅텅 비고 굶주린 환자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며 "의료진은 중증 영양실조 아동을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약물 시럽을 먹이기까지 한다. 그것만이 당분과 에너지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마음대로 떠날 수조차 없다.

정부군과 헤즈볼라는 사람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마다야 주변에 지뢰를 잔뜩 묻어놨다.

마을을 탈출하려던 30명이 지뢰를 밟거나 저격수의 총에 맞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뉴 사무국장은 "마다야는 주민들이 갇혀 있는 창살 없는 감옥이나 다름없다"며 "들어올 수도 나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고 호소했다.

마다야 주민들은 결국 '식물인간'이 되어가고 있다.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하루 종일 집에 꼼짝 않고 머무르고, 플라스틱 집기를 태워 얻은 열기로 추위를 간신히 면한다.

결국 유엔이 이 '거대한 감옥'에 개입하기로 했다.

유엔은 이날 시리아 정부의 승인을 얻어 며칠 내로 마다야 등 민간인이 고통을 겪고 있는 3개 지역에 구호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트럭 20여 대가 들어와 구호품을 전달했지만 동이 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상황이 그때보다 더 악화됐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해결책이나 더 강력한 도움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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