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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는 흰긴수염고래 1300마리를 합친 것보다 더 큰 플라스틱 쓰레기가 떠다닌다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은 뱃속에 라이터와 병 뚜껑이 가득한 바닷새, 어업 장비에 걸린 해양 포유류, 젤리 같은 먹이를 닮은 떠다니는 비닐 봉지 등으로 자주 목격된다. 작년의 연구에서는 매년 육지에서 바다로 들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양이 8백만 톤 정도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이런 플라스틱의 종착지가 어디인지, 어떤 형태를 취하는지는 미스터리다. 쓰레기의 대부분은 병, 포장지, 빨대, 봉지 등의 일상 용품들이다. 그러나 먼 바다를 떠다니는 쓰레기의 대다수는 훨씬 작은 것들이다. 미세 플라스틱이라고 불리는, 새끼 손톱보다도 작은 부서진 조각들이다.

우리는 최근 발표한 연구에서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한 해에 바다로 들어가는 플라스틱의 1% 정도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였다. 93,000톤에서 236,000톤 사이로 추정되는 이 수치를 구하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다른 숫자를 사용하는 해양 순환 모델로 가능한 모든 측정 방법을 써서 부유하는 미세 플라스틱 양을 측정했다.

미세 플라스틱은 무엇인가

부유하는 미세 플라스틱의 양에 대한 새로운 추정치는 기존 수치보다 최고 37배 높다. 그 부피는 흰긴수염고래 1,300마리를 다 합친 것보다 더 크다.

추정치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는 자료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1970년대부터 플랑크톤 그물에 걸린 미세 플라스틱 양의 자료를 11,000건 이상 수집했다. 그리고 이 데이터는 채집 조건의 차이를 반영하기 위해 표준화했다.

예를 들어, 트롤선이 강한 바람이 불 때 항해하면 바다가 잔잔할 때보다 미세 플라스틱을 덜 수집한다고 알려져 있다. 바다 표면에 부는 바람이 난류를 일으켜 미세 플라스틱들을 수십 미터 깊이로 내려 보내, 표면을 훑는 트롤 그물에 걸리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통계 모델은 그런 차이를 반영했다.

전세계 바다에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 양을 입자 수(왼쪽)와 부피(오른쪽)으로 계산한 세 가지 모델의 지도. 붉은색이 양이 많다는 뜻이고 푸른색이 양이 적다는 뜻이다.

우리 추정치가 광범위한 것은(93,000톤에서 236,000톤 사이) 바다에서 아직 표본 수집이 되지 않은 지역이 아주 넓기 때문이다.

부유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은 나선형 아열대 해류에서 일어나는데, 표면의 해류가 모여들어 해양학적인 막다른 골목이 생기는 곳이다.

이렇게 미세 플라스틱이 모인 이른바 ‘쓰레기 지대’에 대한 북대서양과 북태평양의 자료는 잘 기록되어 있다. 우리의 분석은 표본이 부족한 곳들의 추가 자료도 포함하고 있어서, 이제까지 조사된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 양에 대한 조사 중 가장 종합적이다.

그러나 남반구의 바다와 아열대 나선형 해류를 제외한 곳의 연구는 거의 이루어진 바가 없다. 해양학적 모델의 작은 차이가 기타 지역의 미세 플라스틱 양 추정에 엄청난 차이를 낳는다. 우리의 연구는 미세 플라스틱 양 추정을 정확히 하기 위해 어느 지역의 해양 조사가 필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다른 쓰레기는?

플랑크톤 그물에 걸린 부유하는 미세 플라스틱은 바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가장 수량화가 잘 된 종류의 쓰레기다. 수십 년 전 플랑크톤을 채집하고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세 플라스틱은 현재 바다에 있는 전체 플라스틱 중 일부에 불과하다.

북태평양 아열대 나선형 해류에서 로버트 C. 시먼스 호가 플랑크톤 저인망으로 채취한 미세 플라스틱들

‘플라스틱’은 밀도 등의 물성이 서로 다른, 여러 가지 합성고분자 물질을 통칭하는 말이다. 그래서 PET 병(바닥에 합성수지 코드 1번이 찍혀 있는 투명한 플라스틱 음료수 병)처럼 흔한 플라스틱 소비재는 바닷물보다 밀도가 크기 때문에 바다에 들어가면 가라앉는다. 그러나 해안에서 가까운 얕은 바다의 해저 플라스틱 측정은 무척 어렵고, 평균 수심이 3.5km인 대양의 바닥은 말할 것도 없다.

매년 해양 환경에 들어가는 8백만 톤의 플라스틱 쓰레기 중 해변에 버려진 쓰레기는 얼마 만큼인지, 부서진 미세 플라스틱은 얼마 만큼인지 또한 알려져 있지 않다.

2014년 국제 연안 정화의 날에 하루 동안 전세계 해변에서 자원봉사자들은 5,500톤 이상의 쓰레기를 모았다. 담배 꽁초가 2백만 개가 넘었고, 음식 포장지, 음료수 병, 병 뚜껑, 빨대, 비닐 봉지가 엄청나게 많았다.

이런 큰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언젠가는 미세한 조각이 된다. 그래도 소비재, 부표, 어업 장비 등의 큰 쓰레기들이 태양에 노출되어 몇 밀리미터 단위의 조각으로 부서질 때까지 얼마나 걸리는지는 사실상 알려지 있지 않다.

플라스틱이 얼마나 작아져야 해양 미생물들에 의해 분해되는지, 혹은 해양 미생물들이 분해할 수 있기는 한지는 더욱 불명확하다. 미세한 입자들을 수집하고 플라스틱으로 식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다양한 플라스틱을 환경에 풍화시키는 연구실과 현장 실험을 통해 바다에 있는 다양한 플라스틱들의 운명을 밝힐 수 있을 것이다.

왜 중요한가

매년 방대한 양의 플라스틱이 바다에 들어간다는 걸 아는데, 그게 해변의 병뚜껑이든, 해저에서 잃어버린 바닷가재 덫이든, 해변에서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떠다니는 눈에 보일락 말락한 작은 입자든 그게 왜 중요한 걸까? 플라스틱 쓰레기가 그저 보기 좋지 않기만 한 문제였다면 상관이 없을지도 모른다.

플라스틱에 감겨 목에 심한 상처를 입은 바다사자. 뱅쿠버 아일랜드 동쪽에서 2014년에 목격되었다.

그러나 바다의 플라스틱은 광범위한 해양 포유류들을 위협하며, 그들의 위험은 마주치는 쓰레기의 양, 크기, 모양에 따라 정해진다.

종이 박스를 묶을 때 쓰는 플라스틱 밴드가 끊어지지 않은 채로 물에 떠다니고 있다면 호기심 많은 바다표범의 목에 낄 수 있는 심각한 위험 요인이다. 떠다니는 미세 플라스틱은 커다란 여과 섭식 고래들부터 현미경으로 봐야 할 정도로 작은 동물성 플랑크톤에 이르는 여러 동물들이 먹게 된다. 우리는 수백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 어디에 있는지를 알기 전까지는 해양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전부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공해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 결과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수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바다 표면에 흩어져 있는 수십만 톤의 지극히 작은 조각들을 전부 치울 수 없다는 것은 우리도 알고 있다. 우리는 수돗물을 끄고 이 쓰레기가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원천봉쇄하면 된다.

단기적으로는 효과적인 쓰레기 수집과 관리 시스템이 가장 필요한 곳에 설치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빠른 경제 성장에 따라 폐기물이 늘어나, 사회 기반 시설의 폐기물 관리 능력을 넘어선 곳들이다. 장기적으로는 제품의 기능과 수명에 따라 우리가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방식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용도가 끝난 플라스틱은 그냥 버리는 편리용품이 아닌, 모아서 재사용할 자원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re's Rage-Inducing New Data On The Amount Of Plastic In The Ocea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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