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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에도 수저론이? '금수저' 더불어민주당이 사는 법

요즘 유행하는 수저론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기득권 정당은 금수저입니다. '금'이 부모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세금으로부터 오는 '금수저'입니다. 최근 안철수 신당이 급하게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모아 원내교섭단체를 만들려고 하는데, 그것도 국고보조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한 것입니다. 금수저를 쪼개 먹겠다는 것입니다.

  • 하승수
  • 입력 2016.01.08 10:17
  • 수정 2017.01.08 14:12
ⓒgettyimagesbank

<녹색의 눈③> 정당에도 수저론이? '금수저' 더불어민주당이 사는 법

앞서 두 차례에 걸쳐서 새누리당의 회계자료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분석결과, 새누리당은 국민에 기생하는 정당임이 드러났습니다.

관련 블로그:보조금 74억 남겨먹고, 생수구입비까지 세금으로? - 새누리당 살림살이 분석>

그렇다면 원내 야당들은 어떨까요? 우선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전 명칭 : 새정치민주연합)은 새누리당 못지 않게 많은 국고보조금을 지급받습니다. 2014년에만 338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습니다. 새누리당보다 25억 정도를 적게 받은 수준입니다.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썼을까요?

그 보조금을 사용한 내역을 크게 분류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총 320억 정도를 썼습니다. 17억 정도는 남겨먹은 셈입니다. 새누리당이 74억 남겨먹은 것에 비해서는 적지만, 국가로부터 받은 보조금이 제대로 쓰이지 않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더불어민주당 2014년 보조금 집행내역>

새누리당과 비교했을 때에 차이점은 조직활동비를 좀더 많이 썼다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2014년도에 조직활동비를 75억 5백만원 쓴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124억 6천5백만원을 썼습니다.

조직활동비 내역을 살펴보면,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자들에게 많은 액수가 지원되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등 광역단체장 후보자들에게 지원된 액수만 뽑아보더라도 94억 7천만원에 달합니다.

이렇게 많은 돈을 지원받는 기득권 양당의 후보자들과 신생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자들이 경쟁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수직으로 세워진 운동장에서 경쟁하라는 셈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조직활동비 지출 내역 중 일부>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에 근무하는 당직자들의 인건비로 50억 2천 1백만원이 국민세금에서 지출되었습니다. 대략적으로 보면 중앙당 당직자들의 인건비는 평균 최소 월 400여만원 수준이고, 상여금은 별도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1월에 설상여금까지 받았을 때에는 평균 월650만원이 넘었습니다.

정당에게 주는 보조금 중에는 '여성정치발전비'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여성들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쓰라고 지급하는 보조금입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이든 더불어민주당이든 여성정치발전비를 사실상 인건비로 지출하는 행태는 동일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은 2014년 1월 한 달에만 '여성국 당직자 인건비 및 설 상여금' 명목으로 7천 6백만원을 지출했습니다. 새누리당도 여성정치발전비 중 다수 금액을 인건비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온갖 소소한 항목까지도 국민세금에서 끌어다 쓴다는 점에서, 새누리당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임대료, 신문구독료, 심지어 커피머신 이용료 및 원두구입비까지도 '사무실 설치.운영비'항목에서 끌어다 씁니다.

그렇다면 더불어민주당은 당비는 얼마나 될까요? 더불어민주당의 2014년 당비는 221억원이라고 되어 있습니다만, 공천을 받으려고 하는 후보자들로부터 여러 명목으로 받는 돈을 특별당비로 처리하기 때문에 금액이 뻥튀기된 것입니다. 예를 들면, 2014년 4월 16일에 특별당비 2억4천1백7십만원이 들어왔는데, 기초단체장 후보자들의 공천심사료 명목입니다. 그 외에 현역 국회의원들이나 당직자들이 내는 특별당비도 큰 몫을 차지합니다. 결국 일반 당원들이 내는 당비수입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들어온 당비라도 아껴서 인건비나 사무실 유지비로 쓰고, 국민세금인 보조금은 정책개발에 쓰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당비를 쓰는 것을 보면 방만합니다. 대표 등이 쓰는 법인카드 비용만 뽑아보니, 월평균 7천 4십만원 정도를 쓰는 걸로 나왔습니다.

결국 문제는 국민세금인 보조금을 원칙 없이 과다하게 지급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보조금을 과다하게 지급하다 보니 돈이 남아돌게 되고, 그 결과 당비로 들어온 돈도 방만하게 쓰게 됩니다. 전반적으로 기득권 정당들의 재정운영은 방만합니다. 이래서야 어떻게 시민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겠습니까?

제가 활동하는 녹색당은 원외정당이어서 국고보조금을 전혀 받지 못합니다. 그래서 순수하게 당비로만 빠듯하게 운영을 합니다. 그렇지만, 없는 돈을 쪼개서 정책개발을 하려고 온갖 노력을 다합니다. 그런데 기득권을 가진 정당들은 아까운 세금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수저론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기득권 정당은 금수저입니다. '금'이 부모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국민세금으로부터 오는 '금수저'입니다.

최근 안철수 신당이 급하게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모아 원내교섭단체를 만들려고 하는데, 그것도 국고보조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한 것입니다. 금수저를 쪼개 먹겠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삶은 팍팍하기 짝이 없는데, 세금에 기생하는 이 '금수저' 정당들을 어찌해야 할까요? 기득권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정치세력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또다른 원내야당인 정의당의 살림살이에 대해 살펴보고, 정당보조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을 제안하고자 합니다.

** 이 글에서 인용하는 자료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정보공개청구를 해서 받은 자료입니다. 100% 신뢰성이 보장되는 원자료이므로, 글의 내용에 공감한다면 마음대로 퍼가셔도 좋습니다.

** <녹색의 눈>은 시민운동과 풀뿌리운동을 거쳐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필자(하승수)가 서울의 종로구에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를 결심하면서, 그동안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 경험하고 조사한 것을 시민들과 공유하려는 기획입니다.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게 알아야만 우리 삶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대안도 보입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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