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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한국 서비스에 맞춰 살펴본 ‘Netflix and chill?'이야기

  • 강병진
  • 입력 2016.01.07 11:42
  • 수정 2016.01.07 11:43

그동안 넷플릭스를 써온 미국의 젊은세대들에게 ‘넷플릭스’는 곧 ‘라면’이었다. 우리에게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말이 있듯이, 미국에서는 ‘Netflix and chill?’(넷플릭스나 볼래?)라는 말이 있기 때문이다. ‘윅셔너리’에 따르면, 이 말은 아예 성교(Sexual intercourse)를 뜻하는 속어로 정의돼 있고, 다음과 같은 예문이 적혀있다.

“Hello, sweetheart, it's me. You want to come over tonight for some Netflix and chill?” (안녕, 자기야. 나야. 오늘밤에 넷플릭스나 보는 게 어때?)”

이렇다보니, ‘Netflix and chill’은 미국 젊은세대의 연애문화를 드러내는 하나의 상징적인 문구로 자리잡았다. (이 말이 어떻게 시작되고 유포되어 사용되었는 지의 역사는 이곳을 보면 알 수 있다.)

Netflix and chill을 브랜드화 시킨 콘돔도 나왔고..

Netflix and chill을 위한 메이크업을 알려주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도 있다.

그리고 ‘Netflix and chill’이란 말의 진짜 의미를 알려주는 온갖 패러디들이 있다.

"넷플릭스나 보면서 놀자고 했던 그 남자의 집에는 TV조차 없었다"

"넷플릭스나 보면서 논 지 20분 정도가 되면..."

상황이 이렇다보니, '넷플릭스'도 ‘Netflix and chill’을 이용한 마케팅을 하기도 했다. 아래 영상은 넷플릭스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더 스위치'(The Switch)의 조립 영상이다. 연인과 ‘Netflix and chill’을 하게 될 때, 이 버튼을 누르면 알아서 조명이 꺼지고, 미리 입력해놓은 음식이 주문되고, TV에서는 넷플릭스가 켜지는 식이다.

그런데 과연 한국에서도 'Netflix and chill’이 가능할까? 일단 정말 미국 드라마와 쇼프로그램을 좋아하는 사람을 상대로 하지 않는 이상에는 아직은 어려울 듯 보인다. 미국에서 'Netflix and chill’이 유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저렴한 가격에 무제한으로 재미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볼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재미있는'이다. 보고 싶었던 신작 영화나 드라마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어야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죽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1월 6일 시작된 넷플릭스의 한국 서비스는 아직 상대가 남자든, 여자든 굳이 '넷플릭스'나 보게 만들 만큼의 콘텐츠는 부족하다. 넷플릭스가 자체 제작한 '마르코폴로'와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등의 작품이 있지만,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도 미국 현지와 달리 한국에서는 그리 뜨겁지 않은 드라마다.

아직은 '넷플릭스나 볼래?'라는 말보다, '오늘 금요일인데 우리 집에 가서 밤 12시 40분에 하는 '응답하라 1988' 재방송이나 볼래?'라는 말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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