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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그저 항상 부르던 노래를 다시 부른다

2013년 2월 12일 화요일. 서울 사무실에 출근해서 소식을 들었다. 북한이 핵 실험을 했으며, 폭발력이 큰 소형 핵 장비라고 주장했다. 뉴스룸은 폭탄 위협에 대한 1면 기사를 준비하고 얼른 기사를 웹사이트에 올리는 작업을 하며 평소처럼 일했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동료들은 초밥과 불고기의 장단점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나는 무척 당황했다. 서울은 북한 국경에서 겨우 56킬로미터 거리다. 핵 미사일이나 전투기는 순식간에 올 수 있다.

  • Lara Pearce
  • 입력 2016.01.07 07:33
  • 수정 2017.01.06 14:12
ⓒ연합뉴스

2013년 2월 12일 화요일 오전 8시. 나는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려고 서울역을 걸어가고 있다. 나는 몇 주 전부터 서울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으며, 개인 공간에 대한 개념이 내가 어렸을 때 하던 '통조림 속 정어리 놀이'를 떠올리게 하는 사람들이 끝없이 밀려오는 것에 익숙해져 가고 있다.

언제나처럼 붐볐지만, 사람들의 움직임은 평소보다는 느렸다. 기차역 벽에 걸린 TV들 앞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사람들은 TV를 보며 불안한 목소리로 재잘거리고 어깨 너머를 돌아본다. 나는 TV 속 뉴스 앵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그 뉴스는 서울을 사로잡고 사람들을 안절부절 못하게 만든 게 분명했다.

출근하자 곧 소식을 듣게 된다. 북한이 핵 실험을 했으며, 폭발력이 큰 소형 핵 장비라고 주장했다. 핵 실험 장소 근처에서 진도 5.1의 지진이 감지되었다.

뉴스룸은 폭탄 위협에 대한 1면 기사를 준비하고 얼른 기사를 웹사이트에 올리는 작업을 하며 평소처럼 일했다. 점심 시간이 다가오자 동료들은 초밥과 불고기의 장단점에 대해 의논하기 시작했다. 나는 무척 당황했다. 서울은 북한 국경에서 겨우 56킬로미터 거리다. 핵 미사일이나 전투기는 순식간에 올 수 있다.

나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북한의 기행은 거의 매일 남한 신문 1면에 등장한다. 김정은은 '전면전'과 '무자비한 보복'을 이미 수없이 입에 올렸다. 어느 시점이 되면 사람들은 관심을 끄게 된다. 게다가 북한의 핵 무기의 규모에 대한 의심이 널리 퍼져 있다. 북한은 2013년 2월에 세 번째 핵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떨림과 북한 프로파간다 기구 외에는 그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2006년 핵 실험은 실패한 것으로 생각되며, 두 번째 시도는 3년 전이었다.

이 나라는 사람들에게 식량 공급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원시적인 장비를 갖춘 난방도 안 되는 병원 침대에서 환자들이 얼어죽는 나라 아닌가. 전기 조명 같은 기본적인 것조차 드문 것으로 보이는 나라다.

후에 나는 양국 군인들이 국경을 지키는 DMZ에 가보았다. 북한은 DMZ 앞에 마을을 만들어 놓았다. 200명의 행복하고 부유한 주민들이 사는 마을이라는 설정 같았다. 그러나 쌍안경으로 보니 마을의 거리에는 생명이 없어 보였다. 건물들은 창문에 유리가 없는 빈 껍데기였다. 자동 타이머가 있어 밤이 되면 불이 켜진다는 말을 들었다.

이것은 60년 이상 늑대가 나타났다고 외쳐 온 나라의 이야기다. 제일 먼저 듣지 않게 되는 나라는 가장 가까운 나라다.

북한의 이번 위협은 주로 미국을 겨냥한 것이다. 미국은 전세계 대부분과 마찬가지로 귀를 기울이고 있다.

북한의 폭탄 위협이 주는 공포와 취약함을 직접 경험해 본 나는 결코 북한의 이번 위협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말자고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상황을 바르게 보는 것은 중요하다.

핵이 없으면 외국이 급습해오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불량 국가에게 있어 원자력은 중요한 협상 카드이다. 그러나 이런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다. 북한이 정말로 핵을 사용하면 어떻게 될까?

일시적 승리를 거둘지는 모르나, 경제적으로 약하고 정치적으로 고립된 북한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자멸을 부를 수도 있다. 북한이 먼저 칼을 빼든다면, 서방의 연합군의 힘에 맞설 수 있으리라곤 볼 수 없다.

중국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이미 분명히 밝혔으며, 1월 6일의 실험을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이렇게 판세가 기울어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지원할 나라는 거의 없다.

내 남한 친구들의 회의론의 깊은 곳에는 이런 사실이 있는 거라고 나는 믿는다.

북한의 정치 엘리트들이 정말로 수소폭탄을 만드는데 성공했을 수도 있고, 사용할 계획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오스트레일리아의 핵 정책 및 군비 제한 전문가 크리스핀 로버는 의심하고 있다. "지진 데이터를 보면 폭발은 수소폭탄 실험에서 나오는 것보다는 현저히 약하다."

일종의 핵 실험이 있긴 했지만, 정말 수소폭탄이었지는 불확실하다는데 의견이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것 같다.

내가 확신하는 것이 한 가지 있다. 김정은과 그의 친구들이 수소 폭탄 제조 성공보다 더 즐길 것이 하나 있는데, 그건 그들이 만들어 낸 전세계적 대혼란이다.

너덜너덜한 경제, 억압된 사람들, 전세계의 웃음거리가 되는 국가가 통제하는 문화를 가진 북한이 저지를 수 있는 다른 일은 많지 않다.

그러는 동안에도 북한의 평범한 남녀와 어린이들은 계속해서 고통 받고 있다. 그게 가장 큰 비극이다.

허핑턴포스트AU의 North Korea Is Singing The Same Old Tune. It's Just Turned Up The Base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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