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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를 겪는 것에는 놀라운 혜택이 있다

  • 김도훈
  • 입력 2016.01.06 10:30
  • 수정 2016.01.06 20:17

프리다 칼로의 가장 유명한 자화상 중 하나는 병원 침대에 알몸으로 누워 피를 흘리는 모습이다. 칼로는 거미줄 같은 붉은 혈관으로 공중에 뜬 달팽이, 꽃, 뼈, 태아 등과 연결되어 있다. 1932년의 초현실주의 작품인 ‘헨리 포드 병원’은 칼로의 두 번째 유산을 예술적으로 옮긴 강렬한 작품이다.

칼로는 이 그림은 ‘고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일기에 적었다. 그녀는 여러 번의 유산과 어린 시절의 소아마비, 불운한 경험들을 아이콘과도 같은 자화상으로 표현했으며, 그녀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동기가 된 고통을 알아야 한다.

역경에서 태어난 예술이라는 현상은 유명한 예술가들의 삶에서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20년 동안 심리학자들은 외상 후 성장을 연구하고 있는데, 300건 이상의 과학 연구에서 이런 현상이 보인다.

외상 후 성장이라는 말은 1990년대에 심리학자 리차드 테데스키와 로렌스 캘훈이 다양한 종류의 트라우마와 힘든 일을 겪은 뒤 엄청난 변화를 경험한 사람들의 경우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었다. 트라우마를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 중 최고 70%가 긍정적인 심리적 성장을 경험했다고 그들의 연구는 밝혔다.

외상 후 성장은 여러 가지 형태를 취하며, 삶을 더 감사하게 여기게 되는 것,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는 것, 더 만족스러운 대인 관계, 더 풍요로운 영적 생활, 자기 자신보다 더 큰 존재와의 연결, 개인적 힘의 자각 등이 있다. 예를 들어 암 투병은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새로이 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임사 체험은 삶의 영적인 면을 깨닫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트라우마 경험은 흔히 감정 이입과 이타성을 증가시키며, 타인을 위한 행동을 하는 동기가 된다고 한다.

외상 이후의 삶

우리가 고통을 겪은 후, 원래 상태로 돌아올 뿐 아니라 삶이 깊이 더 개선되는 것은 어째서일까? 어떤 사람들은 트라우마로 무너져 버리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발전할까? 테데스키와 캘훈은 외상 후 성장은 어떤 형태이든 ‘아주 깊은 사람들에겐 개선의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테데스키와 캘훈은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연구자들이다. 그들은 이제까지 나온 모델 중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외상 후 성장 모델을 만들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세상에 대한 믿음과 가정들을 만들고 거기에 의존하는데, 외상 후 성장이 일어나려면 외상 사건이 이러한 믿음의 기반을 흔들어야 한다. 테데스키와 캘훈에 의하면 외상이 세계관, 믿음, 정체성을 지진처럼 흔든다고 한다. 사고와 믿음의 가장 근본적인 구조까지도 그 충격 때문에 산산조각이 난다. 우리는 평범한 지각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과 우리의 세계를 다시 쌓아올려야 한다. 더 심하게 흔들릴수록 예전의 자신과 가정을 더 많이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심리학적으로 엄청난 사건은 이해, 의사 결정, 의미있음을 이끌던 도식적 구조의 상당 부분을 심하게 흔들고 위협하거나 축소시킨다.” 그들의 설명이다.

외상 후의 개인이 경험하는 인지적 처리 과정과 재구조는 지진 후 도시를 재건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자아의 가장 근본적인 구조가 흔들리면 우리는 새로운 – 그리고 창의적일 수도 있는 – 기회를 추구하게 된다.

재건 과정은 이렇다. 심한 병이나 가족의 죽음 같은 외상 사건이 일어난 뒤, 개인들은 그 일을 강렬하게 처리한다. 일어났던 일을 계속해서 생각하고, 보통 강한 감정적 반응이 수반된다.

물론 외상에 대한 일반적인 반응은 슬픔, 비통, 분노, 불안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하며, 일반적으로 성장은 이러한 힘든 감정들에 뒤따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일어난다. 성장 과정은 지극히 불리한 상황에 적응하며 외상과 그에 따르는 부정적인 심리적 영향을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재건은 굉장히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내면 깊은 곳의 목표, 정체성, 추정에서 벗어나 새로운 목표, 계획, 의미를 만들어야 성장이 일어난다. 정말 힘들고 괴롭고 피곤한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삶으로 가는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외상을 겪고 살아남은 사람은 자신을 번창하는 사람으로 보기 시작하며, 새로운 힘과 지혜에 맞도록 스스로에 대한 정의를 수정한다. 자기 내면과 자신만의 삶의 길에 더 잘 맞고 진정하다고 느껴지는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바꿀 수도 있다.

창의적 성장

상실 뒤에 창의적으로 얻는 것이 있을 수도 있다. 물론 창의성에 있어 외상은 꼭 필요한 것도, 외상만 있으면 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은 꼭 알아두어야 한다. 어떤 형태이든 외상 경험은 비극적이며 심리적으로 큰 피해를 준다. 그 결과 어떤 창의적 성장이 뒤따랐다 해도 말이다. 이런 경험 뒤에는 얻는 것만큼 장기적으로 잃는 것도 생길 수 있다. 물론 잃기와 얻기, 고통과 성장은 함께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힘든 경험이 우리의 믿음과 우선 순위를 다시 생각해보게 만들기 때문에, 습관적인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도록 해주고 그에 따라 창의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마리 포거드는 말한다. 포거드는 맥클린 병원/하바드 의대의 심리학자이며, 외상 후 성장과 창의성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했다.

“우리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고, 새로운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힘든 일이 없었더라면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의문을 생각해보게 될 정도로 강력한 경험이다.” 포거드의 말이다.

창의성은 힘든 경험 이후의 대처 기제가 될 수도 있다. 힘든 경험으로 인해 세상에 대해 가졌던 기본적인 가정을 다시 생각해보고, 더 창의적으로 사고하게 될 수도 있다. 창의적인 활동에 시간을 쏟겠다는 새로운 동기 부여(혹은 기존 동기의 강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창의적인 작업에 원래 강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라면 창조를 삶을 새로 건설하는 주된 방법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Surprising Benefit Of Going Through Hard Tim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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