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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가 오비완 케노비의 손녀인 이유

  • Ben Ostrower
  • 입력 2016.01.05 12:52
  • 수정 2017.01.04 14:12
ⓒlucasfilm

경고: 스포일러가 잔뜩 들어 있다. 하지만 개봉한지 벌써 며칠인데, 당신이 아직 영화를 안 봤다면 스타워즈 분석 글은 왜 읽고 있는 건가?

레이는 누구인가?

나는 지난 주말에 다른 여러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새 스타워즈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누렸다. 주말 동안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두 번 보고 성인의 삶과 책임에서 벗어나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쁨을 남동생과 함께 즐겼다.

다른 많은 이들처럼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문제들의 답을 찾는데 어린 시절의 상당 부분을 보냈다. 레아 공주는 제다이가 될까? 레아 공주와 한 솔로가 자식을 낳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아이들은 제다이가 되나? 오비 완은 30년 동안 숨어서 뭘하고 지낼까? 이런 것들이었다. 짜릿한 미스터리가 끝도 없이 많았다.

스타워즈가 더욱 특별하고 우리의 공상에 풍부한 재료를 제공했던 것은 이런 답이 없는 질문들과 열린 내러티브, 오해의 여지, 깜짝 놀랄 반전의 가능성("루크, 나는 너의 아버지다.")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때 기말 숙제에 오리지널 3부작 비유를 넣기까지 했다.

내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깨어난 포스'에는 우리가 사랑하는 은하계에 대한 새로운 질문도 잔뜩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레이의 가족이 누구인가 하는 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아마 벌써 영화를 봤을 테니, 그게 왜 중요한지는 설명하지 않겠다. 스타워즈 전체에서 부모가 누구인지의 문제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건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혈통 테마와 신에 가까운 힘의 전승이 이 시리즈를 현대의 신화로 격상시키지 않는가......

처음, 그리고 두 번째로 영화를 봤을 때는 나는 레이가 루크 스카이워커의 딸이라고 확신했다. 모든 증거가 그걸 암시한다(광선검을 물려 받은 것, 마즈 카나타의 아리송한 통찰, 루크와 나오는 마지막 장면 등이다). 스타워즈 자체가 스카이워커 가문의 죄와 구원에 대한 이야기 아니었던가?

그러나 그렇게 결론 내리기는 너무 이르다. 며칠 동안 심사숙고해 본 결과 나는 그게 다 오해였다고 믿게 되었다. 새로운 3부작에서 가장 큰 비밀을 그렇게 드러낸다는 건 너무 쉬운 내러티브다. 이 글에서 나는 레이가 사실은 오비 완 케노비의 손녀라는 논리정연한 주장을 펼치려 한다. '깨어난 포스'에 숨은 단서들 때문이기도 하고, 레이가 오비 완 케노비의 손녀인 것이 9편의 스타워즈의 더 만족스러운 감정적 결론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비판을 받는 프리퀄들을 포함한 초기작들에 진한 감동을 부여한다.

먼저, 단서들을 보자.

억양

전체 시리즈에서 영국 억양을 쓰는 '착한 캐릭터'는 오비 완과 레이 뿐이다(C3PO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다른 영국 배우들(존 보예가, 리암 니슨 등)은 미국 억양을 쓰므로 이건 우연이 아니다.

제다이 정신 조종

레이가 스톰트루퍼(007)에게 감방 문을 열고 무기를 떨어드리게 하는 장면은 오비 완이 오리지널 3부작과 프리퀄에서 제다이 정신 조종을 하는 장면을 강하게 연상시킨다. 오비 완의 주특기 중 하나다. 이건 당신이 찾는 플롯 반전이 아니다.

스타킬러 베이스 돌아다니기

레이가 벽을 따라 걷고 퍼스트 오더의 스타킬러 기지를 몰래 돌아다니는 장면은 오비 완이 '새로운 희망'에서 데스 스타를 돌아다니며 트랙터 빔을 못 쓰게 만드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에피소드 4에 대한 얄팍한 오마쥬일까, 세 번째 3부작의 주인공에 대한 단서일까?

"벤 솔로"

'깨어난 포스'에서 오비 완에 대한 언급은 카일로 렌의 실제 이름이 벤이라는 것을 밝힐 때 한 번 나올 뿐이다. 이 극적인 장면은 두 가지 주요 사실을 강조한다. 1) 스타워즈 전체에서 '올드 벤' 케노비의 중요성을 상기시키고 2) 오비 완에 대한 언급이 그때까지 전혀 없다는 특이한 사실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희망'의 주요 캐릭터 중 과거의 모습이 등장하거나 플롯에서 중요하게 등장하지 않는 유일한 인물이 오비 완 케노비이다(우리는 그렇게 생각한다). 제작자들이 새 3부작에서 오비 완이 나중에 드러나는 것을 미리 추측하지 못하게 하려고 교묘하게 일부러 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단서는 그 밖에도 더 있다. 여기를 보라.

_ 레이와 오비 완(프리퀄에서의)의 비슷한 코스튬

_ 이완 맥그리거와 알렉 기네스의 목소리가 마즈의 지하실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광선검 플래시백 장면에서 나옴

_ 마지막으로, J. J. 에이브럼스는 레이의 외로움이 레이의 출신에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오비 완이 에피소드 3과 4 사이에서 외로운 은둔자였다는 것을 연상시킨다. 레이가 요다의 손녀라면 이걸 설명할 수 있지만, 아마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건 다 기본적인 단서들이고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지만, 생각해 보기엔 충분한 재료들이다......

그러나 '레이 케노비 이론'의 더 깊은 뿌리는 스타워즈는 언제나 어떤 내러티브의 대칭을 가지고 있다는 컨셉트에 있다. 선과 악, 빛과 어둠, 작음과 큼, 신앙과 기술 등이다. 캐릭터들은 '포스에 균형을 잡는다'는 말도 한다. 스타워즈의 우주에는 이런 패턴이 넘쳐나고, 크고 작은 방식으로 계속해서 등장한다. '깨어난 포스'가 초기 내러티브 패턴을 너무 그대로 반영한다고 비판한 사람들도 많았다. 그 비판은 공정하지만, 우리에게 이해와 오해를 주려고, 그리고 우리의 가정과 기대를 가지고 놀려고 의도적으로 만든 내러티브이다.

그렇지만 왜 레이가 오비 완의 손녀인 것이 그럴듯한지, 이야기 완성에 더 훌륭한지 밝히는 더 흥미로운 이유들도 있다.

광선검의 상징

영화를 보면 레이가 루크의 푸른 광선검을 물려받는 것이 스카이워커 가문 내의 세대 교체를 암시하는 것 같지만, 처음으로 그 광선검을 루크에게 준 게 누구인지 잊어서는 안 된다. 그건 오비 완이었다. 이 광선검은 에피소드 3과 4 사이 약 2~30년 동안 오비 완이 가지고 있다가, 에피소드 7에서 마즈 카나타의 성 술집에 있던 것과 비슷한 나무 상자에 넣어 루크에게 전달한다(이것도 또 하나의 단서다). 오비 완은 루크에게 광선검을 주며 포스를 익히라고 격려한다. 포스가 이 이야기 전체를 끌고 간다. 에피소드 4에 나오는 이 중요한 장면은(어쩌면 7편 전체를 통틀어 가장 중요할지도 모른다) 오비 완이 루크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오해하게 만드는 것도 담겨 있다. 이 내러티브 트릭이 '깨어난 포스'에서 반복된다.

그렇지만 레이가 루크에게 그의 광선검을 전달하는 에피소드 7의 마지막 장면이 케노비와 스카이워커가 다시 만나서, 무기를 건네며 다시 함께 싸우자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나 감동적인가 생각해 보라. 물론 광선검의 짐은 레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젠 레이가 져야 한다는 걸 우리 모두 알지만......

멘터의 역전

이제 에피소드 8에서 루크가 레이를 제다이 방식으로 수련시킬 거라는 건 무리한 추측은 아닐 것이다. 만약 레이가 케노비라면(이제 당신도 내 말에 설득 당했다는 걸 인정하라) 이것은 멘터의 역할이 역전되는 깊고 감동적인 상황이다. 케노비가 스카이워커를 훈련시켰다가, 이제는 스카이워커가 케노비를 훈련시킨다. 내러티브의 대칭이다.

케노비 vs. 스카이워커 결투의 평행

에피소드 3과 4에는 오비 완과 아나킨/다스베이더의 운명적인 결투가 나온다. 스카이워커들끼리의 결투도 있지만(에피소드 5와 6), 나는 에피소드 끝에 나오는 레이와 카일로 렌의 결투가 사촌이나 남매가 아니라 할아버지들의 싸움을 다시 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되면 더욱 드라마틱한 결투일 거라 생각한다.

오비 완 캐릭터의 깊이

'레이 케노비 이론'은 이런 질문을 낳는다. 오비 완은 누구와 아이를 가졌을까? 언제? 승려들처럼 제다이는 애정을 거부해야 하는 것 아닌가? 첫 영화 6편들에서 오비 완의 역할은 아주 중요하지만, 우리는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놀랄 정도로 적고, 무엇이 그를 움직이게 하는지도 잘 모른다. (I, II, III에서 다루지 않은) 금지된 사랑에 대한 배경 이야기가 등장한다면 그의 캐릭터를 엄청나게 깊고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다른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다. 오비 완이 타투인에서 마침내 루크를 만나기 전, 2~30년 동안 숨어서 뭘 하고 지냈던 것일까? 어쩌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외로운 은둔자는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시리즈의 반전

레이가 새로운 3부작의 주인공일 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포스의 균형'을 가져오는 캐릭터라고 가정했을 때, (영화는 우리가 레이가 루크의 딸이라고 믿길 바라지만) 레이가 스카이워커가 아니라 케노비라고 밝혀진다면 전체 9부작을 아우르는 반전이 될 수 있다.

프리퀄에서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선택 받은 자', 즉 포스의 균형을 가져올 제다이라는 말이 여러 번 나왔다. 그것은 거짓이었을 뿐 아니라, 에피소드 7에서는 루크 역시 은하계의 평화를 가져다 주려고 시도했으나 무참히 실패했다는 걸 알게 된다. 루크는 벤 솔로(스카이워커 가문의 후예)를 제다이로 훈련시키지만 그 결과는 끔찍했고 벤은 다크 사이드로 넘어간다.

여러 모로 볼 때 스카이워커 가문은 상당히 오합지졸들이다. 강력하지만 감정적이고, 심통을 부리고, 악의 꾀임에 쉽게 넘어간다. 초기 에피소드들에서 진정 고결하고 숭고하며 순수한 것은 벤 케노비였다. 그가 우리의 진짜 영웅이다. 그는 타락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희망'의 끝에서 루크에게 포스에 대한 믿음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를 희생하고, 그래서 결국 루크와 은하계를 구한다.

그렇다면 이 시리즈의 진정한 영웅이 케노비(레이)가 되는 것이 더 완결적인 내러티브 아닐까? 새로운 3부작 후반에서 다른 갈등하는 스카이워커(벤 솔로/카일로 렌)의 영혼을 구하면서 말이다. 9편의 시리즈가 사실은 스카이워커 가문이 아닌 케노비 가문의 이야기라는 게 밝혀지면 정말 만족스럽지 않을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에피소드 5에서 루크가 훈련을 갑작스레 그만두자 포스 유령 오비 완이 "저 아이가 우리의 마지막 희망인데."라고 슬퍼하자 요다가 "아닐세... 다른 아이가 있어..." 라고 하는 장면이다.

본래는 레아를 가리키는 말이었지만, 그 '다른 아이'가 케노비라면 얼마나 드라마틱할까? 우린 에피소드 7에서 레아가 제다이가 되지 않는다는 걸 꽤 빨리 알게 되었다. 만약 레이가 케노비고, 에피소드 9가 끝날 때 레이가 '포스에 균형을' 가져온다면, 모든 예전 영화들이 새로운 의미를 갖는다. 에피소드 5와 6의 오비 완의 포스 고스트 역시 그저 편리한 이야기 해설이 아닌 훨씬 더 영적인 목적을 갖는다. 만약 레이가 케노비라는 게 밝혀지만, 시리즈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뀐다.

물론 '레이 케노비 이론'은 굉장히 덕후스러운 이론에 불과하고 틀릴 수도 있지만, 내 의견으로는 이 이론은 무시해 버리기엔 너무나 훌륭하다. 만약 에피소드 7의 내러티브 패턴(원래 3부작에서 빌려 온 추억의 방식)이 다음 영화들에도 적용된다면, 나는 에피소드 8에서 이 사실이 밝혀지리라 추측하고(바라고) 있다. 사람들이 앞으로 며칠, 몇 주, 몇 년 동안이나 이야기하게 될 큰 반전이니까.

허핑턴포스트US의 Why Rey Is Obi Wan Kenobi's Granddaughte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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