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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병 환자, 의공학도 되다

"저와 비슷한 처지의 친구들이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않고 이를 극복하는 사례를 만들어 나갔으면 합니다."

경희대 수시 모집에 합격해 내년부터 생체의공학과 학생으로 대학 생활을 시작하게 된 충북고 3학년 손동연(19)군은 3일 대학 합격의 기쁨을 이렇게 표현했다.

손군은 희소성 난치병인 크론병을 앓고 있다.

자가면역질환이자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크론병의 증상이 손군에게 나타난 것은 그가 중학교 3학년을 마칠 때쯤이었다.

몸에 종양이 계속 생겨 고등학교 1학년 때만 네차례 수술을 해야 했던 손군은 2학년에 진학해서야 자신에게 크론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손군은 "수술을 받는 바람에 기숙사 생활을 하다가 집으로 돌아와 학교에 다녀야 했다"며 "면역 억제제와 염증 억제제 등 약도 꾸준히 챙겨 먹어야 하고 식이도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문과로 진학해 경영학을 공부하는 꿈을 품었던 그는 자신의 병을 좀 더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이과로 진로를 정했다.

손군은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면역력에 관한 다양한 책을 읽고 교내 영어신문에 크론병을 주제로 한 기사를 쓰는 등 '자신에 대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프면 될 것도 안 된다는 생각에 운동을 꾸준히 하는 등 건강관리도 신경을 많이 썼다.

손군은 "크론병 치료에 활용되는 줄기세포를 바이오 3D 프린터 등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관심이 생겼다"며 "3D 프린터와 관련한 동영상 등을 많이 찾아봤는데 경희대 생체의공학과가 그런 연구를 하는 과라는 것을 알고 지원했다"고 말했다.

생체의공학과의 최성용 교수에게 직접 다양한 질문을 이메일로 보내 경희대에도 3D 프린터가 있고, 줄기세포 관련 연구도 연구실에서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질병 치료에서 의료기기가 사람의 손보다 더 정밀할 수 있고 의사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된다고 들었다"며 "이과에서 공부하다 보니 사물인터넷 등에도 관심이 생겨서 인터넷을 통해 의료기기를 원거리 조종하는 기술도 연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손군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학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환자들을 돕는 것이다.

"자신의 병을 알고 잘 관리하면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건강 때문에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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