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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신년 단배식에서 '홍어'가 사라졌다

  • 허완
  • 입력 2016.01.01 12:30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의 1일 단배식에 홍어가 사라졌다.

내주부터 김한길 전 대표와 일부 김한길계 인사,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의 탈당이 본격화, 분당 국면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호남으로 대변되는 전통적 지지층을 상징하는 홍어가 야당 잔칫상에서 자취를 감춘 것은 이러한 당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런 가운데 신년을 맞아 실시된 일부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에서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더민주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도권 의원들의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여의도 당사에서 이날 열린 더민주 단배식 상에는 홍어가 올라오지 않았다. 해마다 흑산도 홍어를 두마리씩 당에 전달하던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이번에는 '공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88년 평화민주당 시절 당 총재였던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지역구 특산물인 홍어를 대변인실이나 기자실에 제공하면서 과거 야당에는 명절 때나 주요 행사 때마다 호남 연회음식의 상징인 홍어가 어김없이 상에 올려졌다.

그러나 2003년 분당 사태로 열린우리당이 창당된 이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탈지역주의 바람과 맞물려 홍어는 '호남당'의 상징으로 홀대받아 모습을 감췄고, 2008년 정세균 전 대표 시절 다시 잔칫상에 돌아온 뒤로 단배식 등에 빠지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오늘 단배식에 홍어가 없었던 것은 최근 당 상황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가 내주 탈당한 뒤 10일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준비위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0일 이전에 김한길계의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박 전 원내대표와 권 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의 집단탈당도 선거구 획정안이 직권상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8일 직후인 10일 전후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원내교섭단체(현역 의원 20명)을 구성하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류측에서는 추가 탈당 규모에 대해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날 공개된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더민주와 안철수신당이 경합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특히 수도권에서는 안철수신당이 더민주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되자 수도권 인사들 사이에서 비상이 걸렸다.

한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철수신당이 아직 형태도 갖추지 않았는데 이러한 흐름이 생각보다 빨리 나타난 걸 보면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한 것 같다"며 "분열 구도로는 필패가 될 수밖에 없다. 연대나 통합 외에는 답이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수도권 지역 의원은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당에 남을 것이냐 떠날 것이냐는 묻는다"며 "수도권에서는 친노 지지층과 호남 세력이 팽팽하기 때문에 어느 한 쪽만 선택해선 당선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제·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 후속 탈당 규모와 관련해 "김한길 전 대표가 탈당한다고 해도 따라갈 사람이 별로 없다고 본다"며 후속탈당의 파괴력을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어느 정도라도 견제세력으로서 역할을 하려면 결국 마지막에는 야권연대가 되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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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불어민주당 #김한길 #박지원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