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지구촌 새해맞이 축제, 테러에 초긴장

  • 원성윤
  • 입력 2015.12.31 16:35
  • 수정 2015.12.31 16:37
A soldier patrols at the Notre Dame cathedral in Paris, Wednesday, Dec. 30, 2015. France's defense minister has visited troops on duty ahead of unusually tense New Year's Eve celebrations in Paris after November attacks that left 130 dead and hundreds injured. (AP Photo/Michel Euler)
A soldier patrols at the Notre Dame cathedral in Paris, Wednesday, Dec. 30, 2015. France's defense minister has visited troops on duty ahead of unusually tense New Year's Eve celebrations in Paris after November attacks that left 130 dead and hundreds injured. (AP Photo/Michel Euler) ⓒASSOCIATED PRESS

테러 공포가 지구촌을 덮치면서 새해맞이를 준비하는 세계 각국에 경계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벨기에와 프랑스는 수도에서 열리는 새해맞이 행사를 전격 취소하거나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고, 미국 뉴욕 등 주요 도시는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보안 강화에 나섰다.

AP통신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벨기에 수도인 브뤼셀 시는 30일(이하 현지시간) 불꽃놀이를 포함한 2016년 신년 행사를 취소했다.

이반 마이어 브뤼셀 시장은 이날 프랑스어 방송인 RTBF와의 인터뷰에서 "국가위기센터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새해맞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브뤼셀에서는 새해가 다가오면서 민간인을 겨냥한 대규모 공격, 이른바 '소프트 타깃'(soft target) 테러 위협에 긴장감이 커졌다.

실제로 벨기에 사법당국은 전날 연말 연휴를 겨냥해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2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용의자들의 거처에서는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선동자료가 발견됐다.

벨기에는 지난달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프랑스 파리 연쇄테러 사건 용의자 4명의 거주지로 알려지면서 '테러의 온상'이라는 오명에 시달리고 있다.

테러의 상처가 채 가시지 않은 파리도 예년과 다른 새해를 맞는다.

파리 당국은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자정 개선문을 활용한 '비디오 불빛 쇼' 시간을 예년보다 줄이기로 했다. 군중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려고 불꽃놀이는 아예 취소했다.

프랑스 전역에는 경찰과 군인 등 6만 명이 투입돼 테러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다.

장 이브 르 드리앙 프랑스 국방장관은 "아프리카 말리, 차드와 프랑스령 가이아나 또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파견한 군인과 같은 수의 병력이 이제는 프랑스 국민의 안전을 위해 배치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런던의 랜드마크 빅벤 앞의 모습.

영국 런던경찰청은 이날 자정 '런던 아이' 인근에서 진행되는 새해맞이 불꽃놀이 축제 현장 등 시내 중심부에만 평소보다 증원된 무장경찰관을 포함해 3천명의 경찰을 대거 배치한다. 런던 전역에 걸쳐 이날 하루 기록적인 6천명의 경찰이 투입돼 테러 경계에 나선다.

특히 런던경찰청은 테러 공격에 대비해 무장경찰 2천명의 새해 휴가를 취소하고 현장에 투입한다고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새해맞이 축제에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런던시는 지하철을 새해 첫날 새벽까지 중단없이 운행한다.

최근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 빈 경찰이 새해 시작 전 '유럽 주요국의 수도 6∼7곳에서 폭탄 또는 총기 테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공개한 뒤 테러 공포감이 커진 상태다.

미국 또한 뉴욕과 워싱턴, 로스앤젤레스(LA) 등 3개 도시에 대한 테러 경고가 나오면서 긴장감이 최고조로 치솟았다.

CNN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하와이로 휴가를 떠나기 전 크리스마스와 새해 연휴에 이들 도시 3곳을 겨냥한 테러 경고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미국 뉴욕시는 1907년부터 109년 동안 이어진 신년맞이 거대 수정 공 낙하 행사가 열리는 31일 모두 6천명의 경찰을 행사장인 타임스퀘어 순찰에 동원하기로 하는 등 보안 태세를 강화했다.

LA는 올해로 126회째인 '로즈 퍼레이드'와 로즈볼 구장에서 펼쳐지는 풋볼 경기에 인파가 몰리는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으며, 라스베이거스 경찰도 올해 3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신년 맞이 불꽃놀이 등을 보러 올 것으로 보고 소지품 검사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테러 위협의 불똥은 아시아에도 튀었다. 특히 동남아 국가에서는 '이슬람국가'(IS) 등 극단주의 이슬람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 조직이 침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국의 경계수위가 높아졌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경찰들이 경계 근무를 서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1일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겨냥한 과격 이슬람주의자들의 테러 계획을 적발하고 용의자 10명을 체포한 뒤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지난 2002년 테러로 200여명이 숨진 관광지 발리에만 경찰 9천명이 배치됐으며 공항과 교회 등 나라 전체에 동원된 경찰과 군 병력은 15만명에 이른다.

태국은 지난 8월 폭탄 테러가 발생한 수도 방콕 도심 지역에 새해맞이 인파 수만명이 몰릴 것에 대비해 폭발물처리 전문반 등 경찰 5천여명을 배치한다.

방콕에서는 지난 8월 외국 관광객이 많이 드나드는 도심의 에라완 힌두사원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내외국인 20여명이 숨지고 130여명이 다쳤다.

중국 상하이는 매년 마지막 날 와이탄 지역에서 진행해온 신년맞이 행사를 취소하고 31일 저녁 이 지역 근처 지하철역도 폐쇄하기로 했다.

작년 송구영신 행사 때 36명이 압사한 참사가 일어난 데 더불어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행사장에서 테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녹아든 조치로 보인다.

IS가 이달 6일 선전용 웹사이트에 중국 내 무슬림을 상대로 테러를 선동하는 중국어 노래를 공개하자 중국 내에서는 테러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당국은 매년 성탄절과 연말에 반복되는 폭죽과 총기 관련 사고와 관련 민간인 5명, 군인과 경찰 1명씩을 체포하는 등 단속을 강화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21일 이후 총기 오발과 폭발 사고로 1명이 숨지고 185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밖에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삼바 100주년 등 굵직한 행사를 앞둔 브라질에서는 리우 인근 해안에만 200만명이 새해를 맞으러 몰려올 것으로 보고 해당 지역에 배치할 경찰을 지난해 1천600명보다 크게 늘렸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베이징 #벨기에 #국제 #테러위협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