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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술사 최현우가 보여준 '진정한 사과'

ⓒ클립서비스

“모처럼 온 가족 나들이가 헛고생으로 시간낭비가 되었음에도, 싸움 한번 없었고 고성도 없었다.”

마술사 최현우씨가 공연 시작을 앞두고 관객석 조명장치 고장으로 공연을 급작스레 취소한 가운데, 당시 현장에서 최씨와 공연관계자들이 관객들에게 보인 태도가 인터넷 등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3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아이디 ‘ㄴㄴ’를 쓰는 한 누리꾼은 ‘연극·뮤지컬 게시판’에 ‘돌발사고로 현장에서 공연 취소된 후, 로비에서 있었던 일 (최현우 매직컬)’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난 29일 최씨의 공연을 보러갔다는 글쓴이의 말을 종합하면, 당일 저녁 8시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한 공연장에서 ‘최현우의 매직컬 더 셜록’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공연 시작을 20여분 넘기도록 관객들은 공연장 안으로 입장조차 하지 못했다.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한 채 기다리던 관객들은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에 로비에 나타난 최씨는 “객석을 비추는 조명에 전력이 통하지 않아서 불가피하게 오늘 공연은 취소하게 됐다”며 “표값 100% 환불한 뒤 다음 공연에 초대하거나, 표값을 110% 환불해주겠다”고 관객들에게 알렸다. 그 뒤 최씨는 관객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거듭 사과하고 포토존에서 관객 한명 한명과 사진을 찍었다. 공연 관계자들도 관객에게 환불·보상 절차를 설명하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글쓴이는 “화가 나 소리 지르려 했던 몇몇 사람들의 목소리가 어느 순간 조용해졌다”며 상황을 이해한 관객들이 고객을 끄덕이며 공연장을 나섰다고 전했다. 그는 “한 아주머니가 ‘최씨가 제일 마음고생’이라며 격려하기도 했으며, 자세하고 솔직한 설명, 충분한 사과, 명료한 보상방법이 관객들의 불만을 잠재웠다”고도 말했다. 이 글은 31일 오후 3시께 35만회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공연 상황에 대해 최씨의 소속사 관계자는 “이번 일이 화제가 돼 의아했다”며 “우리의 잘못으로 공연이 취소됐으니 사과하고 환불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씨가 사과를 한 방식에 두고 한 누리꾼은 댓글에서 “모든 연극·뮤지컬 기획사들이 이 글을 보고 찔리는 게 있어야한다. 우리는 당신들의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이 아니다”라며 무책임한 공연 취소 관행을 질타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환불은 둘째 치고 사과 먼저 했다는 게 진짜 울컥한다”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국내·외 가수 등 유명인들이 이른바 ‘공연 취소를 대하는 자세’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자주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9월 미국 가수 ‘마룬5’가 공연 1시간 전에 공연을 취소한 뒤 ‘오늘 공연을 10일 목요일로 연기하게 돼 미안하다’는 말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겨 관객의 불만을 샀다. 지난 12일에는 가수 김연우가 “고음에 이상이 생겼다”며 ‘신이라 불리는 남자’ 공연을 취소한 후 눈물을 흘리며 관객에게 사과하고 일일이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등의 태도를 보여 화제가 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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