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금·주식보다 수익률이 높다? '레고 재테크'에 목숨 걸면 안 되는 이유

  • 허완
  • 입력 2015.12.28 11:55
  • 수정 2015.12.28 11:59
ⓒGettyimagesbank

레고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레테크'는 더 이상 낯선 단어가 아니다. 레테크 언급한 국내 언론의 기사는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네이버 검색 기준)

레테크는 과거에 판매됐던 레고 세트를 출시 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해 수익을 얻는 일종의 '투자행위'를 뜻한다. '레테크'가 금이나 주식보다 높은 투자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24일 영국 텔레그라프의 보도다.

최근 15년간 레고 세트를 사 두는 것이 금이나 주식을 사는 것보다 투자수익률이 더 높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분석했다.

24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인터넷판에 따르면 영국 런던 증권거래소(LSE)의 FTSE 100지수는 2000년 2월과 비슷한 수준이며, 배당을 감안하면 연평균 수익률이 4.1%였다.

텔레그래프는 또 만약 2000년 2월에 금을 사 뒀거나 저축 계좌에 넣어 뒀다면 연평균 수익률이 각각 9.6%, 2.8%였을 것이라고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자료를 인용해 분석했다.

그런데 완벽한 상태로 보관된 레고 세트의 가격은 같은 기간에 연평균 12% 올라 수익률에서 주식, 금, 저축 등 통상적인 다른 투자 수단을 압도했다. (연합뉴스 12월27일)

'카페 코너'

얼티밋 컬렉터스 밀레니엄 팰컨

이에 따르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레고 세트는 '카페 코너'다. 2007년 89.99파운드(약 15만5000원)에 판매됐는데 지금은 2096파운드(약 362만1000원)에 거래된다. 수익률이 무려 2229%다.

2007년 발매된 스타워즈 한정판 세트 '얼티밋 컬렉터스 밀레니엄 팰컨'은 342.48파운드(약 59만2000원)에 판매됐지만, 현재 중고시장 시세는 2712파운드(약 468만5000원)에 달한다.

레테크의 수익률이 이렇게까지 높아진 이유는 우선 크게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1. 키덜트족이 늘어났다 (시장이 커졌다)

레고가격이 천정부지로 뛰어 오른 이유는 뭘까. 한국에도 최근 3~4년 전부터 유년시절 문화를 그리워하는 어른, 이른바 키덜트(kid+adult)족이 생겨나기 시작했는데 이들의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머니투데이 2012년 3월7일)

2. 한 번 출시된 레고는 언젠가 단종된다

레고사는 어른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교한 모델을 속속 출시하면서 마니아층을 성인으로 확대하는 데 성공했고 단종 정책을 펴면서 "레고를 모아두면 가격이 오른다"는 입소문이 퍼졌다. 일단 단종이 되고 나면 온라인 레고커뮤니티나 중고거래카페, 해외구매대행 등을 통해서만 한정적으로 구할 수 있어 프리미엄 가치가 올라가게 된다. (파이낸셜뉴스 2013년 5월15일)

3. 사재기족도 늘어났다

레고코리아 관계자는 “단종 정책을 쓰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기 위해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존 상품 중에서 인기가 많은 제품은 중고 매매가 활발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재테크를 목적으로 사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게 레고 수집 동호인들의 얘기다. (한국경제 2013년 10월27일)

혹시 '레고 중고거래 시장'에 거품이 끼어있는 건 아닐까?

레고 중고거래 사이트 '브릭피커닷컴'의 매초로스키는 텔레그라프에 "레고 투자가 거품 상태는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다만 주의할 부분도 있다.

모든 투자가 그렇듯, 모든 투자의 수익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매초로스키는 지난 2월 BBC에 "(수익이 날 만한) 레고 세트를 정확히 골랐는지 여부, 적절한 투자 금액, 타이밍, 그리고 약간의 행운에 따라 수익이 결정된다"고 조언했다.

또 그는 "보장된 건 아무것도 없으며, 수익을 내려면 몇 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품을 보관할 넉넉한 공간이나 배송비(특히 해외직구의 경우) 등도 '투자 비용'에 고려해야 한다.

또 사업자 신고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 수익을 목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양의 레고 세트를 구입하거나 되파는 행위는 탈세에 해당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해 '루리웹'에는 도합 2000만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레고 폭스바겐 '캠퍼밴' 세트 대량 구매 인증샷이 올라와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이용자는 "국세청에 신고하고 왔습니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지하경제의 현장

투자회사 하그리브스 랜즈다운의 애널리스트 라이스 칼라프는 "레고의 투자수익률은 훌륭해보이지만, 수집 가치가 있는 제품들의 가치는 유행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취미로 몇 세트를 구입하는 건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얼마쯤은 돈을 벌 수 있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예를 들어) 은퇴에 대비한 주요 투자라면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에 더 집중하는 걸 권장합니다." (텔레그라프 12월24일)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사회 #레고 #키덜트 #레테크 #경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