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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간 감금당한 11세 소녀의 친할머니가 나타났다

  • 박세회
  • 입력 2015.12.28 09:31
  • 수정 2015.12.28 09:34

온라인 게임에 중독된 아버지로부터 2년간 집에 감금된 채 학대를 당하다가 탈출한 11살 초등학생의 친할머니가 최근 경찰서를 찾아 손녀를 직접 양육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섣불리 피해 아동에 대한 친권 문제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인 아버지 C씨.

28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아동학대 피해자 A(11)양의 친할머니인 B씨가 크리스마스 하루 전인 24일 학대 사건을 수사한 인천 연수경찰서를 찾았다.

A양이 집 세탁실에서 가스배관을 타고 혼자 탈출해 이번 사건이 알려진 이후 12일 만이다.

B씨는 A양의 큰아버지와 함께 경찰서를 방문해 "손녀를 만나보고 싶다"며 A양을 맡아 기르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당일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갑작스럽게 친인척이 나타나면 A양의 심리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해 면담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도 현재로서는 친할머니와 큰아버지가 A양의 사실상 유일한 혈육이지만 동시에 학대 가해자인 아버지 C(32)씨 쪽 가족이기 때문에 섣불리 A양을 인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누가 양육할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A양의 의사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까지도 A양의 어머니는 어떠한 연락도 없는 상태다.

경찰은 8년 전 C씨가 이혼할 당시 양육 의사가 없었던 A양의 모친을 섣불리 찾았다가 양육을 다시 거부할 경우 A양이 받게 될 상처를 우려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민감한 문제여서 A양의 어머니가 스스로 나타나지 않는 이상 경찰이 적극적으로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아이 생각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A양은 처벌 의사를 밝히며 다시는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검찰은 C씨를 기소할 시점에 '친권 상실'도 함께 청구할 예정이다. 법원이 C씨에 대해 친권상실 선고를 내리면 보통 생모(生母)가 단독 친권자가 된다.

그러나 친권 자동부활 금지제를 적용한 일명 '최진실법'에 따라 단독 친권자인 A양의 생모에게 친권을 행사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친족이나 제3자가 미성년후견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최근까지 인천 나사렛국제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A양은 지난주 인천의 한 종합병원으로 옮겼다.

A양은 이 병원 어린이병동에서 소아청소년과와 정신과 의사들로 구성된 특별진료팀의 집중 치료를 받으며 회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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