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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아베가 직접 방문해 사죄해야"

  • 허완
  • 입력 2015.12.26 11:54

오는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일본 위안부 문제 해결과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보도를 접한 피해 할머니들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을 직접 방문해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피해 할머니들은 또 강제동원을 인정하지 않는 진정성없는 사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46명의 할머니들이 의견을 모아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한다면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 집 거실에 둘러 앉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안신권 소장으로부터 일본 정부의 위안부 문제 해결 방안을 듣는 내내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긴급대책회의를 연 안 소장은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10억원 상당의 의료 복지 기금을 설립하고, 아베 신조 총리의 사과 메시지를 전달하기로 한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일본 정부는 1965년 한일 협정을 통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법적인 문제를 모두 해결한 것으로 보고 이제 인도적 책임을 지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옥선 할머니. ⓒ연합뉴스

강일출 할머니. ⓒ연합뉴스

하지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은 한 목소리로 아베 총리가 직접 나눔의 집을 방문해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옥선(89) 할머니는 "아베 총리가 나눔의 집으로 와 피해자들에게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며 "위안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책임자를 만나 얘기를 듣고 요구사항을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지 않는 한 사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일본은 한일 협정을 통해 보상이 끝났다고 하지만, 여기 있는 할머니들은 아무런 사죄나 보상을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옥선 할머니. ⓒ연합뉴스

유희남 할머니. (오른쪽 두 번째) ⓒ연합뉴스

강일출(88) 할머니도 "아베 총리가 직접 (나눔의 집을)방문해 엎드려 사죄해야 한다"며 "사과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보낸다는데, 한 두살 먹은 어린애를 달래는 듯 하는 일본의 정부의 태도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배상에 대해서는 모든 피해자들이 토론을 거쳐 결정할 문제인데, 일본 정부는 기금 조성이라는 말로 위안부 피해자들을 어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한 일본 대사관 앞 위안부 소녀상의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보였다.

유희남(88) 할머니는 "피해자들에게 사죄도 하기 전 소녀상 이전 얘기가 나오는게 말이 되느냐"며 "아베 총리의 사과 메시지 전달이 진정성 없어 보이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나눔의 집은 생존한 46명의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의견을 모아 단 한 명이라도 반대하면 일본의 사죄 및 배상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생존한 할머니 한분 한분 모두 피해자로, 사죄와 보상도 개인에게 각각 이뤄져야 한다"며 "10억 원의 기금 조성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했다고 볼 수 없을 뿐더러 아베 신조 총리의 편지 전달은 공식적인 사죄라고 할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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