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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총리, 11년 만에 '앙숙' 파키스탄을 방문하다

  • 허완
  • 입력 2015.12.26 10:51
In this photo released by Press Information Department, Pakistan's Prime Minister Nawaz Sharif, right, meets Indian counterpart Narendra Modi in Lahore, Pakistan, Friday, Dec. 25, 2015. Modi arrived in Pakistan on Friday, his first visit as prime minister to this Islamic nation that has been India's long-standing archrival in the region. (Press Information Department via AP)
In this photo released by Press Information Department, Pakistan's Prime Minister Nawaz Sharif, right, meets Indian counterpart Narendra Modi in Lahore, Pakistan, Friday, Dec. 25, 2015. Modi arrived in Pakistan on Friday, his first visit as prime minister to this Islamic nation that has been India's long-standing archrival in the region. (Press Information Department via AP) ⓒASSOCIATED PRESS

나렌드라 모디 인도총리가 25일 인도총리로서는 11년 만에 '앙숙'인 파키스탄을 방문해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1시간여 동안 회담했다.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 등을 놓고 세 차례 파키스탄과 전쟁을 치른 인도 총리가 파키스탄을 방문한 것은 2004년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 총리가 남아시아지역협력연합(SAARC) 회의 참석차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자즈 초우드리 파키스탄 외교 차관은 양국 정상의 회담이 끝난 후 취재진에 "양국의 포괄적 대화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초우드리 차관은 "양국 정상의 만남은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이뤄졌다"며 "모디 총리의 방문은 우호의 제스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국 대화는 계속될 것이고 양국 관계가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디 총리는 이날 오후 4시20분(파키스탄 시간) 아프가니스탄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파키스탄 라호르 공항에 내렸다.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라호르 공항에 직접 나와 모디 총리와 포옹하며 영접했다. 이후 두 정상은 함께 헬기에 옮겨타고 라호르 외곽 라이윈드에 있는 샤리프 총리의 사택으로 이동했다.

이날은 샤리프 총리의 생일이자 그의 손녀 결혼식이 열리는 날로 샤리프 총리의 사택에서는 잔치가 벌어지던 중이었다.

두 정상은 이곳에서 한 시간 이상 대화를 나눴으며 모디 총리는 다시 헬기를 타고 라호르 공항으로 와 오후 7시에 인도 뉴델리로 향했다.

샤리프 총리는 모디총리가 출국할 때도 함께 공항으로 와 배웅했다.

앞서 모디 총리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오후 귀국하는 길에 파키스탄 라호르에 들른다"면서 "샤리프 총리와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써 파키스탄 방문 계획을 공개했다.

모디 총리는 또 샤리프 총리의 생일을 맞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며 축하글도 트위터에 올렸다 .

이번 만남은 모디 총리가 이날 오전 샤리프 총리와 전화하던 중 갑자기 성사됐다고 인도 NDTV는 전했다.

양국 언론은 예고 없던 양국 정상의 회동 소식을 긴급뉴스로 보냈다.

인도 정치권은 여야에 따라 이번 회동에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모디 총리가 속한 인도국민당(BJP)은 "파키스탄과 관계 개선은 이 지역의 이익이 걸린 일"이라며 "양국뿐 아니라 이 지역의 평화를 위한 노력은 환영받을 일"이라고 논평했다.

수슈마 스와라지 외교장관은 "이게 정치인"이라며 "이웃과는 이런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25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에 반대하는 인도 시위대가 뉴델리에서 모디 총리의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AP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회의당(INC)은 "이번 결정은 터무니없고 우스꽝스럽다"면서 "모디 총리의 모험주의가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모디 총리가 이날 오전 아프간 의회에서 파키스탄을 테러의 온상으로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을 들어 이번 방문의 의미를 종잡을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실제로 모디 총리는 이날 아프간 의회 연설에서 "아프간이 성공하려면 국경을 넘어 테러리즘이 유입하지 않아야 한다"며 "테러 양성소와 은신처가 폐쇄되고 그들의 후원자가 손을 떼야 한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테러가 파키스탄에서 유입한 테러리스트 때문이라는 아프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한 것으로 파키스탄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모디 총리의 이번 방문과 양국 정상 회동은 두 나라가 본격적인 화해 움직임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이 유력하게 제시된다.

모디 총리는 지난해 5월 총리 취임식 때 샤리프 총리를 초청하면서 양국 관계 개선을 추진했다. 샤리프 총리도 이에 응해 뉴델리를 방문하면서 화해분위기가 조성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카슈미르 지역의 국지전이 계속되고 양국 국경수비대와 주민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최근까지 별다른 관계 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달 30일 유엔기후변화 총회 참석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한 모디 총리와 샤리프 총리가 총회장에서 별도 회동을 하면서 양국은 급격한 '해빙' 분위기를 보였다.

이달 6일 태국에서 양국 안보보좌관회의가 열렸으며 9일에는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교장관이 아프간 평화정착 지원 국제회의 참석차 파키스탄을 방문해 파키스탄과 카슈미르 문제를 포함해 경제·안보 문제 등 포괄적 주제에 관해 양자 회담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India's Modi makes surprise historic visit to Pakistan -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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