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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야가 포르노 배우인 것과 제임스 딘의 강간이 아무 상관 없는 이유(영상)

  • 박세회
  • 입력 2015.12.24 09:44
  • 수정 2024.03.22 15:05

지난 포르노 스타인 스토야는 지난 11월 트위터를 통해 전 남친이자 동료 배우인 제임스 딘이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 사건을 두고 복잡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포르노 배우니까 섹스를 좋아하는 거 아냐? 섹스를 좋아하면 강간이 아니잖아?"

"애인끼리 강간을 할 수 있어?"

뭐 이런 시선이다. 이런 편견에 대해서 허핑턴포스트 US의 여성 에디터들이 뭐가 문제인지 토론을 벌였다.

관련기사 : 포르노 배우 제임스 딘, 성폭행 혐의에 "충격 받았다"고 말하다

사회자: 포르노 스타인 스토야가 지난주에 언론을 달궜죠. 이전 남자친구이자 배우인 제임스 딘이 자기를 강간했다고 트위터에 올려서죠. ‘인터넷을 잠깐 켰는데 나를 강간한 남자가 페미니스트의 상징이라는 대우를 받고 있었다. 정말로 가관이다.’, ‘내가 싫다고 그만두라고 하는데도 제임스 딘은 나를 억누른 체 성폭행했다. 그 이후에는 사람들이 그를 언급할 때 그냥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미소를 지을 수가 없다.’ 스토야가 딘에 대해 폭로한 후 비슷한 성폭력을 그에게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8명 더 나타났습니다. 지난 화요일, 딘은 데일리 비스트를 통해 이렇게 말했죠. “강간에 대한 혐의는 터무니없다”. 이번 사건은 스토야 자신과 다른 성 피해자는 물론 모든 여자를 위해 성폭력에 대한 잘 못된 시각을 고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우선 킴벌리에게 질문하겠습니다. 딘에 대한 이런 이야기가 놀라웠나요?

킴벌리: 제임스 딘에 대해 잘 모르지만, 지금 같은 성폭행 문화에선 누가 강간범으로 지목되던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죠. 왜냐면 강간범이라고 남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죠. 강간범은 어느 직종이나, 인종, 모습으로 구분할 수 없어요. 그런 상황에서 제임스 딘이 강간범이라고 지목됐는데, 불행하게도 이렇게 성폭력이 난무하는 문화에선 이상할 게 없다는 생각입니다.

사회자: 세키야 씨, 이런 혐의를 받기 전에 딘은 오히려 진보적인 페미니스트로 알려졌었는데요. 그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세키야: 우린 남자들을 믿고자 하죠. 그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하는 의미에서요. 사실 빌 코스비에 대한 혐의를 사람들이 믿기 시작하기 전까지 대체 얼마나 많은 여자가 그를 믿어주려고 했는지 생각해보세요. 아직도 ‘정말로?’ 또는 ‘확실한 거야?’라고 묻는 사람들이 태반이죠. R. 켈리도 마찬가지예요. 끊임없이 거론됐지만, 사람들은 ‘그래도 아직은 명확지 않잖아’라는 태도를 보였죠. 그리고 바로 그런 태도가 피해자를 어렵게 하는데, 왜냐면 피해자를 먼저 걱정하는 게 아니라 ‘그 남자가 그렇게 안 했을 수도 있잖아. 믿어 보자’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 있기 때문입니다. 그게 무서운 부분이죠.

사회자: 맞아요. 그리고 이번 경우는 더 무서운 것이 혐의를 받은 사람보다 혐의를 제시한 사람에게 더 초점이 맞춰져 있고 그녀의 행동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거죠. 케이티, 당신은 그녀가 성인 영화 배우라는 사실이 이번 사건을 어떻게 더 복잡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나요?

케이티: 복잡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상황이 강간에 대한 혐의를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더 복잡하게 만들기는 하지만 사실 일반인들은 성이나 성 관련 직업에 대해 논의 하기에 이해가 모자랍니다. 합의를 한 섹스와 강간은 전혀 다른 거죠. 몇 가지 고려할 점 중에 우선 성 관련 직업에 종사하는, 특히 포르노 영화배우가 되면 무슨 이유에서건 섹스에 대해 ‘노’라고 말할 수 없다는 이상한 선입견이 있는 것 같아요. 당연히 말도 안 되는 소리죠. 아마 섹스를 범법적인 행동과 동일시하는 사람들의 편견에서 생긴 결과인 것 같아요. 군대에서도 마찬가지죠. 군대에서 강간, 성폭행이 문제인데 관련된 통계로 ‘훅업’(군대에서 비슷한 계급끼리 만나는 문화)을 거론하죠. 그런데 그건 사실 강간과는 전혀 상관없는 소재에요. 동급 군인 사이에 사귀는 것을 제한하는 규칙을 합의 없는 섹스 문제와 싸잡아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청교도적인(금욕주의적) 문화가 아직 우리 사회에 남아있기 때문일 겁니다.

사회자: 청교도적이라는 말, 잘하셨는데요. 밝은 옷을 입은 처녀 같은 여인이 강간을 당하는 것은 너무나 안 된 일이며 그녀는 ‘진짜’ 피해자로 인정되죠. 그러나 섹스를 즐기는 포르노 배우가 그런 직종을 선택했다면 섹스를 당연히 원할 것이고 성폭행을 당해도 싸다는 인식이 있죠. 그런 잠재적 편견이 이 상황에서도 작동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킴벌리?

킴벌리: 맞습니다. 그리고 우린 사회로서 여성들이 성폭행 체험을 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직업이 뭐든, 뭘 입고 있었든, 어디에 있었든 상관없이 피해자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믿어주고 지지해 주는 그런 문화 말이죠. 그리고 제임스 딘에 대한 이번 사건은 강간에 대한 또 다른 신화를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즉 강간은 강간이지 섹스가 아니라는 겁니다. 강간은 섹스에 대한 게 아닙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이성애자 포르노 배우인 제임스 딘은 엄청나게 많은 섹스를 합니다. 그러나 그가 이번에 한 건 강간이고, 강간은 섹스와 관련 없니 폭행, 가부장제, 여성혐오의 프레임으로 풀어야 하는 겁니다.

사회자: 포르노 업계에선 아직도 가부장제, 여성혐오 같은 테마가 지배적이지 않나요, 세키야? 성관계 직업이 여자에게 힘을 부여한다는 말들을 하지만 그 업계는 아직도 매우 가부장적이라는 게 현실 아닌가요?

세키야: 누가 카메라를, 누가 영화 제작을 맡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지죠. 일반 포르노와 페미니스트 포르노는 그래서 그 스타일이 매우 다릅니다. 일반 포르노에선 여자가 물건 취급당하는 경우가 더 많고 페미니스트 포르노와 달리 아무 권한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페미니스트 포르노에선 여자가 매우 큰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죠. 여자가 제임스 딘 같은 남자를 이끌고 여자가 주도권을 가졌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일반적인 포르노 문화가 의미하는 것, 그리고 그런 문화가 영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우린 고민해야 합니다. 포르노는 건강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해로울 수도 있습니다.

사회자: 제임스 딘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데 이미 몇 개의 스폰서를 잃었고 또 더 많은 혐의가 더해지고 있지요. 케이티, 이번 문제로 포르노 영화계가 어떤 타격을 받을 것 같습니까? 특히 제임스 딘처럼 인기 많은 배우가 진보적이고 페미니스트 적인 성향을 보인다고 해서 ‘이런 사람이 등장하는 것이 포르노라면 괜찮네’라고 생각하던 관객을 고려하면 말이죠.

케이티: 이 사태를 보는 두 가지 관점이 있습니다. ‘그런 옷을 입었으니까 강간을 당했지’라는 식으로 ‘포르노 업계에 발을 들여놨으니까 스토야가 당했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견해가 있습니다. 그리고 피해자를 탓하지 않는 대신 업계를 탓하는 추세도 있죠. 그런데 제임스 딘을 면피시키지 않으면서도 포르노 업계와 그 업계가 사회에 입히는 사회경제적, 성적, 인종적 파장 등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어떤 경우에도) 그의 행동을 비난할 수 있다는 거죠. 왜냐면 강간은 섹스를 이용은 하지만 섹스는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양쪽 반응 다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잘못이 아니었더라도 그런 업계에 발을 들여놓지 말아야 했다는 주장과 시스템을 탓하는 주장 말이죠.

세키야: 사람들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무시하고 있죠. 대학 캠퍼스를 생각해 봅시다. 동의. 정확히 언제 섹스에 대한 동의가 성립되나요? 술 취한 상태에서 동의를 할 수 있나요? 섹스해도 괜찮겠냐고 물어봤나요? 그녀가 수긍했나요? 얼마 전에 ‘디프렌트 월드’라는 이전 연속극을 다시 봤는데 거기서 어느 야구 선수가 나와서 ‘여자가 ‘노’할 수 있게 해줘야 해. 원래 그런 거야. 그러다 더 밀어붙이면 돼.’라고 하는 장면이 있어요. 이런 게 ‘확실한 동의’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를 전달하는 문화고, 이건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포르노든 아니든 상관없이 그게 가장 큰 문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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