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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바이오 삼성'에 대한 5가지 숫자

ⓒ한겨레

지난 12월 21일, 인천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 기공식이 열렸다. 그동안 삼성이 바이오 산업에 관심을 갖고 있는다는 것은 알려졌지만, 벌써 제3공장이라니. 향후 2018년에는 '바이오 위탁산업(CMO)'에서 세계1위가 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왜 삼성은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선택했을까.

1. 바이오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의 2.2배의 시장이다

바이오의약 산업은 위험성이 대단히 높다. 충분한 임상시험을 거친다고 해도 만에하나 의약품으로 인한 부작용이 발생했을 경우 미칠 타격은 크다. 또 각 국의 상이한 승인을 받아야하는 등 까다롭기 그지 없다.

중앙일보매일경제는 다음과 같이 이유를 진단하고 있다.

바이오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2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삼성이 바이오의약품에 뛰어드는 이유는 이 시장이 가진 성장성 때문이다. 제약업계 시장전문 조사기관인 이밸류에이트 파르마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810억 달러이며 이 중 바이오는 1790억 달러(전체 제약시장의 23%)에 달한다. 바이오 분야만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825억 달러)의 2.2배 규모다. 2020년엔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78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일보, 12월2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CMO 시장 규모는 2012년 46억달러에서 2017년 72억달러로 연평균 9.4%에 이르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다. 오리지널 제약사들의 아웃소싱 트렌드에 따라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의약품 전체 시장은 1790억원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인 825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크다. 한 대당 3000만원짜리 중형 승용차 약 6000만대와 맞먹는 규모이기도 하다. (매일경제, 12월21일)

신약개발의 특허기간이 끝나면 바이오시밀러(복제약) 제작이 가능해지는 것도 이 시장이 매력적임을 증명한다.

같은 이유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을 만들어 내는 곳은 로슈, 머크 등 극소수 다국적 제약사 몇 곳에 불과하다. 대기업 계열 제약업체 관계자는 “바이오 신약 역시 특허가 끝나면 동일한 효과를 내는 복제약을 만들 수 있다. 2010년 이후 기존 바이오 신약들의 특허가 잇따라 만료되고 있는데 삼성에서 이 시장에 주목한 것이다. 바이오시밀러는 일반의약품과 달리 복제약 생산에도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장기간의 투자를 요하는 만큼 삼성 같은 기업이 강점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 12월22일)

2. 연간 총 생산량 36만리터, 세계 1위 규모

삼성이 이번에 세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제3공장'을 포함해 앞선 1,2공장까지 합하면 36만리터에 달한다. 세계 1위 규모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1일 기공식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 18만 리터의 제3공장 건설을 천명하며 글로벌 CMO 업계 지각변동이 시작되고 있다. 제1공장 3만 리터, 내년 1분기 가동 예정인 제2공장 15만 리터를 합치면 연간 총 생산량이 36만 리터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는 론자 26만 리터와 베링거인겔하임 24만 리터를 훌쩍 상회하는 수치다. 세계 최고다. 상업가동은 2018년 4분기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여기에 제4공장과 제5공장 증설도 가능성이 열려있다. (12월21일, 이코노믹리뷰)

3. 개발(삼성바이오에피스)과 생산(삼성바이오로직스)을 분리한 2트랙 전략

삼성의 바이오 산업을 이끌어갈 투트랙 회사는 바이오시밀러(복제약)를 개발하는 '삼성바이오에피스'와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생산(CMO)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로 구분된다. 이는 애플을 연상케한다. 애플이 아이폰의 설계를 담당하고 폰스콘이 생산을 맡고있는 것처럼, 의약품 개발은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맡고, 생산은 바이오로직스가 하는 형식이다.

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은 머니투데이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과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안정적인 CMO 사업을 영위하게 되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낮은 단가로 생산해 주어 자회사의 성장도 돕게 된다” (12월22일, 머니투데이)

4. 2018년, 삼성은 세계1위 바이오 위탁생산(CMO) 회사가 되길 원한다

삼성이 그리는 그림은 크다. 바로 생산을 담당하는 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노하우를 축적하고, 바이오에피스에서 복제약을 기술 개발을 통해 궁극적으로 신약개발까지 나아가겠다는 계획이라는 것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제3공장 건설이 끝나는 2018년 세계 1위의 바이오 CMO기업이 된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를 넘어 ‘바이오베터(bio-better)’ 개발에 나선 신약 회사로 변모한다. 바이오베터는 당뇨병 환자가 맞아야 하는 인슐린 주사를 하루 한 번이 아니라 일주일에 한 번만 맞아도 될 정도로 성능을 높인(better) 것으로 차세대 바이오 신약으로 꼽힌다. (중앙일보, 12월22일)

현재 에피스는 '브랜시스(에타너셉트, 오리지널 엔브렐)', '렌플렉시스(인플릭시맙, 레미케이드)' 국내 허가를 받았다. 또 '휴미라(아달리무맙)', '허셉틴', '아바스틴', '란투스(인슐린글라진)' 등도 개발 중이다. 같은 식구 에피스 바이오의약품 허가 수가 많아질수록 로직스는 손해볼 것이 없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 기회도 크게 늘 수 있어서다. 흔히 반도체와 제약산업은 다르다고 평가하지만 삼성이 CMO 사업 세계 1위를 자신하는 이유다. (메디칼타임스, 12월22일)

5. 삼성바이오로직스 '코스닥' 단순 시가총액만 10조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주관사를 골드만삭스로 정하고 나스닥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서 코스피나 코스닥 상장을 놓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추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단순 시가총액은 1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총의 20~30% 가량만 공모물량으로 내놔도 규모는 2조~3조 원에 달한다. 최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와 코스닥시장본부 모두 삼성바이오로직스 '모시기'에 나서는 등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더벨, 12월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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