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스타워즈는 흑인의 포스도 깨웠다

ⓒDisney/Lucasfilm

머나먼 우주를 묘사한 스타워즈의 첫 3부작을 6살의 나는 놀라워하면 봤다. 그러나 흑인으로 또 너드(공부벌레)로 자란다는 것은 영화의 인종적인 면을 직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전체적인 플롯에서 흑인들의 역할이 블랙홀만큼 큰 구멍처럼 느껴지지만, 3부작마다 아이코닉한 흑인 남성의 역할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MSNBC의 멜리사 해리스 페리는 '깨어난 포스'의 개봉을 앞두고 스타워즈가 인종차별적이라고 비난했다. 첫 3부작은 간단히 말해서 흑인 남성을 굴복시키는 백인우월주의 작품이라며, 그 예로 다스 베이더가 '백인의 손을 자르는' 엄청 나쁜 인간일 때는 흑인으로 묘사되지만 아들을 다시 인정하고 빛으로 돌아가는 순간에 '백인'으로 밝혀진다고 했다. 그러나 진짜 스타워즈 팬이나 블러드(blerd : Black Nerd 흑인 너드)라면 그녀의 논쟁이 근거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2번 째 3부작에 익살스러운 캐릭터로 출연한 자자 빙크스가 더 흑인을 비하했다고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 자자 빙크스는 이전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보이던 익살스런 흑인 배우들의 외계인 판이라고 칠 수 있다. 이미 에피소드 1,2,3에 등장한 빙크스를 지울 수는 없지만, 더 이상 등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이 안심이다. 이런 캐릭터가 짜증나는 수준을 넘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시리즈에서 없애버림으로써 스타워즈 기획사와 창작자는 팬과 팬 커뮤니티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러나 '제국의 역습'의 랜도 칼리시안을 시작으로, 흑인 남성들은 첫 3부작은 물론 프리퀼 3부작에서에서도 중추의 역할을 했다. 랜도는 흑인들이 70년 대 할리우드 영화에서 묘사될 때 흔히 그랬듯이 큰소리나 치는 약간의 사기꾼 같은 역할로 시작하지만, 3부작 마지막엔 한 솔로를 구출하면서 데스 스타의 파괴에 참여한다.

첫 3부작엔 다양한 외계인들이 넘쳤는데 랜도처럼 호감이 가는 배역이 포함되면서 유색인종 팬들의 연대감도 높였다. 랜도 역할이 때론 상징적인 정도에나 그치지 않나 하는 느낌도 들지만 그의 배역은 SF에 흑인의 정체를 성립하는 중요한 계기였다.

프리퀼에서는 누구나 우러러 볼 수 있는 유색인종 리더를 제시했다. 즉, 매이스 윈두 역할의 사무엘 L. 잭슨. 도덕적으로 의심되는 주역 아나킨 스카이워커에 대비해 잭슨의 배역은 멋진 영웅이자 이성의 목소리로 묘사된다. '깨어난 포스' 이전 스타워즈 영화에서 흑인 제다이는 잭슨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주의: 약간의 스포일러가 아래에 있다).

이번 영화에선 존 보예가가 이전 흑인 캐릭터들의 유산을 이어간다. 워싱턴 포스트의 마이클 캐브나는 이번 영화가 노예와 함께 도망치는 이야기가 줄거리인 마크 트웨인의 유명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 느낌이 난다고 했다.

스톰트로퍼 핀(보예가)는 악의 제국 퍼스트 오더(First Order)의 손아귀를 빠져 나오는데, 노예가 남부 플랜테이션에서 탈출하는 것과 흡사하다. 여기에 밀수업자 한 솔로와 추바카가 노예 폐지론자 같은 역할로 핀의 탈출을 돕는다. 또 핀과 여자 주인공 레이 사이의 인종 로맨스가 이번 이야기에 암시되어 있다. 퍼스트 오더와 리벨리온(저항군) 사이의 마지막 전투 장면에서는 미국 남북전쟁의 느낌이 얼마나 센지, 제작자/감독이 인종 이슈를 일부러 배경 삼았다는 것을 의심할 수 없을 정도다.

영화가 다양성 면에서 미약하다는 사실을 잘 아는 감독 J. J. 에이브럼스는 핀 역할을 일부러 흑인으로 캐스팅한 거다. 핀은 유색인종 관객이 정말로 필요로 한 그런 히로다. SF의 삶보다 더 위험한 현실을 살고 있는 유색인종들에겐 이런 캐스팅이 중요했다. 한 예로 보예가를 공격하는 인종차별적인 온라인 댓글이 남발하고 있으며 영화를 보예가 때문에 보이콧하겠다는 무리들도 있다.

"이해가 안 되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외계인이 이 영화에 출연합니다"라고 보예가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런데 그 많은 외계인을 무시하고 한 유색인종을 걸고 넘어지는 게요. 그런 사람은 학교에 돌아가서 이제까지 잘 못 배운 것을 다시 안 배우도록 해야 되요. 요다나 오비완이라면 그렇게 말했을 겁니다."

다행히도 보예가는 이전 영화에서처럼 겨우 상징적인 유색인종 인물이 아니다. 그리고 엑스트라나 미미한 역할이지만 그 말고도 배역을 맡은 흑인 배우가 이번 영화에는 훨씬 많다. 또 스타워즈를 통해서 우리 흑인들은 루피타 뇽 같은 유색인종 배우를 봤고 제임스 얼 존스의 목소리를 확실히 들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인종 문제가 광속의 속도로 진전하지 못하고 있다. 스타워즈 속편에선 더 다양한 인종이 출연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적어도 흑인 여배우 한 사람은 등장해야 한다.

아무튼 한 가지는 확실하다. 포스는 깨어났다.

허핑턴포스트US의 'The Force Awakens' Fuels 'Stars Wars' Powerful Legacy of Black Men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페이스북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트위터에서 허핑턴포스트 팔로우하기 |

허핑턴포스트에 문의하기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스타워즈 #존 보예가 #흑인 #인종 #영화 #할리우드 #문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