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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업무를 맡은 '서울시 공무원'이 직접 '택시기사'로 변신했다(사진)

서울시 공무원이 택시 민원 감축 등을 위한 해법을 찾아 직접 운전대를 잡고 현장 속으로 뛰어들어 눈길을 끈다.

20일 서울시에 따르면 양완수 택시물류과장은 18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4시까지 꽃담황토색 택시를 몰고 시민 승객들을 실어 날랐다.

승차거부와 불친절 등 택시 민원이 폭증하는 연말 금요일 밤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올해 1월 택시 업무를 맡은 양완수 과장이 택시 운전자로 변신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공무원들의 볼펜 행정'이라는 업계 반응에 자극을 받아 정밀검사와 필기시험, 16시간 신규교육 이수 등을 거쳐 6월에 택시운전자 자격을 취득했다.

처음 택시 운전석에 오른 것은 추석을 앞 둔 9월 22일과 24일이었다. 각각 오전과 오후 근무조로 하루 12시간씩 꼬박 운전을 했다.

10월30일에는 서울시가 매주 금요일 밤 강남역에서 운영하는 '택시 해피존' 상황을 보기 위해 다시 택시를 탔다.

'해피존'은 지정된 구역에서만 승객을 태울 수 있도록 하고 승차거부를 엄격히 단속하되 보조금을 주는 제도다.

양 과장은 "택시 운행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손님 봐야지, 버스 신경 써야지, 승하차시 오토바이 주의해야지 하다 보니 공무원이 되기 전에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것보다 더 힘든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인사불성 취객을 집까지 데려다 주고 고맙다는 문자를 받기도 했고, 남대문 시장에서 오래 옷가게를 해서 사람을 잘 본다는 승객이 택시 운전자 같지 않다고 해서 속으로 뜨끔한 일도 있었다.

그는 "길도 잘 모르는 초보 택시 운전자이지만 납입기준금(사납금)을 내고 남을 정도로 수입이 났고 시민들도 친절하게 대해줬다"고 전했다.

그는 처음에는 긴가민가하던 택시 업계에서도 인정을 하기 시작하면서 서울시의 민원 감축 정책에 호응하는 것을 현장체험의 큰 성과로 꼽았다.

서울시는 2018년까지 택시 민원 50%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내년에는 법인 경영·서비스 평가에서 민원 분야 배점을 높이고 우수 업체에는 재정보조 등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그는 "현장에서 보니 택시 서비스 개선을 위해 감차 이슈가 심각하고 운수 종사자들에 대한 대우가 좋은 회사에 소속된 운전자들의 서비스가 좋을 수밖에 없더라"며 "특히 심야에 운행하는 택시를 늘리는 방안을 고심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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