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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 혼용무도(昏庸無道)

ⓒ한겨레

'2015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혼용무도'(昏庸無道)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 후보 5개를 놓고 교수 88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결과다.

혼용무도(昏庸無道): 세상이 온통 어지럽고 무도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 뜻을 살펴보자.

교수신문에 따르면, 혼용(昏庸)은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과 '용군'(庸君이 합쳐진 말이며, 무도(無道)는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에서 유래했다.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혔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이승환 고려대 교수는 “연초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온 나라의 민심이 흉흉했으나 정부는 이를 통제하지 못하고 무능함을 보여줬다. 중반에는 여당 원내대표에 대한 청와대의 사퇴압력으로 삼권분립과 의회주의 원칙이 크게 훼손됐고, 후반기에 들어서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국력의 낭비가 초래됐다”며 정치지도자의 무능력을 신랄하게 꼬집었다.(교수신문 12월 20일)

'혼용무도' 외에도 '올해의 사자성어'에 오른 후보들 모두 한국 사회에 대한 우려 섞인 시선을 담고 있다.

사시이비(似是而非): 14.3% (겉은 옳은 것 같으나 속은 다르다)

갈택이어(竭澤而漁): 13.6% (연못의 물을 모두 퍼내 고기를 잡는다)

위여누란(危如累卵): 6.5% (달걀을 쌓은 것 같이 위태로운 형태다)

각주구검(刻舟求劍): 6.4% (판단력이 둔해 융통성이 없고 세상일에 어둡고 어리석다)

이 같은 교수들의 비판적인 시각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를 비롯해 한 해 동안 이어졌던 다양한 사건사고에 정부가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십상시 파동과 성완종 리스트, 해외 자원비리, 사자방 등 거듭된 의혹을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경제적으로는 TPP등 국제적인 경제외교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채 ‘뒷북외교’를 펼쳤고, 노동법 개정이나 열정페이 논란 등에 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자사고 폐지나 육아대란 등을 야기했다는 평가다.

특히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설문에 응답한 한 교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민주주의의 후퇴이며 모든 다양성의 후퇴다. 대통령은 국가를 사유화하고 여당은 이에 굴종하고 있다. 모든 국가조직과 사조직이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있다”며 개탄했다.(교수신문 12월 20일)

한편, 지난해에는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부른다는 뜻의 '지록위마'(指鹿爲馬)가 '201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를 가리는 설문조사를 해왔으며, 역대 사자성어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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