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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밥 딜런에 왜 이토록 집착할까?

  • 박세회
  • 입력 2015.12.18 12:47
  • 수정 2016.10.14 07:56

밥 딜런의 매력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이 이렇게까지 밥 딜런에 집착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작곡가 겸 가수였던 밥 딜런의 작품이 1970년 이후 생물의학 문헌에만 727번 언급됐다는 연구가 나왔다. 특히 1990년 이후엔 딜런의 노래와 앨범을 인용한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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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런의 노래 중에 가장 자주 인용된 작품은 당연히 ‘시간이 흐르네(The Times They are a-Changin’)’인데 137번 언급됐다. ‘바람에 날리다(Blowin’ in the Wlnd)’은 2등으로 36회였다고 BMJ 저널 크리스마스 판에 발표됐다.

727개 중의 213개는 ‘딜런의 작품 참조가 전혀 의심되지 않는 수준’이라고 하는데, 재미있고 또 엉뚱한 예가 많다. 한 사례로 2015년 ‘식물 과학 개척’ 저널에 실린 분극화 세포 이미징에 대한 연구 제목이 ‘꽃가루 문을 두드리다(Knockin’ on Pollen’s Door)’였는데 이는 딜런의 1973년 히트곡 ‘천국 문을 두드리다(Knockin’ on Heaven’s Door)’를 연상한 것이 틀림없다.

또 줄기세포와 뇌 발전에 대한 어느 2013년 연구의 제목은 딜런의 1965년 히트곡 ‘구르는 돌멩이처럼(Like a Rolling Stone)’을 모방한 ‘구르는 히스톤처럼(Like a Rolling Histone)’이었다.

이런 예는 끝이 없다. ‘식이 질산염 ? 느린 열차가 도착합니다’('A Slow Train Coming'은 딜런의 19번째 앨범), ‘선로에 남은 피: 단순한 운명의 장난?’('Blood On the Tracks'에 수록된 노래가 'Simple Twist of Fate), 그리고 ‘고향에 다시 돌아와요: 나는 어떻게 관계 분석가가 되었나?’('Bringing it all back home'은 딜런의 5번째 앨범) 등이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번 연구는 2014년 스웨덴 캐롤린스카 재단의 과학자들이 자기들끼리 내기 차원에서 딜런의 음악을 연구 논문에 삽입해 왔던 사건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딜런의 음악이 과학계에 얼마나 깊숙하게 침투해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팀은 그의 노래와 앨범 제목들을 논문 초록과 발췌문을 모은 '메드라인'(Medline)과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했다고 한다.

1990년대 후부터 딜런 인용구가 급속도로 늘어난 이유에 대해서 ‘젊고 과격했던 60년대 학생들이 그때쯤부터 의사나 과학자 또는 학회지의 편집자로 활동하게 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번 연구는 생물의료계에 대한 밥 딜런의 견해도 다뤘다. 80년대에 녹음된 ‘무너지면 안 돼(Don’t Fall Apart on me Tonight)’에서 딜런은 이렇게 노래한다.

"내가 의사였다면 좋았을 걸/ 사라진 생명을 구할 수 있었겠지/ 이 세상에서 좋은 일을 할 수도 있었는데/되돌아갈 수 없는 삶을 사는 대신 말이야."

생물의학계도 딜런을 존중하는지에 대해서 연구팀은 "수많은 인용구가 그 사실을 증명한다"라고 썼다. 우리 모두가 그렇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Scientists Are Weirdly Obsessed With Bob Dylan'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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