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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진화의 현장을 목격할 수 있는 생물 3가지

  • 박세회
  • 입력 2015.12.17 11:49
  • 수정 2015.12.17 11:59

생물학적 진화, 즉 유기체의 실제적 변화는 장시간이 걸리는 신비한 과정이며 그래서 한 인간의 생애에는 목격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사실일까? 혹시 진화를 우리가 직접 목격할 수 있다는 증거가 없는가?

진화 속도는 생물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고생물학자들은 고래가 육지 동물에서 바다 동물로 진화하는데 수백 만년이 걸렸다고 화석을 증거로 밝혀냈다.

그런데 인간 생애 내에 목격이 가능한 진화도 있다. 감염체인 박테리아나 항생제와의 싸움에서 이기려고 급속도로 진화하는 기생충이 그 좋은 예다. 그런데 다른 생물, 즉 척추가 있는 동물 세계에서도 진화 목격이 가능하다.

시대가 바뀌고 있다

갈라파고스 핀치: 우린 진화를 목격하고 있는 건가?

가장 유명한 생물 진화 사건은 갈라파고스 섬 중의 하나인 다프니 매이저(Daphne Major)에 서식하는 핀치 새의 진화다. 1977년, 극심한 가뭄을 겪은 육지 핀치들은 더 큰 부리를 갖게 되는 진화를 거쳤다. 가뭄 때문에 작은 육지 핀치의 주 먹이인 작은 씨앗이 점점 사라지자 작은 핀치 거의 대부분 죽었다.

그런데 덩치가 크고 따라서 부리가 더 큰 핀치의 사망률은 상대적으로 덜 높았다. 작은 씨앗이 모자라진 상황에서 이들은 더 크고 딱딱한 씨앗을 깨어 먹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부리가 큰 핀치는 사촌인 작은 부리 핀치보다 어려운 환경을 버티고 생존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던 거다. 그래서 더 많은 생식을 하며 새끼에게 큰 부리를 유전으로 넘겨줬다. 가뭄 이후 큰 덩치와 큰 부리를 가진 핀치가 세대를 지나며 점점 더 늘어나는 사실을 과학자들은 목격했다.

그런데 1983년에 엄청난 비와 그로 인해 작은 씨앗이 숲에 넘치게 되자 다시 작은 덩치와 부리를 가진 핀치가 늘어나는 것을 과학자는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이토록 수십 년에 걸쳐 핀치를 관찰함으로서 환경적인 요소에 의한 진화를 증명했다.

환경에 변화를 주다

아놀 도마뱀.

진화가 빠른 시간 내에 가능하다는 건 과학자가 진화를 목격할 수 있다는 뜻은 물론 생물의 환경을 조작하여 실시간 실험을 해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한 플로리다 주의 과학팀이 경쟁자와의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일정 생물의 진화를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 실험에선 여느 섬에 서식하는 원주 도마뱀을 겨냥으로 이들과 비슷한 먹이 행태와 생활 양식을 지닌 사나운 '아놀 도마뱀'을 풀어놓았다.

그러자 숲의 바닥에서 서식하던 원주 도마뱀은 아놀 도마뱀을 피해 나무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과학자들은 원주 도마뱀의 빠른 생활 양식 변화(점점 더 높게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라 그에 따른 신체 변화도 목격했다. 15년 사이에(약 20세대) 원주 도마뱀의 발가락이 넓어지고 비늘의 접착력도 높아져 더 효율적으로 높은 서식지를 차지할 수 있게 됐다.

빈대: 당신 근처에서 진화하고 있다.

무척추 생물도 빨리 진화하는데 그 중엔 우리와 가까이 있는 것도 있다. 특히 빈대는 지난 몇십 년 동안 빠른 진화를 거쳤는데, 살충제 및 다른 독성물질의 침투를 막기 위한 딱딱한 외골격을 갖추게 됐다.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진화는 매우 느린 과정이라며 한 인간의 생애에서는 목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물론 다윈은 당시의 한계에서 그런 결론을 내린 거다. 그런데 지난 40년간 이행한 현장 연구와 관찰을 바탕으로 진화가 매우 빠르게 이루어진다는 것이 증명됐다. 삶은 절대 가만히 멈춰 있지 않는다.

이 기사는 '더 컨버세이션'에 최초 게재된 기사입니다.

*본 기사는 허핑턴포스트 US의 'Animals Are Evolving Faster Than You Think And There Is Proof'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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