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위해 모든 걸 바쳤다는 대통령이 왜 야당을 청와대 식탁에 초대하지 않는지 답답한 노릇이다."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 12월11일)
조선일보 최보식 선임기자가 지난 11일 쓴 칼럼에 나오는 문장이다. 연일 국회를 향해 '호통'을 쏟아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건네는 조언이다.
이 칼럼에는 이런 대목도 있다.
"한숨만 쉰다고 하늘에서 돈이 떨어지느냐"고 말한 것처럼, 국회와 야당을 향해 퍼부어대는 걸로 대통령 임무 끝이 아니다.
여기서 멈추면 대통령도 국민을 향해 '립서비스'한 것밖에 안 된다. 대통령이라면 실제 일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청년 일자리를 해결하기 위해 대통령도 간절한 심정으로 뛰어야 하는 게 맞다. 그런데 대통령은 아주 쉬운 것조차 하려고 하지 않는다. "청와대에 야당 의원들도 불러 함께 식사하라"는 주문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조선일보 12월11일)
박 대통령이 "태산이 높다하되~" 시조를 읊으며 또 한 번 야당을 '압박' 다음날인 17일, 조선일보는 1면과 4면에서 "대통령 역시 말만 하거나 대리인들을 앞세우는 것만으론 곤란하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동아일보도 같은 날 기사와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의 '불통'을 조명했다.
이 같은 박 대통령의 간접 비판은 지난달 이후 모두 6차례나 됐다. 하지만 ‘어떻게 하라’는 지시만 있고 당사자에게 직접 ‘어떻게 하자’라는 적극적인 행동은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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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말 폭탄이 일상화하면서 ‘메시지 거부’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더구나 박 대통령이 직접 소통 현장에 나서기보다 거리를 두는 듯한 모습이 반복되면서 “국회와 국무위원에게 호통만 친다”는 불만이 나왔다. (동아일보 12월17일)
사설에서는 "대통령이 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 생각을 왜 못하는가"라며 "대통령의 설득 리더십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청와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한겨레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우리 정부는 과거 어느 정부보다도 야당 지도부와 자주 만나서 소통을 했다."
참고로 청와대는 "올해도 (야당 지도부를) 두 차례 만나서 협조를 당부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이나 만났으니 더 만날 계획이 없다는 얘기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