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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추억 | 북한에 대한 언론 보도는 얼마나 정확한가?

북한이 기이하고 일반적인 세상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야기는 항상 인기 있다. 그러므로 언론인들은 한 발 물러나 이러한 이야기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것보다 일단 기사를 내고 본 후 조회수를 올리는 쉬운 일에 매몰된다. 평판이 좋은 언론사조차도 거짓뿐 아니라 근거 없는 이야기를 보도해왔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숙청된 김정은의 고모부가 개들의 먹이가 되었다, 쿠데타가 일어났다, 북한 사람들이 유니콘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헤어스타일이 모든 남성들에게 필수가 되었다 등의 이야기이다.

  • NK News
  • 입력 2015.12.18 12:32
  • 수정 2016.12.18 14:12
ⓒ연합뉴스

평양에 거주했던 외국인들과 탈북자들이 말하는 북한에 대한 잘못된 언론 보도

북한에 대한 언론 보도는 일관되지 않기로 악명 높다. 북한에서의 삶의 복잡성에 대해 전혀 이해가 없는 기자들이 그저 마감시간에 맞춰 보도하고 있어, 북한에 대한 기사는 대개 정확한 내용의 전달보다는 독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북한이 기이하고 일반적인 세상과는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는 이야기는 항상 인기 있다. 그러므로 언론인들은 한 발 물러나 이러한 이야기의 진실성을 검증하는 것보다 일단 기사를 내고 본 후 조회수를 올리는 쉬운 일에 매몰된다.

평판이 좋은 언론사조차도 거짓뿐 아니라 근거 없는 이야기를 보도해왔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숙청된 김정은의 고모부가 개들의 먹이가 되었다, 쿠데타가 일어났다, 북한 사람들이 유니콘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의 헤어스타일이 모든 남성들에게 필수가 되었다 등의 이야기이다.

이러한 오보들은, 북한이라는 폐쇄적 국가를 취재했다는 희귀한 특권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서구 기자들의 경향과 결합하여 북한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을 양산해 낸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한 곳에 사는 북한 주민들의 일상에 한 줄기 빛을 비추고자 했던 기자들의 선의를 훼손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보도들이 북한 정권에 대한 지지자나 동정론자들에게 북한이 오히려 서구의 선전선동의 희생양이라는 잘못된 주장의 논거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NK News는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 열세 번째 순서로 평양에 이전에 거주했거나 현재 거주하고 있는 7명의 외국인, 탈북자들과 북한에 대한 언론보도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지, 왜 이런 문제가 일반화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외교관 A: 익명을 요청한 유럽의 외교관 (평양을 떠난 지 1년도 안되었음)
  • 알레산드로 포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했던 학생 (북한을 떠난 지 6개월도 안되었음)
  • 대학교수: 주기 적으로 평양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외국 대학 교수로, 익명을 요청함
  • 자카 파커: 평양에 거주하고 있는 동남아시아 주민 (사진작가)
  • 강지민: 평양에 거주했던 주민으로 현재 NK News의 "북한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코너 기고자 (2005년에 평양을 떠남)
  • 외교관 B: 익명을 요청한 유럽의 고위급 외교관 (평양을 떠난 지 1년도 안되었음)
  • 제임스 호어: 2001년에서 2002년 사이에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을 세운 고위급 외교관

북한 주민들은 합법적으로 해외 매체를 접할 수 없습니다 | 사진: NK News

"북한에서의 경험에 비춰보았을 때, 북한에 대한 기사들은 얼마나 정확한가?"

외교관 A

언론보도는 전반적으로 정확하지 않으며, 이 부정확함은 북한 체제 때문이다. 북한이 주민들에게 좀 더 개방적으로 북한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거나 외국인들이 북한에서 좀 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도록 한다면 북한은 그렇게 왜곡된 모습으로 묘사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북한 주민들이 빈곤에 처한 상황이나 북한의 다른 문제들을 외국인에게 보여 준다면, 훨씬 더 많은 동정을 받을 것이며, 이렇게 좋지 않은 현재 상황이 북한과 주민들에 대해 훨씬 더 우호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북한 주민들에게 지속적으로 말했다.

여전히 내가 경험했던 북한이 실제로 북한의 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북한에 오래 거주 했더라도 사람들은 북한의 일부분만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북한에 대한 많은 기사들은 탈북자 또는 국경지역 그리고 내가 좀처럼 가보지 못했던 지역들에 가까이 살거나 혹은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과거에 살았던 소식통에 의존하고 있다.

알레산드로 포드 (Alessandro Ford)

북한에 대한 기사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이유로 부정확하다. 북한만큼 고립되어 있는 나라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부인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의도적으로든 뜻하지 않았든 왜곡된 정보들은 단순한 실제 사실 보다 더 나은 기사거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북한 관련 보도의 진실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점 또한 문제이다. '뭐든지 상관없다'는 북한 보도에 대한 비공식 지침이 되었다.

예를 들어 서구 언론들은 북한 정권이 위협적이며 공격적이라는 대표적 증거로 북한의 군사 훈련을 지적하지만 한국 정부 역시 휴전선 이남에서 군사훈련을 한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는다. 어떤 국가에는 허용되는 일을 다른 국가가 하면 도발로 낙인찍는 셈이다. 이러한 편파적인 상태가 지난 수 십 년 간 지속되어 왔다.

대학 교수 (University Professor)

북한과 관련된 대부분의 사항에 접근 할 수 없고, 100% 믿을 수는 없는 소식통에 의존해야만 할 때, 언론은 얼마나 정확할 수 있을까?

언론보도가 정확하지 않다고 일반화하여 말할 수는 없다. 북한 관련 기사를 검증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 언론사들도 있다.

그러나 주요 언론들은 독자수를 늘리려는 한 가지 목표만을 가지고 있으며 북한에 대한 허구적 혹은 선정적 보도는 이들이 확실히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자카 파커 (Jaka Parker)

언론 보도의 정확성은 상대적이다. 각 매체가 고유한 소식통을 가지고 있으며 기사를 게재하기 전 기사 속의 주장을 사실로 뒷받침하려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 뉴스들은 북한을 실제보다 훨씬 더 무섭고 어둡게 묘사하고 있다.

내가 북한에 머무르는 동안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심지어 당시 북한과 한국이 전쟁을 위해 군대를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조차도 괜찮았다. 북한과 한국의 국경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도 북한에서의 일상은 평소와 같이 흘러갔다.

강지민

북한에 대한 보도는 일반적으로 믿을만하지 못하다. 북한에 대한 정보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보도의 대부분은 북한에 있는 기관들로부터 얻은 정보들을 이용한다. 북한에 거주하고 있을 때조차도 북한에 대해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북한에 대한 다른 나라의 보도가 대개 정확하지 않다 하더라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때로는 루머들이 사실처럼 보도된다. 몇 언론매체들은 구독과 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선정적인 가십거리를 보도하고 도발적인 기사 제목을 만들어낸다.

외교관 B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당신이 어떤 기사를 이야기하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

북한 정부가 운영하고 있는 조선중앙통신의 기사? 아니면 NK News와 한국이나 다른 외국 언론에서 보도 하는 기사에 대해 묻고 있는가?

나의 경우 한국 언론이나 NK News가 제공하는 기사에 의존했다. 그 기사들조차 일부는 사실성을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때때로 예외적으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들을 보도하긴 했다. 조선중앙통신이나 노동신문을 말하자면 그 기사들을 북한에서의 실제 삶과 비교하는 논평은 무의미할 정도다.

제임스 호어 (James Hoare)

북한에 대한 언론보도는 확실히 나아지고 있다. AP통신 평양지국이 개설되면서 북한에 대한 좀 더 정확한 보도를 선도하고 있으며 평양지국을 방문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북한 상황을 잘 모르는 일각에서는 AP통신의 평양지국 개설을 조롱하고 있지만 말이다. 북한에서 취재하는 사람들도 눈이 있고 판단능력이 있는데 북한이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만 본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상대할 가치도 없다.

잠입취재는 대개 뻔한 내용이다. 런던정경대학(LSE) 박사과정 학생으로 위장하고 북한을 취재한 BBC의 존 스위니 기자는 통찰력이라는 면에서는 어느 정도 본질에 다가갔다. 그러나 북한에서 외국 관광객들을 대접하는 방식을 북한에서의 삶의 실상이라고 착각했다는 점에서는 이전의 많은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다.

즉 북한에 대한 보도에는 이전보다는 훨씬 많은 정보가 담겨 있다. 다만 그 정보에 기반한 분석의 질이 많이 발전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 북한에 한 번도 가보지 못했고, 북한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며, 북한에 주재했던 내가 알고 있는 것과 완전히 다른 얘기를 하면서도 북한에 대해 안다고 거들먹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이 글을 쓴 올리버 호담(Oliver Hotham)은 현재 프리랜서로 NK News에 기고하고 있으며, 과거 Sunday Times와 politics.co.uk에서 근무하였습니다. 박현비가 번역했으며 메인 이미지의 출처는 NK News입니다. 원문은 이곳에서 읽을 수 있으며, 이어지는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한국, 탈북 전문가들의 답변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 이 글은 NK News 한국어판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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